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센스 -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리드하는
셀레스트 헤들리 지음, 김성환 옮김 / 스몰빅라이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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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말하기"와 "말"에 관해서는 늘 숙제입니다. 나름대로 말을 잘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 또한 착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 갈등을 겪으면서 알게 되었죠. "나의 말은 들어서 손해볼 건 없어"라는 자만이라고 할까요? 내 말에 관한 확신을 가지고 이야길 하지만, 맞다손 치더라고 결국 내 생각일 뿐 객관적인 시선에서 무조건 옳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걸 부끄럽지만 요즘에 알게 되었습니다. 말에 관련한 책들이 나오면 항상 관심을 가지고 읽어왔는데, 그나마도 그 덕분에 기만한 태도가 나아졌다고 믿고 싶습니다만, 기만 섞인 말들이 불쑥불쑥 튀어 나올 때면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집니다. 말을 하더라도, 진심이 전해지는 말을 하고 싶은데 생각처럼 쉽지 않고 늘 딜레마에 시달리는 듯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말에 관한 책 한권을 만났습니다. 그 책은 방송인이자 대화 전문가인 셀레스트 헤들리의 말센스입니다.



■ 말센스 내용 


이 책은 방송인이자, 저자, 강연가, 대화전문가인 셀레스트 헤들리가 집필한 책입니다. 대화법과 관련한 TED 영상이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다고 해요. 영상을 짬짬히 들여다 봤는데, 말센스를 기르기 위한 필요한 항목들을 열거해줍니다. 이 책에도 말센스를 키우는 16가지 방법이 담겨져 있습니다. 저자게 제세하는 16가지 방법에는, "1)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구를 참아낸다 2)선생님이 되려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3)질문을 통해 관심과 사랑을 표현한다 4)대충 아는 것을 잘 아는 척하지 않는다 5)귀가 아닌 마음으로 듣는디 6)상대가 보내는 신호에 안테나를 세운다 7)잡초 밭에 들어가 배회하지 않는다 8)머릿속의 생각은 그대로 흘려보낸다 9)좋은 말도 되풀이하면 나쁜 말이 된다 10)이 얘기에서 저 얘기로 건너뛰지 않는다 11)고독의 시간과 공감력을 높여준다 12)말은 문자보다 진정성이 강하다 13)편리함을 위해 감정을 희생시키지 않는다 14)말재주와 말센스는 다르다 15)'옮음'보다 '친절함'을 선택한다 16)바로잡지 못할 실수는 없다"가 있습니다.



■ 느낀 점 


말재주와 말센스는 동일한 것인 줄 알았습니다. 서문에서 언급했듯이 말을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타인과 갈등을 겪으면서 내가 말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엔 나의 마음과 의도를 타인이 몰라주면 섭섭하고 힘들어 했습니다. 오해라 여기면 오히려 원망과 분노가 솟구치기도 했고요. 말로 인해 유발하는 감정의 기복을 통제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말하는 태도와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어요. 문제가 있다고 자각은 했지만, 아니길 바랐죠. 그런데, 나는 고집이 쎄고 내 주장이 강하고, 은연중에 돋보이고 튀기를 원하는 사람이었던 겁니다. 원래는 참 내성적인 성향이고, 튀는 걸 오히려 부담스러워 하는데, 소수로 이야길 할때는 과시욕이 불끈불끈 솟아 오르고, 대화의 주도권을 내가 쥘려고 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대화에 임하고, 말하는 태도로 본 나의 모습이 적나라게 들어나더군요. 말로 우쭐대고 싶어했습니다. 뭔가 많이 아는 사람인 것 마냥, 말로 재주로 불리려고 했고 나의 결핍을 과대포장했고요. 말재주는 있으나 센스는 제로였던 나였습니다. 말 재주를 부리느라, 포장하는데만 급급했던, 상대가 전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상대가 자신의 색깔을 내면 낼 수 없도록 설득하며, 내가 옳다고 밀어붙이는 특유의 고집도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벌거벗은 채 나를 꽤 뚫어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지금껏 말을 할때, 나를 내려놓을 줄도 몰랐고, 대화를 하면서 시시비비를 가릴려고 했고, 누군가를 가르치려 들기도 했습니다. 늘 내가 옳다는 착각 속에 심취했습니다. 나는 말을 잘한다고 철썩같이 믿었으니까요. 추구하는 바는, 진심어린 대화가 오고가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만의 규칙과 룰을 정하고 따라오도록 유도했습니다. 상대로부터 뭔가를 배우겠다는 태도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따라오라는 식인거죠. 앞뒤가 맞지 않은 말 같으면 끝까지 듣지도 않고, 잘라버리는 무례함까지. 나의 말센스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덕목은 겸손입니다. 앞뒤 맥락이 맞든 틀리든, 상대를 통해서 배울 점도 있다는 것을 염두해볼 필요가 있는데, 이미 상대를 판단하고 들을 생각부터 하지 않거든요. 거기에 인내심도 필요하고요. 상대와 교감하기 위해 귀를 기울기보다, 내가 말할 타이밍을 엿보느라 바빴으니까요. 내가 말하고 싶고, 튀고 싶고 주도하고 싶은 욕구를 눌러보는, 인내심도 나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배웁니다. 마음으로 대화하고 소통할 줄 아는 사람이고 싶어요. 열려있고, 유연한 사고 방식과 겸손하게 경청하는 태도를 갖추어야 할 필요성을 이 책이 가르쳐줍니다.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말하는 것,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누구라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입니다. 말을 잘하는 재주도 좋지만, 말센스 또한 중요한데요. 말센스를 기르는 어떤 기교와 기술을 알려주기 보단, 인내, 절제, 겸손 그리고 경청의 힘이 곧 말센스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말재주는 정말로 좋은데, 말을 하고 나서 뒤꼭지가 신경쓰이거나, 뿌듯함보단 찝찝함이 더해지고, 혹은 말로 갈등을 겪고 있는 누구라면, 꼭 한 번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 좋은 글귀


p. 10 말센스는 경청하고, 질문하고, 공감하고, 배려함으로써 상대가 하고 싶었던 말, 망설이던 말, 감춰두었던 말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다



p. 38-39 자기 자신의 편견을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하면서 상대의 편견을 교정하겠다는 태도로 대화에 임하는 것은 얼마나 주제넘는 행동인가? 지적 능력과 교육 수준은 우리를 고정관념으로부터 보호해주지 못한다.


