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숨쉬기 - 문화대기자 이동식의
이동식 지음 / 팬덤하우스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가을은

 술보다

 차 끓이기 좋은 시절"   -김현승 <무등차> 중에서-

지난 여름이 남기고간 더위가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어서 그런지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다. 그렇다고 가을을 타는 것도 아니었는데... 무료함과 감기기운으로 인해 지쳐있던 오늘 이 책을 만났다. 표지부터 눈부시게 보이는 저 푸르른 숲과 제목으로 인해 끌렸다고 하면 어떨까? 쉬고 싶다는 마음으로 손에 쥐었다.

봄에는 아카시아향이 너무 향기로울까봐 두려워서 밖에 외출하기를 꺼리고, 여름에는 남들이 다 하는 물놀이와 같은 피서법을 찾기 보다는 솔잎사이로 부는 바람 이른바 풍입송(風入松)을 맞으러 가고 가을에는 술보다는 몸에 좋은 따뜻한 차 한잔을 하는 마음 따뜻한 한 남자의 수필집이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놓는 식으로 편안하게 다가왔다. 지나간 봄과 무더웠던 여름, 지나치게 무덥고 모기가 극성이었던 가을을 떠올리고, 춥고 싸늘해서 그동안 멀리했던 태양을 가까이 하고 싶은 다가올 겨울을 떠올리며 책을 읽었다.

오랜 기자생활로 몸도 마음도 지치고 한줌의 여유도 없었을텐데 그 바쁜 시간속에서 이런 여유를 뽐낼수 있다는 사실이 기적과도 같이 느껴진다.  여의도변에 펼쳐진 봄날의 벚꽃의 인상, 푸르른 여름날 수풀이 가져다준 인상이 그를 구원해주었는지도 모른다. 다람쥐가 겨우내 먹을 양식을 쌓아모아 두듯이 그도 지난날 추억이 가져다준 기억으로 그 피곤함을 잊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렇게 여유를 가지고 썼던 글쓰기 자체도 그에게 힘이 되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쁠때 느끼는 한줌의 여유를 잊지 않고 산다면 세상은 한층 여유로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날 모아두었던 추억을 밑천삼아 얼마남지 않은 가을도 다가올 겨울도 행복하게 보내야 되겠다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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