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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나무
호시노 미치오 지음, 김욱 옮김 / 갈라파고스 / 2006년 5월
평점 :
중학교에 다닐무렵이었다. 갑자기 먼곳으로 이사를 간탓으로 등교시간이 한두시간 빨라지게 되었다. 그렇게빨리 갈 필요도 없었는데도 말이다. 단지 차가 밀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서두르다 보니 학교에 도착하면 7시무렵이었다. 여름에는 해가 빨리 떠서 괜찮았지만 겨울에는 이 시간은 아직도 어스름한 빛을 지니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텅빈 학교에 홀로 있으면 무서울만도 하련만 전혀 그런 기분을 느끼지 못했었다. 학교가 산에 위치하고 있는지라 나무도 많고 새도 울어대는지라 창밖으로 바라보는 그 풍경만으로도 심심할 틈이 없었다. 그 조용하고 잔잔한 풍경 그리고 매일 마다 변하는 자연의 모습에 마음을 빼앗겨서 친구들이 오는 시간까지 혼자서 그 즐거움을 만끽했던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왠지 그 때 그 풍경이 불연듯 떠올랐다.
작가 또한 어릴적 보았던 낡은 사진집에 푸욱 빠진뒤로 자연에 대한 동경과 사랑으로 지내다가 그 자연을 가슴속에 눈 가득 담다못해 사진으로 까지 찍게 되었고 이 일을 직업으로 삼게 되었다. 어느새 그 자연을 닮은 그 사내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사람의 시간이 흐르는 곳을 떠나 자연의 시간이 오래 오래 흐르고 있는 알래스카를 찾게 된것이다.
이 곳에서 그는 자연을 닮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 넓은 자연에서 사는 동물들과, 북극의 차가운 바람과 백야의 엷은빛과 그 추운 곳에서 피어나는 작은 꽃들까지 그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듯 하다. 그리고 이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그는 사진기가 아닌 펜을 들었다. 바로 이렇게 말이다.
"특별히 무슨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즐거웠던 오늘 하루에 대해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어 또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 라고...
자연이란 얼마나 멋진것인지 매일 감탄하면서 기적같은 하루하루에 감사하면서 그렇게 살게 되었다는 그 솔직한 고백담이자 일기와도 같은 이 책은 읽는 내내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가만히 바라만보기만 해도 그 자연은 우리에게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노라고 그 소리를 들어요 그러면 또 다른 시간을 느끼면서 사는게 인생입니다는 그 사실을 속삭이듯 전해주었던 것이다. 여러분도 이 조용하지만 힘차게 뛰고 있는 이 자연을 공기를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