p. 39 솔직하고 정중한 대화의 목표는 상대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여는 것이다. 이 과정은 당신 자신에게 몇 가지 기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신 자신의 의견이 얼마나 확고하든 간에, 모든 대화에서 이런 질문을 먼저 던져보기 바란다.


p. 42 상대에게 질문을 하라.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무엇이며, 가고 싶은 여행지는 어디인지, 어떤 영화를 재미있게 봤고, 어떤 가수를 좋아하는지, 제일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며, 가장 하기 싫은 것은 무엇인지. 상대에 대한 호기심의 표출은, 내가 상대를 사랑하고 있다는 가장 큰 증거다.


p. 53 그래서 소설가인 제임스 스티븐스는 이렇게 썼다. "우리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현명해진다. 그 질문에 대한 답벼이 주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현명해지는 건 마찬가지다. 속이 꽉 찬 질문은, 집을 달고 다니는 달팽이처럼, 답변을 등 뒤에 달고 다니기 때문이다." 질문은 때때로 하나의 영감이 되기도 하고, 더 많은 탐색과 발견을 위한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맺게 되는 훌륭한 관계의 대부분은 간단한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


p. 58-59 대화에 자신의 의견을 더하고 싶은 욕구를 뿌리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나는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실에 대해 말하는 것을 피하라고 강력히 권한다. 아주 약간의 지식만 가지고 있는 주제들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p. 65 아는 척하는 태도가 단순히 비생산적인 결과를 낳는 것으로 그치는 것은 아니다. 잘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것처럼 가장할 경우, 당신은 당신 자신의 잠재력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의 신뢰에서 오는 혜택까지도 잃어버리게 된다.


p. 82 일단은 상대의 얘기가 옳든 그르든, 재미있든 없든, 내 얘기를 하고 싶은 충동을 누르자. 그리고 상대가 말을 하는 동안, 그의 말과 생각에 담긴 의미에 대해 숙고해 보자. 그리고 상대의 표정과 몸짓도 관찰해 보자. 어느 순간 하고 싶은 말이 떠올라도 속으로만 생각하자.


p. 126 대화는 계발하기 쉽지 않은 두 가지 기질, 인내와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그렇지만 이것은 나쁜 소식이 아니다. 나는 이런 어려움이 대화의 아름다움을 더 증대시켜 준다고 생각한다. 대화가 가치 있는 이유는, 자기 자신의 생각에만 탐닉하는 대신 다른 누군가의 생각과 느낌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공감하면서 인내력과 집중력이 자연스럽게 커질 수 있다는 데 있다.


p. 191 논리를 통해 감정적인 문제에 접근하려는 전략은 실패하기 마련인 것이다. 논리는 감정을 무력화시키고자 시도하지만, 감정은 약점이 아니고, 무용한 것도 아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만큼, 우리의 감정은 유용한 동시에 중요하기도 하다. 대화 당사자들이 IQ와 EQ를 모두 사용할 때만, 비로소 훌륭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p. 210 우리는 아무리 짧은 대화라도, 모든 대화에 기대를 가지고 임한다. 말하기 위해 입을 열기 전 당신 머릿속에서 진행되는 것이 그 기대다. 비록 우리 스스로 대화가 진행되는 방식을 항상 통제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자신의 기대를 상대와 공유하고, 대화에 임하기 전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인식함으로써, 개방적이고 진실된 의사소통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p. 218 내 자신의 편견을 없애는 또 다른 방법은, 상대가 말하는 것에 내가 동의하는지 안 하는지 끊임없이 판단하고자 하는 충동에 저항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은 그들에게 동의하는 것과는 다르다. 듣기의 목적은 일차적으로이해하는 것이지, 그 사람의 생각이 나와 같은지 다른지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p. 222 (중략) 항상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라는 것이다. 나는 존중이야말로 모든 의미 있는 의견 교환의 초석이라고 생각한다. 대화를 나눌 때는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가는 것보다, 상대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


p. 225 당신이 상대를 먼저 존중하지 않으면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기가 매우 힘들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게다가 처음 만난 사람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맞을 가능성보다 틀릴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 또한 기억해야 할 것이다.


p. 226 정말로 할 말이 아무것도 없다면, 그저 듣기만 하라. 당신이 상대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동의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을 인식하라. 모든 대화가 공감이나 포용으로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대화가 공감이나 포옹으로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 생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배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그러니 대화 과정을 그저 즐기려고 노력해 보라.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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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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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영어와 많이 친해지고 싶어서 번역에 관심을 가졌고, 번역을 하면서 영어를 한국어로, 한국어를 영어로 옮기면서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을 참 재미있어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느 날, 번역서 즉 번역된 여러 책들을 읽을 때 그 말들이 눈과 머리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걸 확인했습니다. 처음엔 독서력과 이해도의 문제라고 단정지었지만 나중엔 번역에도 오역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오역이 존재하는 이유는 번역의 세계에선 각 나라의 문화에 맞도록 번역하기 위해 원문의 내용을 생략하거나 원문을 벗어난 해석을 덧붙인 지나친 친절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된 이후부턴 번역이 그저 재미있는 분야가 아닌, 책임감이 따르는 분야로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번역에 관하여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번역은 원래 작가 문자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감동을 줍니(p. 6)다"라는 서문의 글귀가 와닿았습니다.


