요리소설, 맛
뮈리엘 바르베리 지음, 홍서연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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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이러한 고민을 하지 않나요? 건너뛸수 없는 욕구 중 하나가 식탐이라 하지 않는가? 사람들이 모이기만 하면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것이 '밥이나 한끼 하러 가자'라는 걸꺼다. 인간이라면 먹지 않고서는 살아 갈수 없는 '생물'이라는 존재니깐 말이다. 즉,무언가를 먹지 않으면 삶을 유지해 나가기가 힘들다는 말로 바꾸어 쓸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늘 끊임없이 먹을 것을 찾아 이리 저리 쫓아 다니게 되고, 늘 먹을것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인류의 역사가 식생활의 역사와 계보를 같이 하는 이유도 여기서 있는게 아닐까?

그러나 어떠한 이들은 이런 인간의 본능을 거부하려 한다.먹는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소만을 섭취하는 이도 있고(대부분이 종교인이겠지만..) 다이어트 라는 특단의 조치로서 이를 깨물고 자신을 채찍질 해가면서 단식을 하는 이들도 있고, 세상의 음식 중 채식만 먹는 이들도 있고 등등의 이들이 있다. 그렇지만 이들도 피해 갈수 없는게 먹지 않고서는 살아갈수 없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소설은 먹는 것! 그것에 대해서 쓴 글이다. 프랑스라 하면 음식의 본고장을 떠 올리게 될것이다. 음식의 종류도 무한하고 방법도 여러가지! 먹는 것을 즐길 줄 아는 미덕을 지닌 민족이 바로 프랑스라는 나라라 하지 않는가? 그 중에서도 특급의 음식비평가가 바라보는 '食'은 과연 어떨까?

최고의 요리란 요리는 그의 혀를 스쳐 지나기지 않은것이 없고 세상의 요리란 요리는 다 맛본 사람이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이런 그가 인간이라면 피할수 없는 죽음에 임박해 가면서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할 (지금껏 먹어왔던 음식중에서) 최고의 맛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의 노력을 행한다.그런데 그가 죽기 직전에 발견했던 것이 슈퍼에 파는 아주 흔하디 흔한 빵이었다니!

정말 놀랍지 않은가?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늘 집에서 먹는 밥은 한번도 질려본적이 없는데 바깥에서 사먹는 밥은 한번 이상 먹기가 힘이드니 그건 왜일까? 더 좋은 질에 더 비싼 재료로 요리한 음식인데도 말인데 그건 왜 그런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어머니의 사랑이 녹아 있고 그 맛에 오랫동안 길들여져 너무나 친숙한 요리가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에게 있어서 세상에서 최고의 요리사는 바로 어머니만이 될수 밖에 없는 것이다.(아니면 할머니가 될수도 있겠고, 아버지, 할아버지도 있을수 있을 것이고, 이모나 고모도..) 그런데도 우리는 그것을 잘 깨닫지 못하고 늘 맛있는 것을 찾아 헤매고 있으니 얼마나 어리석은가?

작가는 바로 이것을 우리에게 들려 주고 싶었던 것이다. 잊고 있었던 맛에 대한 기억과 추억을 되짚어 주고 싶어서 이런 소설을 쓴것이다. 갑자기 어머니가 해주시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한 그릇이 애타도록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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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팝 1
오가와 야요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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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펫'의 작가의 신작이라 보면 될것이다. 위의 작품에서 주인공들의 직업이 OL족이거나 무용가였었다면 바로 '베이비 팝'에서는 썬글라스가 트레이드 마크인 양부 사진사와 이와 결혼했던 엄마가 신혼여행에서 교통사고로 죽어버리자 홀로 남겨진 딸과의 기묘한 동거생활을 다루고 있다.

너무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아닌가? 신혼여행을 가서 부인과 영원한 이별을 맞이 하게된 그의 삶도 참 불행하다. 어렸을때부터 몰래 짝사랑하던 그녀와 드디어 맺어지게 되었는데 이런 비참한 결과가 자리하고 있을줄이야...세상은 상상보다 더 참혹하기도 하고 절망적인 모습도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사랑은 영원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지도..그러나 홀로 남은 사람에게는 언제나 남겨진 사랑을 기억하며 살아가야 하니 영원하기도 하고... 사랑은 무어라 표현하기가 참 어렵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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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宮 4
박소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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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영국의 왕자들이나 모로코의 꽃미남 왕자 등에게 한번쯤 눈을 빼앗긴 경험이 다들 있을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시대 이후 왕위 계승이 계속 이루어졌었다면 이런 일들이 남의 나라 일이 아니였을 것이다. 너무나 즐거운 상상이 아닌가?

