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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 - 츠지 히토나리 ㅣ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훈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벚꽃이 지고 나면 연두빛깔의 어리고 어린 새잎이 돋아나지요. 사랑이 지고 나면 무수한 후회와 슬픔 그리고 눈물을 뒤로한 채 추억이라는 이름이 남고요. 벚꽃이 피기 위해 1년이라는 계절이 필요하듯이 사랑이 지고 추억이 피기 위해서는 무수한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사랑 후에 오는 시간들이 천천히 그 아픔이나 상처를 아물게 할테니깐요. 좋았던 기억도 힘들고 지치게 만들었던 싫어서 잊고 싶었던 기억마저도 바래지고 따뜻하게 여길만큼의 시간이 말입니다.
어느 소설에서 주인공이 했던 말이 불연듯 생각나네요. 사랑의 상처가 너무 아파서 숨도 못쉬겠고 시간만이 약이라는걸 참을수가 없어서 약사한테 가서 약을 달라고 하지요. 이 약을 먹으면 아픈 사랑의 기억을 모두 잊을수 있기에 말이지요.
그런데 우리는 이런 묘약을 얻을수가 없다는게 슬픔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사랑때문에 아파하고 울고 힘들어할수 밖에 없는 거겠지요. 특히 사랑을 시작하는 일보다 사랑이 끝난 후가 더 참기 힘든 시간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그 사랑이 지난 후에 관한 이야기에요. 아주 천천히 닿을듯 말듯 그렇게 이야기를 해준답니다. 시간이 지나면 꽃이 피듯이 다시 찾아올 그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요. 두명의 작가가 사랑하는 두 사람의 몫을 맡아서 말이에요. 특히 멀고도 가깝다는 일본인과 한국인의 사랑을 그들의 다른 언어만큼이나 차이가 나는 사랑을 그리고 있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만히 생각해 보았답니다. 사랑이 끝나면 또 무엇이 올까요? 아마도 다시 또 사랑이 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