■ 어린 왕자 내용 


어린 시절 화가가 되고 싶었던 "나"는 어른들이 그림보다는 지리, 역사, 수학, 문법 등 스펙을 쌓는 쪽으로 권했고, 그로 인해 "나"는 화가가 되는 꿈을 포기하게 됩니다. 다른 직업을 선택해야 해서 비행기 조종사를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어느 날, "나"는 비행을 하다가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하게 되고, 특이한 복장을 한 사내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그 사내아이는 B612 소행성에서 온 어린 왕자였습니다. 어린 왕자는 "나"에게 그의 소행성에서 뿌리를 내린 도도한 장미 꽃을 떠나 다른 행성을 여행하며 지구별에 닿은 이야기를 해줍니다. 어린 왕자는 첫 번째 별에서 세상 모든 것을 자신의 신하로 보는 왕, 두번째 별에서 교만한 사람, 세번째 별에서 술주정뱅이, 네번째 별에는서 숫자를 세고 있는 사업가, 다섯번째 별에서 가로등지기, 여섯번째 별에서 탐험가의 이야기를 기다리는 지리학자를 만나는데, 어린 왕자 입장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리학자가 알려 준 일곱번째 별 지구에 다다릅니다. 어린 왕자는 지구별에서 그의 소행성에만 존재하는 줄만 알았던 장미꽃이 정원에 오천송이가 있다는 것을 눈으로 보고 깜짝 놀랍니다. 그리고 어린 왕자가 이 사실을 두고 그의 장미꽃이 자존심 상할 것을 걱정하고, 그렇게 자존심 강한 장미도 흔한 존재이며, 자신 또한 그렇게 좋은 왕자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몹시 슬퍼합니다. 그리고 이후에 지혜로운 사막 여우를 만나서 가까이에 있는 유일한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곤 그의 행성으로 돌아갈 결심을 합니다.



■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 구성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는 프랑스어 원문을 기반으로 한국어로 번역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직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원문과 번역문을 1:1로 대응하여 직역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보고 싶었다(p. 7)고 언급합니다. 거기에 원작자가 쓴 주어, 서술어, 대명사, 쉽표, 마침표, 접속사 등 작가의 서술 구조와 다르게 역자의 임의로 더하거나 빼고, 의역한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고, 직역된 문장들이 얼마나 감동적인지(p. 7)도 알아볼 수 있음을 언급합니다.


이 책을 쓴 저자의 목적성에 부합되도록, 이 책은 <어린 왕자> 프랑스 원문 내용과 저자가 번역한 번역문장, 그리고 기존에 번역된 <어린 왕자> 의 일부 문장들을 비교하면서 오역을 지적하고 이를 보완하는 내용을 담은 Not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느낀 점


권장 고전 중에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빼놓을 순 없죠. <어린 왕자>의 전반적인 줄거리는 잘 모르고 어린 왕자와 사막 여우가 주고 받은 "길들여진다는 것"이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는 구절이라는 건, 귀동냥으로 알곤 있었습니다. <어린 왕자> 자체적인 줄거리가 궁금했었는데 나의 관심분야인 번역과 연관지어 오랜 고전을 접할 수 있어서 유용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프랑스어 기본을 잘 모르다보니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저자가 주장하는 번역을 이해하는 건 쉽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물론, 영어 번역본의 내용을 비교할 땐 조금 보이긴 했고요. 반대로 좋은 점이 있다면, '직역'에 대한 관점이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예전에 이웃블로그를 통해서 번역에도 오역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인지한 적 있습니다. 그 또한 원문에 충실할 것을 지향하는 쪽이었고, 원문을 벗어난 지나친 친절로 만들어진 문장 혹은 한국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략된 문장 등을 일일이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역자들의 공공의 적이 되어서 늘 비난을 받는 듯 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번역의 세계에선 분명히 뜨거운 감자로 많이 달궈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기존에 번역된 문장만 봤을 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긴 힘들어요. 어느정도 문장들을 오고가며 비교하면서 오역을 파악 해야하는데, 그 또한 쉬운 작업은 아니더라구요. 다만, 원문에 충실한 번역도 의미가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어서, 굳이 역자 임의로 과잉 친절로 해석을 더하거나 있어야 할 문장을 빼는, 편집의 기술을 발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런 번역을 추구하려면 아주 고독한 싸움에 돌입해야겠지요. 번역의 세계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런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탁상공론은 현재 진행 중입니다. 번역에 관심이 많다보니, 번역에 관해서 참 많은 말을 늘어 놓았네요.


암튼,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를 통해 <어린 왕자> 원문의 저자 생텍쥐 페리가 어른이 된 "나"의 시선에선 이야기를 진행하고, "어린 왕자"의 어린 시선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을 구분지을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기존에 번역된 <어린 왕자>는 어른의 시선이 개입된 어른의 언어로 번역되었다고 짐작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원문에 충실한 <어린 왕자>를 읽어보는 것이 참 흥미로워요. <어린 왕자> 이야기는 마음에 큰 여운을 남겨주기도 합니다. 솔직히 <어린 왕자>에서 이야기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은유와 비유로 세상 어른들의 모순을 그리고, 나 자신도 그렇게 대단한 존재가 아니며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가장 가까이에 있다는 교훈을 담고 있는데, 이를 이해하고 글로 풀어내기가 솔직히 쉽진 않았네요. 그래서 여러번 읽고 또 읽다보니, <어린 왕자> 이야기가 마음에 깊이 세겨지는 듯 합니다. 적어도 "어린 왕자가 여행했던 행성의 어른들처럼, 그런 모순적인 어른은 되지 말고, 세상에 찌든 어른의 시선으로만 세상을 바라보진 말자.."라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 어린 왕자 속 좋은 글귀


p. 69 내 친구가 그의 양과 함께 떠난 지도 벌써 6년이 흘렀네요. 내가 이것을 여기에 묘사하려 애쓰는 것은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예요. 친구를 잊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죠. 모든 사람들이 친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랍니다. 그리고 나 또한 계산하는 것 말고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어른처럼 되어 버린 것인지도 모르죠.


p. 109 "만약 누군가 수백만 개의 별들 가운데 유일하게 존재하는 꽃 한송이를 사랑한다면, 그는 그것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거야. 그는 저신에게 말할 것야. '내 꽃이 저기 어딘가에 있어…'그런데 만약 양이 그 꽃을 먹어 버린다면, 마치 그에게, 한순간에 모든 별들이 존재하지 않게 되는 거야!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p. 159 "너는 그러면 네 자신을 재판하거라." 왕이 대답했다. "그것이 무엇보다가장 힘든 일이다. 남을 재판하는 것보다 자신을 재판하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이다. 만약 네가 너 자신을 올바로 재판하는 데 성공한다면, 너는 참으로 현명한 사람이다."


