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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 숲이 있다 - 마오우쑤 사막에 나무를 심은 여자 인위쩐 이야기
이미애 지음 / 서해문집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지금쯤 중국 네이멍구 마오우쑤 사막에는 그 지독한 악령이 찾아와 연약한 나무들을 뿌리채 쥐어 흔들고 집조차 파묻어 버릴듯 강렬하게 몰아치고 있을것이다. 얼마나 지독하면 악령이라고까지 표현했을까? 인위쩐이 풀어놓은 그녀의 이야기는 정말 사실일까라는 의문이 들 만큼 지독하고 매서울만큼 강했다. 어찌 이런 바람이 부는 곳에서 사람이 살다니, 아니 살수가 있다니 정말 믿을수 없는 이야기 투성이었다.
자연이 이렇게 지독하게 매서울수가! 이렇게 차갑고 매몰찰수가! 그 냉정한 자연앞에 눈물이 자연스레 후두둑 후두둑 흐를것만 같았다. 가녀린 소녀를 이 바람과 모래가 울게하고 또 울게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정에 약한 아버지가 자신의 딸을 어찌 사막 한가운데에 버리고 갈 생각을 할수 있었을까? 남의 이야기에 그리 가슴 아파 하는 사람이 자신의 딸이 얼마나 가슴아파 하며 울지는 생각하지 못했을까? 그렇게 자신의 소중한 큰딸을 그리 놓고 간 아버지 마음도 그리 편치 못했겠지만 말이다.
그녀가 내린 그 사막에는 가난한 왕자님이 있었다. 아주 가난하고 빈곤하지만 착한 눈을 가진 아주 마음씨 고운 남자가 있었다. 펑펑 우는 그녀의 곁에도 오지 못하고 멀리 떨어져서 아이처럼 슬피우는 남자가 있었다. 그녀는 그 착한 남자가 불쌍해서 울고, 버리고간 아버지가 미워 울고, 여기서 어찌 살라고 나를 이곳에 놓고 갔냐고 또 울고 울었다. 그렇게 울고 울다가 배가 고파져서 그와 함께 쌀독을 박박 긁어 멀건 죽을 한그릇 끓여놓고 달게 먹는다. 그리고 그들은 결심을 한다. 둘이서 살아보자고! 그리고 그녀는 결심한다.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이 곳을 꽃으로 넘쳐나는 숲으로 만들겠다는 무모한 결심을 한다.
아마도 그녀에게는 이러한 결심이 없었다면 아마 살수가 없었을것이다. 삶에 지표가 되고 희망이 되어줄 한줄기 빛을 향해 살아갈 힘을 얻었을테니 말이다. 그래서 눈물많고 가녀린 소녀가 사막과 한판 싸움을 할만큼 강인한 여전사가 되는 영웅담이 탄생하게 된것이다. 어느 훌륭한 영웅처럼 그녀에게도 이러한 시련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시련과 맞서 싸우는 영웅이 되기 위해 말이다.
정말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그 사막에 꽃을 피우기 위해 그녀는 엄청난 고생을 해야만 했다. 자연을 이기려 하다가 많은 것들을 잃고 또 잃고, 눈물이 다 마를때까지 울고, 슬픔과 고난을 이겨내고 오기로 끈기로 노력으로 나무를 심는 법을 체득했다. 수많은 시간들을 사막에 뿌리면서 그렇게 몸으로 배웠다.
자연이 그냥 나무를 키워내는줄 알았는데 그건 모두 기적과도 같은 일임을 그녀는 깨달았다. 그냥이라는 말은 존재할수가 없다는 것을! 자연이 하는 일은 쉬워보여도 인간은 해낼수 없는 일이 태반이라는 것을 알았다. 풀이 어찌 자라는지를 지켜본 그녀는 풀이 자라는 그 곳에 나무를 심었다. 자연이 뿌려놓은 기적위에 그녀의 나무를 살짝 동행시켜 놓았던 것이다. 바람에 지지 않을 길고 강한 뿌리가 내리기를 소망하며 그렇게 심었다. 그리고 어느새 그녀가 심은 나무들은 숲을 이룰만큼 자랐다.
그러자 그녀는 어느새 또 다른 꿈을 꾸기 시작한다. 사막에 나무를 심어 숲으로 가는 길을 만드는 기적을 꿈꾸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꿈을 반평생을 바쳐 이루어냈다. 정말 기적이라는 말밖에 할수 없는 일을 그녀와 남편 두 사람이 해냈다. 그 너른 사막에 나무로 숲을 이루다니! 그 광경은 눈물이 흐를만큼 아름다운 땀의 무덤이다.
그녀는 자연에게 배운게 아주 많다고 했다. 그 중에 하나를 말해보자면, 어떤 시련이 찾아와도 참고 또 참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라고 가르치고, 생명은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것도 귀중하다고 그렇게 자연은 그렇게 가르쳤다고....
자식에게 물려주기 싫은 사막을 조금이나마 줄여보기 위해서 그녀는 오늘도 나무를 심고 있을 것이다. 풀씨를 뿌리며, 그녀의 친구 늙은 노새와 함께 오늘도 물을 주고 씨를 뿌리며 나무를 심고 있으리라! 그녀가 나무를 심는것 처럼 성실하게 끈기있게 오랫동안 해낼수 있다면 불가능도 가능으로 꿈을 현실로 만들수 있을것이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노력하고 또 노력했던 멋진 여인 인위쩐씨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얻은 시간이었다. 정말 닮고싶은 여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