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방과후 양호실 4
미즈시로 세토나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이 만화 세계관 상당히 독특하다. 그리고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 또한 기묘하다. 제목에 따르면 도대체 방과후 양호실에서는 무슨일이 벌어지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남을 것이다. 여기서 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장자의 호접지몽이라는 단어처럼 꿈인지 현실인지 도통 분간이 되지 않는 세계, 가상공간인지 단순한 꿈일 뿐인지 당황스럽게 만드는 체험에 이르기까지 한순간도 한 눈 팔 여유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방과후 양호실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든것이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그런데 바로 그 비현실성 때문에 더욱 삶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타인에 이르기까지 고민하게 만드는 현실성을 지닌다. 양호실에서 잠드는 순간 세상은 변한다. 감추고 있던 무의식, 그리고 자신의 욕망과 갈망 그리고 되고 싶은 희망 그 모든것이 실현된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마주친다. 자신의 본 모습을 한채 꿈에서 만나는 것이다.
기린의 모습을 한 사람, 핸드폰의 모습을 한 사람, 철제 갑옷을 입은 사람, 피를 흘리는 사람, 기묘하게 일그러진 사람, 현실과 똑같은 사람까지 그들은 진실을 찾기 위해서 자신을 알기 위해서 경쟁하고 혈투를 펼친다. 게임이 끝날때까지, 그 세계에서 졸업을 할때까지 말이다.
동정심으로 사랑으로 우정으로 질투로 오기로 세상을 모든 감정이 고루 섞인 그 꿈에서 그들은 싸운다. 자신을 이길때까지 타인을 쳐부술때까지 말이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나면 번뇌하고 질문한다. 바로 이렇게...
"선생님 '절대적으로 옳은일'을 가르쳐주세요. '이렇게 하면 틀림없다'는 절대적인 정답을 가르쳐주세요."
"그런건 선생님도 몰라. 그런건 몰라도 어른이 될수 있어."
"많은 일이 일어나서 머릿속도 마음속도 엉망이에요. 매일매일 하루가 벅찬데 시간은 너무 더디게 가요."
"학생시절은 그런거야. 하지만 영원히 계속되진 않아. 언젠가 반드시 끝나. 어떤 형태로든."
상당히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이 모든것이 이 만화의 답을 여는 열쇠가 될듯싶다. 어떤 답을 찾게 될지 독자들에게 암시를 주는듯 하다. 영원같은 꿈에서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볼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