p. 239 "물론이야" 여우가 말했다."너는 아직 내게 수많은 작은 사내아이들처럼 한 작은 사내아이에 불과해. 그리고 나는 네가 필요하지 않아. 너 또한 내가 필요하지 않고. 나는 네게 수많은 여우들처럼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는 거야. 하지만, 만약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서로 필요하게 되는 거지. 너는 내게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가 되는 거야. 나는 네게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가 되는 거고 ……."


p. 297 "사람들은 더 이상 뭔가를 알기 위해 시간을 쓰지 않아. 그들은 가게에서 전부 만들어진 것들을 사지. 하지만 친구들을 파는 곳이 없는 것처럼, 사람들은 더 이상 친구를 가질 수 없어. 만약 네가 친구를 원한다면, 나를 길들이렴!"


p. 305 "안녕"여우가 말했다."내 비밀은 말이야. 그건 매우 단순한 거야. 우리는 단지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거야. 절대로 필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p. 341 "그래." 나는 어린 왕자에게 말했다. "집이건, 별이건, 사막이건 그들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


p. 343 그의 반쯤 열린 입술이 살짝 미소 지을 때까지 나는 여전히 생각했다. '이 잠든 어린 왕자가 이렇듯 강하게 나를 감동시키는 것은 한 송이 꽃에 대한 그의 변함없는 사랑 때문일 거야. 등불의 불꽃처럼 그를 빛나게 하는 것도 한 송이 장미의 형상 때문일 거야, 심지어 그가 잠들었을 때조차…….' 그리고 나는 그것이 여전히 더 부서지기 쉬울 것라고 짐작했다. 등불은 잘 지켜야만 한다. 한 번의 바람에도 꺼질 테니…….


p. 377 "그 꽃처럼 말이야. 당신이 내게 마시게 해준 물은 음악 같았어. 그 도르래와 밧줄 때문이지… 기억하지… 그게 얼마나 좋았는지"


■ 번역의 세계 속 유용한 글귀


p. 95 번역이 잘못되면 사실은 원래의 교훈이나 감동은 사라지고 없는 것입니다. 그 흔적만 남게 되는 것일 뿐.


p. 126-127 '모든 어른들은 처음에는 아이였습니다.' 생텍쥐페리가 이 책 서두에 한 말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이 같은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살아갑니다. 문득문득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닌데…' 자책하면서 말입니다. (중략) 어느 날 '어린 왕자' 앞에 화사한 모습으로 나타난 꽃은 사실 처음에는 어린 왕자의 '아이'나 다름없는 존재였습니다. 씨앗이 움틀 때부터 어린 왕자가 가꾸어 온 것이니까요. 우리에게 어린 왕자가 '꼬마'이고 '아이'이듯 꽃은 어린 왕자에게 처음에는 '아이'였던 것입니다. 그 아이는 처음에 자기만의 언어로 세상과 대화하려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러하고, 우리가 아이였을 때 그러했듯이.


p. 162 번역은 원래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것이기에 기본적으로 '의역'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번역은 그 '의역'의 범위를 확대해서 이상할 정도로 '해석'에 집착합니다. 한마디로 있는 그대로 옮기면 단정하고 의미 깊은 문장을 역자 임의로 해석해 어설픈 문장으로 만드는 데 익숙해 있는 것입니다.


p. 238 문학은 보통 인문서와 다릅니다. 한 단어가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실상은 앞뒤 문맥을 살피면 그 단어가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를 거의 정확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틀리는지 맞는지를 검증하는 것도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작가가 의도한 정확한 의미인지를 파악하는 일은 그 앞에서부터 정확히 직역이 되었다는 전제하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p. 332 제대로 된 번역은 반드시 직역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모든 번역은 기본적으로 '의역'입니다. 한 언어의 의미를 타 언어의 의미로 옮기는 일이니 말입니다. 그조차 부정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주장하는 직역의 의미는 곧, 작가의 문체를 '최대한' 살려서 그 뜻을 '가능한' 정확히 새기자는 데 있습니다.


p. 332-333 기본적으로 작가 자신의 의도를 전달할 목적으로, 가장 잘 읽히게 만든 문장이 원래 원문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작가도 자신의 문장이 오해받거나 어렵게 읽히는 걸 원치 않을 것입니다. (중략) 그런데 그렇게 긴 시간 고뇌하고 다듬어 만든 '좋은 문장'을 역자들이 번역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대명사를 바꾸고, 쉼표를 없애고, 행갈이를 하고 어투를 바꾼다면, 그것이 원문보다 더 잘된 문장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p. 344 혹자는 번역에 있어서의 문장구조의 일대일 대응은 불가능하다며, 번역 현장에서 그것은 탁상공론에 불가하다고까지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절대 그렇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어떤 문장이 직역으로 안 되겠다고 느껴 임의로 의역을 하는 순간 그건 곧 '오역'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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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명리 공부 - 내 아이의 진짜 직성과 진로를 찾고 싶은
김학목.최은하 지음 / 판미동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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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사람을 관찰하고, 사람의 심리와 성향을 분석해서 문제를 수수께끼 풀듯 풀어가는 과정을 참 좋아라 합니다. 나름대로 남다른 촉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거의 경험을 통해 다져진 촉이라 의외로 섣불리 판단하고 결론짓는 잘못된 습관이 자리잡더라구요. 아무리 촉이 남다르게 작동할진 몰라도 판단을 내리고 결론을 내리기 이전에 사람마다 가진 성향을 흑백논리가 아닌 자연적인 관점에서 분석해보고 싶어서 명리학에 관심이 쏠리더라구요. 명리학의 기본에 어떻게 접근할지 몰라서 여기저기 삽질을 하고 있던 찰라에 엄마의 명리공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물론 아이들의 적성과 진로를 파악하기 위한 명리공부이긴 하지만, 책의 삽화를 보니 명리를 아주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무엇보다 자녀의 적성과 진로를 파악하는 것을 시작으로 명리로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는 힘을 다지는데 크게 도움될 것이라는 기대도 해봤습니다.




