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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이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요 ㅣ 내인생의책 책가방 문고 11
바바라 파크 지음, 김상희 옮김 / 내인생의책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제이크 문이라는 장난꾸러기 소년, 요녀석이 마음에 쏘옥 들었다. 화가 나거나 심술이 나면 입술을 삐죽하게 내밀고는 씩씩거리는 녀석이기에 어린아이 같이 변한 할아버지와의 관계가 가식적이지 않고 너무나 솔직해서 오히려 더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어린 소년에게는 한순간에 변한 할아버지의 모습이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미워보이는게 인지상정이리라. 어른들처럼 자신의 역할에 바로 적응할수 없는 것이다.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고 미워서 화가 나서 토라지기도 하고 도망가고 달아나려는 그 감정이 오히려 당연한 것이니깐 말이다. 자신을 너무나도 사랑해준 자신이 자신으로서 있을수 있게 존재 의의를 가르쳐준 할아버지이지만 자신을 기억조차 하지 못하고 엉뚱한 일만 계속 일으키는 할아버지를 절대 이해할수 없을 것이다.
" 왜 할아버지는 이렇게 변한 것일까? 왜 나는 할아버지를 위해서 포기해야 하는일이 많아져야만 할까? " 등등의 의문이 가득할테니깐 말이다. 거의 무지개 빛깔의 감정의 오로라를 지나서 천천히 할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 그 과정이 감동적이었다. 소년은 소년대로의 사랑법으로 할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기에...
하지만 요 귀여운 녀석은 절대로 자신의 감정을 말하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을 내색하지도 않는다. 다만 자신만의 사랑법으로 보여준다. 행동으로 모습으로.... 말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없이도 표현할수 있다는 것을 소년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랑은 이러해야해요~~!!" 하는식의 교훈적으로 의무적으로 형식화된 이야기가 아니라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가슴에 더 와닿았다.
사랑이라는건 이렇게 자연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