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가 피곤해 결혼했더니 - 울고, 웃고, 소란을 떨며 한 뼘 성장한 결혼입문자의 유쾌짠내 신혼 보고서
김수정 지음 / 마인드빌딩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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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첫 주와 둘째 주는 어떤지 물었다. 그랬더니 이 직원이 하는 말이 압권.

그 날짜는 추천 드리고 싶지 않아요. 몇 해 음력 돌다 보면 설날이랑 겹치거든요. 결혼기념일이 명절이면 너무 싫잖아요?“ p.61 


단순해도 이렇게 단순하게 결정할 수 있단말입니까?

데이트가 너무 피곤해서, 결혼식장 베테랑 직원분의 말씀 한마디로 5분만에 날짜를 잡으시다니요~~~!!!!

용한 곳에 가서 사주를 보고 날짜를 잡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그렇게 하지 않고 얼렁뚱땅 어떻게 하다보니 결혼식날이 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오마나~~! 이렇게 결정할 수도 있군요.

다 따져보느라 싸우고 화내는 것보다 이 방법이 더 유용할 수도 있겠군요.

행복하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mbti 로 보자면 p의 사고방식의 최고가 아닐까 합니다. 같은 p인데도 결정방식이 두렵도록 거침이 없더군요. 더 매력적이게 보여서 막 읽고 또 읽었네요.


결혼식을 잡고 보니 청첩장을 나눠주느라 분주하게 보냈던 시간이 찾아왔다네요.

그 일화는 다음과 같았어요.

 

"청첩장 언제 줄 거냐며 닦달하는 사람들, 무조건 만나서 청첩장 받아야겠다는 사람들, 왜 나한테 제일 먼저 안 줬냐고 서운해 하는 사람들 앞에서 나는 완전한 을이었다. 청첩장 돌리는 시즌엔 24시간 굽신굽신 모드로 지냈다. 결혼하는 나는 죄인이오, 하객 모두의 일정과 컨디션을 두루 살피지 못한 나는 대역 죄인이오!

그런 와중에 결혼 준비하느라 돈 쓸 곳 많지 않냐 며 먼저 밥값을 계산해주는 사람들, 바쁠 텐데 뭐 하러 여기까지 와서 청첩장 주냐며 모바일 청첩장만 보내줘도 된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눈물 나도록 고마웠다. “ p.73

 


다들 공감할 만한 이야기죠? 다들 후자 같은 사람들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후다닥 지나가는 그 시간들의 한켠을 한 자라 베어내어 만날 수 있게 해줘서 재밌었습니다.

제일 공감가던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1. 결혼한 동성일 경우: 나 없이도 행복해 보임. 기회를 엿보다 시간이 1년 단위로 흘러감.

2. 결혼한 이성일 경우: 연락하기 애매함.

3.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경우: 대통령보다 더 바쁨.

4. 당장 결혼 계획 없는 미혼일 경우: 결혼 얘기만 하면 지루해할까봐 말을 아낌.

5. 결혼 계획 있는 미혼일 경우: 결혼 환상을 깰까봐.“p. 240


결혼 후 친구들을 만나지 못 할 이유를 찾았는데 왜 이리 공감 될까요? 전 특히 친구가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경우 대통령보다 더 바쁨이라는 답을 찾고 껄껄 웃고야 말았네요. 최대 공감입니다.

미안해서 만나자고 말도 못하겠더라구요. 남의 아이들이지만 그 아이들이 얼른 커서 중학교라도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한아름이거든요.

친구 그 자체로 만나고 싶은데 아이 엄마라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니깐 만나자고 말도 못 붙일때가 많더라구요.


꼭 읽고 싶어서 저장해 뒀다가 이제야 읽었네요.

 읽고 싶은 책을 하나씩 도장깨기로 읽어나가는 책 중 하나였습니다.

또 도장깨기 하러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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