■ 엄마의 명리공부 내용 


이 책의 전체 제목은 "내 아이의 진짜 적성과 진로를 찾고 싶은 엄마의 명리공부"입니다. 명리공부를 아이들의 적성과 진로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요. 이 책의 전반은 대화체로 구성되어 있어서 명리의 기초를 포함한 명리로 아이들의 성향, 적성, 진로를 분석하는 방법들을 담고 있습니다. 복잡할 수 있는 명리학을 이해하기 수월하도록 예쁜 삽화로 음양오행, 10천간과 12지지로 표기해두었습니다.



■ 엄마의 명리공부 구성


이 책은 1부 한 시간에 끝내는 명리의 기초, 2부 상식에 도움이 되는 10천간과 12지지, 3부 우리 아이 타고난 재능 놓치지 않기, 4부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걸어간다로 전체적으로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명리의 기초 중 목木 ·화火·토土·금金·수水와 같은 오행을 나무의 삽화를 활용하여 설명하고, 음양의 기반으로 오행의 순환, 상생과 상극에 관하여 삽화로 표현하여 명리학의 기본을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음양오행을 통해서 생장과 소멸하니 우리가 태어난 연,월,일,시(사주)를 가지고 우리들의 운명을 추측(p. 29)해볼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우게됩니다.






■ 느낀 점 


이 책의 삽화를 보면 아이가 방향을 잘 잡고 스스로 노를 저어갈 수 있도록 엄마가 힘을 실어주는 그림이 참 따뜻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책장을 넘겨보면 음양오행, 10천간과 12지지를 동화책을 보는 듯한 삽화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대화체를 따라 삽화를 같이보니 음양오행의 이치가 아주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 낮과 밤, 빛과 그림자 등 자연 현상으로 파악하여 분출, 확산, 중계·전환, 수렴 응축 의 순환을 들여다 볼 수 있고, 조금더 깊이 들어가보면 상생과 상극의 작용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명리학은 지극히 자연에 가깝고, 아주 과학적인 분석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우리네 사회에선 명리학이 미신으로 자리잡거나, 사람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바람에 명리학이 많이 왜곡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인간 자신의 장단점을 잘 파악해서,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단점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면 우리네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한층더 편안해질 것이라 짐작도 하게 됩니다. 우리 자신의 성향도 모르고 남들보다 멋진 삶을 살려는데 너무나 집착하다보니, 내뜻대로 살아가는 것도 쉽지 않게 되었죠. 하지만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은 간과해선 안될 일입니다. 이에 명리학이 자신을 파악하고 주변인들을 파악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고요. 하지만, 사람 자체로 인지할 생각은 하지 않고, 뭔가를 성취해낼 사람인지 아닌지, 돈을 잘 벌 수 있는지 없는지에 가치 기준을 두고 사주풀이를 합니다. 그래서, 사주풀이는 흑백논리에 빠져들게 되고요. 특히, 이는 아이들을 훈육하는 부모들이 이런 말도 안되는 논리에 빠져들죠. 우리나라는 자식들이 잘되는 것이 부모의 행복이라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자식에게 거는 기대는 엄청나게 크죠. 그래서 자식들이 자신의 성향대로 산다고 할 때 사회의 가치기준에 맞지 않으면 부모는 무조건 반대합니다. 하지만 이런식의 훈육은 자식을 망치게 되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요즘에 한창인기 있는 드라마 sky캐슬만 봐도 알죠. 자식들에게 모든 재정적 지원을 다하지만 아이들의 성향이 우선이 아닌, 부모의 명예와 직결시키죠. 그래서 아이들은 부모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과 온전히 자신만의 삶 사이에서 힘겹게 방황합니다. 부모는 아이들의 방황을 보면 허무함과 좌절감을 느끼고요. 이런 모습만 봐도 각자의 성향을 존중하지 못하면 부모와 자식 모두 힘들어질 수 있고 불행을 자처할 수도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도 자기 자신을 모르고, 아이도 자기 자신을 모를 때, 성향에 맞지도 않는 욕구에 집착만 하다가 허송세월만 보내게 됩니다. 부모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어보니, 나를 먼저 알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나의 기준에 근거로 나의 촉을 함부로 남발하여 타인을 함부로 판단했던 습관을 고쳐보고 싶어서, 명리학에 접근해보고 싶었는데 엄마의 명리공부로 명리학에 대한 제대로된 관점을 가지게 되어서 너무나 기쁩니다.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아이의 성향을 알수 없어서 아이에게 늘 휘둘리는 부모나, 인간관계에 있어서 이해할 수 없는 사람(그렇다고 지금 당장 쉽게 끊어낼 수 없는 사람)으로 인해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누구나, 거기에 명리학 자체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읽어보면 도움이 될만한 책입니다. 물론, 이 책으로 명리학을 100% 이해할 순 없어요. 여러번 읽어봐도 머리가 잘 안 돌아갈 정도로 뭔가 아주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시로 들여다보면 자연의 순환을 이해할 수 있고 이에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의 성향도요. 다만, 이 책을 읽는 분에게 의지는 있어야 합니다. 사주팔자를 그대로 바라보되, 그 성향에 따른 장단점을 파악하고 보완하려는 의지요. 가치의 기준을 부모 혹은 나 자신의 욕구에 둬서는 안됩니다. 타인으로, 자식으로, 그들이 정말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걸 바라볼 수 있어야합니다.