여기다가 작가의 변태적 상상력과 꽃미남 주인공까지 더해지면 여성들의 취향에 어울리는 모던한 사극을 만나게 되니 여러모로 즐겁다. '리얼 퍼플'로도 알려진 작가라 그림체도 예쁘고 구성도 그럭저럭 볼만 하니 여타의 한국만화들과는 색다른 경험을 할수 있으니 꽃미남에 취한 여인네들은 한번쯤 볼만한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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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 Of Chaconne - 샤콘느의 예술
Various Artists 연주 / 소니뮤직(SonyMusic)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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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콘느라 하면 춤곡이라고 하는데 무도회장에서 왈츠 등을 춘 후 짜투리 시간에 음악가들이 짧게 연주하던 곡들이 샤콘느라고 한다.(그래서 춤곡이라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을듯하다.)

그렇다보니 음악가들의 개성이 묻어나고 독창적 시도도 많이 엿보인다. 그러나 아주 조용하고 슬픈 리듬이 대부분을 차지하여 듣는이로 하여금 감상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묘한 매력을 준다.

그럼 이 앨범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서, 이것의 특징이라 함은 두 장의 앨범에 아주 다양한 시대의 작품들과 많은 음악가들의 곡들이 모두 모여져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름 있는 음악가부터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낯선 음악가까지 고르게 포함되어 있어서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악기 종류도 상당히 다양하다.(바이올린, 첼로, 하프시코드,피아노, 리코드, 하프,비올라....)

그 중에서도 바흐의 샤콘느랑 비탈리의 흐느끼듯 슬프게 우는 듯한 샤콘느가 가장 뇌리에 남는데, 비탈리의 샤콘느는 두곡이 담겨져 있는데 연주한 악기가 아주 달라서 느낌이 사뭇 다르다. 리코드로 연주를 한것은 너무 아름다고 부드러워서 원곡의 현악기의 흐느끼듯한 암울한 음색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여서 즐거움을 더 할것이다. 샤콘느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선택하면 후회가 없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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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있는 우리 술 기행
허시명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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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 하면 자신을 찾기 위해서 아니면 그냥 무작정 떠나고 싶어서 하는 여행도 있을수 있겠고 답사나 어떤 목적을 지니고 떠나는 여행이 있을수 있다. 그중에서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그런데 그의 여행은 조금은 특이하다. 술을 조금만 마시면 쉬이 취하는 그런 체질을 가지고도 술의 이끌림에 끌려 술기행을 떠났으니 말이다. 술을 잘 못마시는 사람들은 대체로 술을 가까이 하지 않으려 하는데도 그는 웬만한 애주가들 보다도 더 열정적으로 찾아 마시니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예전에 일본 만화중에서 <명가의 술>이라는 책을 보고는 전통술을 담는데 엄청난 노력과 정성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았다. 물론 일본과 우리나라는 술을 담는 방법도 약간을 다르고 재료도 다르긴 하지만 그 정성만큼은 아주 대단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술이라 하면 우리가 늘 가까이 하는 소주와 맥주를 생각하기 쉽다. 맛이 쓰고 마시고 나면 머리가 아프고 며칠을 고생할수도 있고 우리 몸에서 그것은 약이라기 보다는 독이 되는게 술이라 생각하는 것이 인지상정일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술은 보편적인 술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한약재가 들어가고 그 빛깔도 재료에 따라서 노르스름한 빛깔을 띠기도 하고,붉으스름한 빛으로, 또는 대나무 빛깔을 띠기도 한다. 도수도 10도에서 50도의 독한 술까지 종류도 여러가지다. 지역에 따라서 다른 술의 모습을 하고 있고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들어있는 아주 오래된 술들이다. 그렇다보니 마시면 약이 되고 도수가 꽤 세다 보니 자연스레 과음하지도 않고 적당히 마시게 만드니 일석이조가 아닐수 없다.

그런데 이런 우리 전통술이 언제부터 우리와 헤어지게 된것일까? 그것은 박정희 시대 때 쌀을 이용한 술을 담는 것을 모두 금지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대부분의 우리 술들은 쌀을 이용한 술들이었기 때문에 타격을 받을수 밖에 없어다.그리고 엄청난 주세를 물리고 범법자 취급을 했으니 숨어서 밀주를 담게 되었고 많은 전통술들이 사라지게 되었다. 2000년도에 와서야 우리 전통술이 나라에서 인정을 제대로 받게 되고 이러한 법에서 풀려나게 되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다. 이렇게 좋은 술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몇십년의 공백기 동안 우리는 우리술들을 잊고 망각한채 다른나라 술만 찾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엔 좋은 술이 없다고 떠들어 대면서 말이다.

아직도 전통술이 명맥을 이어가기에는 많은 어려움들이 있지만 우리것을 찾아 마시려는 국민들이 많아지게 되면 자연스레 해결되지 않을까 싶어 약간의 희망을 가져본다. 그리고 이번 겨울 방학에는 친구들과 우리 전통술을 찾아 여행을 가져볼까 싶다.좋은 술을 사서 웃어른들께 선물로도 드리고 술에 대한 오해도 풀고 즐길수 있게 겸사겸사 술기행을 떠나보는 것도 신나는 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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