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가쿠타 미쓰요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빗소리가 가게 안으로 스며든다.
어느새 활자 저편에 고등학생이었던 내가 어른거린다.
네팔이라는 나라도, 사랑도 몰랐던 어린 내가"

책을 펼치기만 하면 책은 우리를 어디론가 데려다 준다. 현재뿐만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두루 넘나들며 기억하고 상상하고 추억을 끄집어내게 만든다. 한참을 잊고 지냈던 기억도 바로 어제의 일인것 처럼 떠오르게 하는 신기한 촉매제처럼!
한겨울에도 땀이 뻘뻘나고 매미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오는 한낮의 여름날의 풍경을 맛볼수 있는것도 책이기에 가능한게 아닐까?

특히 첫사랑의 추억과 실연의 아릿한 맛은 내 경험이 아니래도 내 기억인것처럼 생생하게 기억하게 하고 공감하게 만드니 어찌 이상하다 하지 않겠는가!
세상에서 자기만 겪었던 일이고 생각일거라 단호히 믿고 있다가도 책속의 등장인물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추억을 겪는 것을 보면 나만 느끼는 일이 아니었구나 하고 깨닫기도 하고 동질감에 기분좋게 웃을때도 있으니 말이다. 인간이기에 느낄수 있는 여러가지 기억과 생각들을 책으로서 마주할 수 있기에 우리는 책을 자주 찾을수 밖에 없으리라~!
그 중에서도 소설은 특히 더 그러하리라~!

각설하고, 이 책은 책을 읽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낡지만 책으로 가득찬 책냄새 물씬 느껴지는 서점 이야기도, 사랑했던 그 사람의 책 이야기도, 작가가 된 이의 이야기도, 나와의 기묘한 인연을 맺게 되는 경험 등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책에 대한 경험이 모두 같을수 없듯이 아주 다양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결론은 한결같다.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고개를 주억거려가며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펼쳐지기에 말이다.

한권의 책을 만나 삶이 바뀌기도 하고, 책의 재미를 알아버리게 되면 평생동안 책을 읽을 수 밖에 없다는 것도, 같은 책이라도 읽을때마다 내 경험에 비례하여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게 책이라는 것도, 수많은 책 중에서도 이 책을 읽게되는 그 묘한 인연에 대해서 등등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책 이야기가 많이 나와있다.

그러고보면 이 작가도 책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사람인가 보다. 그러니 이렇게 솔직하고 다양하게 그대를 사랑하노라고 고백을 해댈수 있지 않겠는가! 책벌레들에게는 더욱 즐거운 재미를 전해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끝으로 이 책속의 좋은 글귀 하나를 소개하며 이 책과 작별을 고할까한다.

"다양한 기억을 다양한 서랍에 넣고 어른이 된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사랑이란 기억으로 만들어지는게 아닌가하고."

다양한 기억을 다양한 서랍에 넣은 어른이 되기 위해 오늘도 책을 읽으러 가야겠다. 다양한 기억을 서랍에 넣으려면 부지런히 읽어도 부족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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