■ 좋은 글귀


p. 12 선조들의 지혜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음양과 오행은 명리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이미 우리의 삶 속에도 스며들어 있는 통찰이다. 음양오행을 이해하면 명리를 신비한 학문이아니라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학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명리는하루의 아침·낮·저녁·밤이나한 해의 봄·여름·가을·겨울처럼 일정하게 주기적으로 순환하는 것을 다섯 단계로나눠 사람의 운명을 추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p. 29 태어나 반드시 사라지고 사라지면 또 생기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잖니. 그렇게 우리의 삶도 순환하기 때문에 오행의 상생과 상극을 통해 삶이 앞날을 예견할 수 있는 거란다. 이러한 자연의 법칙을 사람에게 적용시키는 것이 사주명리학이야.


p. 68 목木 ·화火·토土·금金·수水의 오행을 인(仁)·의(義)·예(禮)·지(知)·신(信)의 '다섯 덕목(五德)'과 관련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 목木은 인 곧 어짊에, 화火는 예 곧 예의에, 토土는 신 곧 믿음에, 금金은 의 곧 의로움에, 수水는 지 곧 지혜에 해당합니다.


p. 108 천간은 기운의 작용으로 마음과 관계가 있고, 지지는 형질의 작용으로 육체와 관계가 있어. 체력은 마음만 강하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육체가 강해야 하잖아. 그리고 연이나 월의 지지에 있어야 강하다고 하는 이유는 24시간이 하루가 되고, 30일이 한 달이 되며, 12달이 한 해가 되니, 연과 월에 있는 것이 일과 시에 있는 것보다 강할 수밖에 없지.


p. 184 사주명리는 부귀를 취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꾸밀수 있는 공부다. 일기예보로 날씨를 미리 알고 대비하듯이 다가오는 인생의 날씨도 미리 안다면 자식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 자신까지도 행복해질 수 있다.


p. 190-191 그렇기 때문에 명리 공부가 참 중요한 것입니다. 원하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만, 원하지 않는 삶의 방향을 피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니까요. 음양오행을 공부하다 보면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받아들이고 점점 마음을 비울 수 있게 되지요.



p. 216 사람들은 사회적으로나 가족들이 귀하게 보고 천하게 여기는 것 때문에 자신의 타고난 자질을 왜곡하게 돼요. 자신의 타고난 자질과 상관없이 귀하게 여기는 것은 추구하게 되고 천하게 여기는 것은 멀리하려 하지요. 하지만 남의 이목, 사회적 평판, 가족의 기대 같은 게 자기 자신보다 중요한가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자질에 맞는 것을 하면 저절로 열중하며 그 일 자체를 즐기게 돼요.


p. 232-233 현재의 삶에서 노력한 것이 영혼에 자국으로 남는다는 말의 의미를 알아야 해요. 살명서 강하게 집착하는 것은 언제나 영혼에 각인되어 이어지니, 권력의 정점에까지 올라갔으면 그동안 영혼에 각인되 것이 얼마나 많겠어요? 이렇게 되면 그 영혼은 순수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잘 살기 위한 집착으로 얼룩진 것이겠지요. 그런데 권력의 정점에 오르고 나면 삶에서 더 이상 추구할 것은 없게 되지요. 그래서 결국 인생의 허무를 깨닫게 되는데, 이때부터 종교적인 귀의나 영혼의 정화를 위한 수행이 시작된다는 겁니다.



■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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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아르테 미스터리 1
후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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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부터 신비감이 전해지는 소설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라이트 노블light novel, 즉 경소설에 해당하는 일본소설인데요. 여기서 경소설이란, 만화풍으로 등장인물을 부각시키고 대화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곤 하는데, 읽기는 쉽지만 소설의 소재 자체는 결코 가볍지 않은 소설이라는 점이예요.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해서 순간순간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들여볼 수 있어요.


■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내용 


고등학생 사쿠라 신지는 최강 인기녀 하나모리 유키로부터 ''사신''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습니다. 그것도 6개월 근무기간, 추가수당도 없는 최저시급 300엔 짜리 아르바이트! 거기에 더욱더 황당한 것은 이승에서 죽어 미련으로 저승으로 떠나지 못하는 죽은 자들, 즉 사자를 저승으로 보내주는 아르바이트라는 사실! 너무 허무맹랑한 아르바이트지만 한푼이라도 아쉬운 사쿠라는 사신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결심하고 계약서에 사인을 합니다. 사자들에게는 '추가시간'이라는 가짜 세상이 주어지고 그 세상에서는 그들의 죽음 자체가 무효화됩니다. 그러니까, 사자들은 제한된 시간 동안 미련을 해소해서 이승을 떠나든가 언제 닥칠지 모를 종료시간을 기다렸다가 이승을 떠나든가 선택을 해야하며,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추가시간 동안 생긴 모든 일과 기억은 무효화된다는 독특한 설정입니다.


■ 느낀 점 


요즘엔 희안하게 삶과 죽음에 대한 책을 자주 접하게 되요. 어렸을 때부터 소중한 사람, 아버지를 잃어봐서 죽음에서 오는 상실감이 무엇인지 잘 알거든요. 주변에 늘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들을 보면서 자라다보니 세상엔 아픈 사람들만 있는 줄 알았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늘 부정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솔직히 행복이 뭔지도 몰랐어요. 늘 세상의 어두운 이면을 보고 살았으니, 밝은 것이 존재하는지도 몰랐죠. 그런데, 어두운 아픔과 괴로움을 짊어지고 살려고 하니 버겁더라구요. 어느 날, "행복하게 살 자격이 있어"라고 외치고 늘 맴돌던 굴레의 틀을 벗어나보니, 밝은 행복도 있다는 걸 알았죠. 친정 어머니께서 그러시더라구요, '아픔과 괴로움이 존재한다는 걸 알아야 행복도 아는 것"이라고요. 그래서 매순간을 헛트로 생각하지 않고 소중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는 힘이 생긴다고 하셨고, 나도 어머니 말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가진 모든 양면성을 알아야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거든요. 소설 속 주인공 사쿠라도 축구 유망주였으나 다리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축구를 하지 못하고, 설상가상으로 집안에 우환이 겹쳐서 삶에 대한 희망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학교의 인기녀 하나모리로부터 사신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고, 사자들이 저승으로 떠나기 위해 미련을 떨칠 수 있도록 도우면서 세상을 알아갑니다. 사신들에게 추가시간이 주어지긴 합니다만, 그 또한 유한한 시간에 불과하므로,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주인공은 알아갑니다. 거기서, 행복하다는 걸 안다는 자체가 행복이라는 걸 알게되죠.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감정이입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타인의 아픔을 자주 들여다 봤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아픔을 덜어내기 위해 머릴 맞댈 때, 그때 내 삶도 들여다 보는데 큰 도움이 되었거든요. 그들이 아픔을 자처할 수 밖에 없었던 그들만의 이유, 그들 자신이 후회한 순간을 숨기려고 애를 쓸 때 처음엔 이해 못했지만, 결국 그들도 잘 살고 싶고 잘 해내고 싶었던 마음이 앞서서 그랬다는 걸 알 수 있었죠. "나는 몰라서 조금 어리석은 판단을 했어. 너만은 나와 달리 신중하게 선택하고 더욱더 행복하게 살기를 원해"라고 말해주는 그들은, 내 인생의 스승과 다름없습니다. 덕분에 나는 세상에 행복이 존재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순간의 소중함도 알게 된거죠.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암울한 순간에 머물러 있는 분들, 희망은 사치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세상엔 불행도 존재하지만 행복도 존재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 일말의 순간이 아주 소중하다는 것을 꼭 알게되면 좋겠습니다.


