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1
김남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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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를 담은 책은 여행을 하고자 하는 이보다는,  머무르는 이들 혹은 막연히 어디론가 떠나고파 하는  이들을 위해 더 필요로하고 더 널리 읽혀지는듯 하다. 어디론가 떠날 용기도 없는이들이 할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 남의 여행이야기를 담은 책을 손에 거머쥐는 법이니깐. 물론 여행을 떠나기 위해 준비하는 자들에게는 참고서가 되어주기도 하겠지만...
막상 여행을 떠날 용기는 없지만 여행가의 이야기속에서 직접 경험한듯 웃고, 감동하고, 놀라고, 울기도 하면서 그 경험을 읽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 또한 여행을 하려기 보다는 여행이야기를 담은 책 한권을 손에 쥐는걸 좋아한다. 이리저리 마음 쓰고, 미리 걱정하고, 애타하고, 고생하는게 싫어 따뜻한 방에서 편히 누워 읽는 여행서쪽이 더 마음에 들고 편한탓이다.  물론 책을 읽고나면 책속의 그 세계로 떠나고 싶어 난리가 나서 문제지만 말이다.

각설하고, 소심하고 겁많고 거기다 까탈스럽기까지한 이 저자가 혼자서 전국 방방곳곳을 누비며 다녔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괜시리 힘이 났다.  '그래 이렇게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더 나을거야. 고생보다는 갚진 경험이 있을거야~!' 하는 생각이 물밀듯 솟아 올랐다. 그녀가 걷는 그 길에 나도 함께하고 있는듯 했고, 구수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할머니방에 이불쓰고 앉아 있는듯 했다.

얼굴 한번 본적 없는 타지인을 자신의 집에 들이고, 찬은 없지만 따스한 밥한공기 내어주고, 30권이 넘는 대장정의 소설을 써도 될만한 넉넉한 분량의 인생 이야기도 서슴없이 풀어주시는 인정에 가슴이 따뜻해져 옴을 느꼈다. 그 넉넉한 정이 그립도록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그녀도 발이 퉁퉁 붓도록, 비를 옴팡 뒤집어 쓰고, 쫄쫄 굶으면서도 그 여행을 그만두지 않았으리라.

그녀와 함께 했던 그 여행에서 만난  그 수많은 이들로 인해 그녀 자신도 행복했겠지만, 보고있는 나도 행복했다. 사소한 것에 기뻐할줄 알고, 더운물 샤워에 세상을 다 가진듯 행복해하고, 얼음물 한잔에 망극해한 그녀를 만날수 있어서 행복했다.
살아있음에 감사할 줄 알고, 고마워할 줄 아는 감정을 그녀를 통해 배울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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