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을 홍 세트 - 전3권
김정화 지음 / 청어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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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쥐팥쥐전의 악녀, 계모 배씨가 주인공인 잔혹동화 버전 스핀오프.

 

배씨 성에 이름은 홍. 홍은 전주 기방 월야관에 속한 동기로 곧 창기가 될 운명인 여인이다. 그런 그녀 앞에 김시헌이 나타난다. 그는 중전의 남동생이자 파락호라는 소문의 공자. 그들은 불길처럼 서로에게 이끌린다. 가장 귀한 사내와 가장 천한 계집의 만남이었기에 끝은 불보듯 뻔했다. 그래서 원망했다. 비천한 운명을, 태생을, 세상을. 모든 걸 가진 사내는 그 무엇도 가져 본 적 없는 여인을 이해하지 못했다. 사람답게 살아본 적 없는 여인은 그의 삶을 엿본 후에야 비로소 제가 개돼지만도 못한 것을 알았다. 차라리 무지했다면 좋았을 것을. 그것은 오히려 고통이고 비극이었다.

 

그들은 어긋나고 비틀리기를 반복했다. 사랑하면서도 상처입히고, 원하면서도 미워했다. 그러나 끝내 마음을 인정했다. 미칠 만큼 사랑한다는 것을, 보지 못하면 살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러자 운명도, 타고난 신분도 아무 의미 없어졌다. 그리하여 도주를 감행했다. 하지만 그들의 도피에 끼어든 사내 최만춘으로 인해, 그들의 삶은 예상치 못한 잔혹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데...

 

책소개 글을 옮겨보았다. 콩쥐팥쥐전의 계모가 배씨였어? 와우, 그냥 계모로 기억했지 성이 배씨인줄은 정녕 몰랐다. 계모가 이리 어리고 예쁠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상상이 참신했다. 우리가 생각한 나이대보다 그들은 훨씬 어리고 젊은 나이였구나 싶어서 한번 더 놀랐다.20대의 콩쥐팥쥐 엄마라니! 왜 그걸 몰랐을까? 그래서 더 흥미로웠다. 잔혹동화 스핀오프 버전이라는 말이 바로 이말 이었나보다. 이 책에서는 다른 책의 인물들도 만날 수 있다.장화홍련도 흥부놀부도, 춘향전도....그리고 저자의 책의 인물들도 같이 소환된다.

꽃선비열애사

승은궁녀 스캔들

무수릴 문복자 후궁되다

 

이 책을 읽지 않은지라 무지 궁금하다. 그 책에서도 홍이가 한자락 나올수도 있지 않을까하고 더 꼼꼼하게 책을 읽을지도 모르겠다.

 

각설하고 책이야기로 들어가보자면, 양반가문의 소녀가 가난으로 인해 창기가 되어 신분제의 오르지 못할 벽에 막히게 된다. 조선중기이후 상업으로 돈을 많이 번 중인들과 양반이라는 지위만 있지 가난하여 그들보다 못한 삶을 살아가는 그 시대상을 반영한 인물이 배홍이다. 삶에 대해 그다지 애착이 없던 그녀가 김시헌 선비를 만나면서 달라지게 된다. 왜 그는 양반이고 자신은 창기로 도망칠 수 없는 삶을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번뇌와 고민이 주를 이룬다. 사랑만으로 다 해결된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사랑 그 따위것이라고 외치는게 오히려 여주인공 배홍이다. 사랑이 자신을 먹여살려 주지 않는다고 그 사랑 원치 않는다고 시니컬하게 받아들이는지라 오히려 사랑밖에 난 모른다며 덤벼대는 남자주인공이 더 어리석어 보인다.

중전인 누이로 인해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를 해온 길이 쓸모가 없어졌다. 벼슬길은 나아갈 수도 없는 그 신세를 탓하며 술을 마시고 기방에서 기녀들 품에서 그 모든 것을 잊고 살아가고 있었으니깐. 그에 비하면 더 절망해야했을 배홍은 기예를 닦고 더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왔다. 그녀와 그의 삶을 절묘하게 대조시켜서 한심한 양반인 남자주인공 김시헌을 더욱 부각시켜준다.

 

처음부터 두 사람의 길이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신분제, , 젊음, 모든 것이 그들에게는 하나같이 쉽지 않은 고난이다. 그 고난의 길을 두 사람이 과연 함께할지 어떻게 해쳐나갈지가 궁금했다. 3권의 분량 많다면 많은데 1권처럼 몰입감있게 진행해서 하루만에 다 읽었다. 그들의 끝이 어찌 흘러갈지가 너무 궁금했으니깐.

 

고전의 재해석과 사랑의 개척자 배홍과 몇 번의 구르기를 통한 깨달음을 얻은자 김시헌의 이야기와 그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적들과의 이야기까지 많은 이야기를 담고있다. 시리고도 억척스러운 강인한 사랑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으신 분은 도전을 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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