■ 좋은 글귀


p. 60 "말도 안 돼. 그런" 절망하며 깨달았다. 아아, 또 실수했구나. 사람은 언제나 잃고 나서야 후회한다. 언제나 잃고 나서야 소중했음을 깨닫는다. 알고 있었는데. 행복은 반드시 망가진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그런데 또 실수하고 말았다. 그런데 또 실수하고 말았다.


p. 64 "확실한 기준은 몰라. 아무튼 미련을 품고 죽은 사람 중에서 드물게 '사자'가 탄생해. 신의 힘으로 이 세상에 가둬진 불쌍한 존재가. 그리고 그들이 탄생한 순간 세상은 가짜 모습·…‥추가시간으로 모습이 바뀌어. 그 세상에는 죽음이 무효화돼."


p. 89 "사람마다 얻는 힘은 제각각이야. 어느 날 갑자기 힘이 생겼다는 걸 깨닫지. 그리고 그 힘은 본인의 미련과 관련이 있는데, 다시 말해 사자의 힘은 자신의 미련이 무엇인지 알아낼 힌트이자, 미련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한거야."


p. 109 "추가시간은 몹시 잔혹해. 죽음이라는 운명에서는 절대 못 벗어나고, 아무리 발악한들 남의 기억에 남지도 못하지. 해소할 길 없는 미련을 조명해서 대체 무엇을 위한 인생이었는지 돌이켜보는 시간에 지나지 않아. 신은 죽은 사람에게 그렇듯 부조리한 시간을 주는 아누 매정한 존재야."


p. 157 양심의 가책 때문일까, 돌이켜보기 싫기 때문일까.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사자'는 모두 거짓말을 한다.(중략)후회에서 눈을 돌리고 싶어 미련에 관해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실은 남에게 들통나서 편해지고 싶다. 그런 딜레마를 안고 지내온 것이다. 괴로움으로 가득한 추가시간을.


p. 292-293 이렇게 힘겨운 세상에서 우리가 만난 것에 감사한다. 절망의 바다를 헤엄치는 우리가 만난 건 분명 우연이 아니겠지. 모든 걸 잃기 전에 드디어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으니까.


p. 329-330 신은 왜 이런 고통을 줄까 고민했다는 것. 행복은 찾을 수 없으리라고 여겼다는 것. 하지만 뜻밖에 행복은 가까이 있었다는 것. 분명 이 사소한 일상이야말로 행복이라는 것. 그런 이야기를. 행복했다. 틀림없이 행복했다. 이 시간이 영원하길 바랄 만큼.


p. 334-335 행복은 뭘까. 먼 기억 속 누군가가 물었다. 이제는 안다. 지금이 행복함을 아는 게 행복임을. 잃기 전에 깨닫는 것. 잃었더라도 행복했음을 기억하는 것.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언젠가 기억해낼 수 있기를 바라는 것.


p. 339 생각한다는 건, 그 사실을 깨닫고 받아들이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다. 응. 괜찮다. 앞으로 나아갈 용기는 이미 얻었으니까.




■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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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5
노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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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논어 다음으로 도전하는 동양고전 노자의 도덕경. 노자 하면 무위자연 無爲自然 정도만 알지만 정확하게 무엇을 뜻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노자 하면 도덕경이라는 사실도, 이제서야 겨우 알았습니다. 지금보다 한창 어릴 땐, 세상 살이가 이렇게 험난한 줄도 모르고 되는대로 살았지만, 지금은 세상이 살이가 험난한 것을 알기에 세상과 조금 더 친해지고자 인문고전을 가까이해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익숙하지만 한편으로 낯선 노자의 도덕경을 펼쳐봅니다.



■ 도덕경 설명 


도덕경을 설명하기 앞서, 도덕경을 쓴 배경을 알아보겠습니다. 노자는 주나라 도서관 관리자로 일하며 지냈습니다. 주나라가 시간이 지날수록 쇠퇴해지자 노자는 주나라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국경인 함곡관에 이르게 됩니다. 노자를 알아본 함곡관의 영윤(중국의 관직 이름 혹은 지방장관)은 자신을 위한 책 한 권을 써달라고 청했고, 노자는 자신의 생활, 왕조의 흥망성쇠와 백성의 안위화복을 거울삼아 "도"와 "덕"을 논하는 상편 "도경" 37편, 하편 "덕경" 44편, 총 81편의 책을 저술한 것이 도덕경입니다(자료 참조 : 현대지성 도덕경 책 표지 참조). 처음에는 <노자>로 칭했다가 훗날 <도덕경>으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노자의 도덕경에선 "도道"를 가장 중시하는데, 원래 "도道"는 도덕경이 저술되기 전부터 존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도덕경에서 말하는"도 道"는 가장 근본적인 것이며, 본원이며 실질(p. 23)입니다. 그리하여 '우주의 도','자연의 도'만이 아닌 만물의 개체의 수도修道 방법(도를 닦는 방법, p. 23)이기도 합니다. 노자는 "도道"를 철학적, 윤리적, 정치적 측면에서 바라보고, 자연의 "도道"에서 시작해서 윤리적인 "덕"으로 이르고 최종적으로 이상 정치의 길을 제시합니다(p. 10)


■ 도덕경 구성


이 책은 크게 머리말, 상편의 도경(37편), 하편의 덕경(44편)과 해제(책의 저자, 내용, 체재, 출판 연월일 등을 대략적으로 설명)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편과 하편으로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저자가 각 편마다 소제목을 붙였습니다. 소제목 아래로 도덕경의 원문과 해설로 구성되어 있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자풀이"와 원문에 대한 배경 설명 혹은 추가 설명, 노자의 사상에 뒷받침하는 "깊이 보기"가 있습니다.


 


■ 느낀 점 


서문에도 언급했지만 노자 하면 무위자연이죠. 먼저 무위 無爲의 한자 뜻을 보면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음'입니다. 실제론 진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자연에 그대로 순응하여 사람의 힘을 가하지 않고, 사물의 객관적 규율을 준수하도록 돕는다(p. 27)는 뜻이래요. 그러니까 어떤 성과를 내거나, 직책을 원하거나, 잘 살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억지로 안간힘을 써서 아등바등 하는 것이 아닌, 주어진 상황에 맞게 하되, 나머진 자연의 순리에 맡긴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튀지 않으면, 누구보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만 같은 세상에서 무위자연은 과연 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살짝 들기도 했지만, 오히려 요즘 같은 세상에 무위자연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도리도 할 만큼 하고 노력도 적절히 할 만큼 하고, 이후의 결과를 자연의 흐름에 맡겨두면 쉴 수 있거든요. 어차피 결과라는 것도 흘러가는 과정 중에 하나일 텐데, 과정을 과정대로 바라볼 수 있는 객관적인 시선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치열하게 부딪히듯 경쟁하지 않는 균형 잡힌 삶에 대한 간절함도 있습니다. 그래서 도덕경 8장 상선약수 上善若水, "최고의 선, 가장 높은 덕성은 마치 물과 같다" 구절에 마음이 꽂혔습니다. 노자가 자연의 만물 중에서 물을 찬양하는 이유가 물이 지닌 덕이 도에 가장 가깝다고 파악하기 때문입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만물에 자양분을 제공하며 절대 다투는 일이 없다는 것인데요. 물의 본성을 들여다보고 반성을 했습니다. 뭐랄까, 은연중에 나는 튀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특출나게 튀어야만 남들보다 잘 살 것이라 믿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변을 경계하거나 살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많이 몰아붙이고 뜻대로 되지 않는 일에 쉽게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으니까요. 내실을 굳건하게 채워가는 것이 아닌, 노자가 지양하는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것에 현혹되어 아등바등 살았죠.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눈만 현혹하는 결과에 너무 치우 지면 스스로를 망치게 될 수 있다는 것도 도덕경을 읽고 깨닫게 됩니다. 도덕경을 읽다 보면 날카롭게 곤두선 신경이 차분하게 가라앉습니다. 긴장해서 힘이 들어간 몸도 서서히 이완되고요. 힘을 뺀다는 표현이 낫겠네요. 힘을 빼니 한층 더 여유가 생기고 무엇보다 불안감도 사라집니다. 이래서 노자는 무위자연, 무위자연 하나 봅니다.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온몸에 긴장감을 실어서 무조건 악착같이 살아가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손에 잡힐 듯 말 듯 한 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해서 하루도 쉬지 않고 무조건 달리기만 하는 분들에게도 추천드립니다. 도덕경은 힘을 뺄수록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알려줍니다. 공자의 논어보다 읽기 수월합니다. 그렇다고 쉬운 책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에요. 여러 번 되뇌며 음미해서 읽다 보면 와닿거나 눈에 들어오는 구절이 있어요. 그 구절에 빠져들면 반성하거나,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 가장 좋은 건 여유를 찾는 방법도 알게 돼요


좋은 글귀


p. 25-26 시이성인무위지사(是以聖人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 행불언지교 성인은 무위로써 일을 처리하고, 불언의 가르침을 행한다.


p. 27 노자는 일상의 사회현상과 자연현상을 통하여 만물의 존재를 기술하면서 그 모든 것들이 상호 의존하고 상호 작용하면서 대립하되 통일된다는 점을 설파하고 있다. 또 노자는 '무위'라는 개념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무위'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에 순응하게 하고 사물의 객과 규율을 준수하도록 돕는다.


p. 43 상선약수 수선이만물이부쟁(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 최고의 선, 가장 높은 덕성은 마치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할 뿐 다투지 않는다


p. 91 자현자불명, 자시자불창, 자벌자무공, 자긍자불장(自見者 不明, 自是者 不彰, 自伐者 無功, 自矜者不長) :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고자 하는 자는 오히려 드러낼 수 없고,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는 자는 도리어 찬양받지 못한다. 자기의 공적을 자랑하고자 하는 자는 도리어 공적이 사라지고, 자신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자는 오히려 존중받지 못한다.


p. 92-93 『도덕경』은 '인위적'인 그 내용이나 '강제성 있는', 일종의 '주입식'의 가르침 때문이라기 보다 그 내용 자체가 인간의 본성에 가장 자연스럽게 부합된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들에게 부담감 없이 편안하게 받아들여진다.


p. 105 노자 사상의 궁극이란 거짓과 사기, 탐욕, 기교, 쟁투爭鬪 등 온갖 세속적 오염에서 벗어난 본성으로 복귀하여 다시 '박朴'과, 소박素朴함과 질박質朴함의 상태로 원상 회복하는 것이다.

p. 110-111 "극에 이르면 쇠한다" 물극즉반 物極則反의 이치다. 오늘의 강함은 곧 내일의 쇠락을 의미한다. 그리고 빛과 광채의 배후에는 반드시 어둠이 있다.


p. 147-148 명도약매 진도약퇴 이도약뢰 상덕약곡 대박약욕 광덕약부족 (明道若昧, 進道若退, 夷道若纇, 上德若谷, 大白若辱, 廣德若不足) : 밝은 도는 마치 어두운 듯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도는 마치 물러가는 듯하며, 평탄한 도는 마치 구불구불한 듯하고 높다란 도는 마치 협곡인 듯하며, 가장 깨끗한 것은 마치 때가 낀 듯하고, 광대한 덕은 마치 부고한 듯하다.


p. 214 왜 사람들이 하는 일은 항상 거의 다 이뤄지다가 실패하는가? 노자가 보기에, 사람들은 일이 거의 이뤄지게 되면 마음이 풀어져 게을러지게 된다. 끈기가 부족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시작할 때 대단한 열정을 보이지만, 일이 거의 완성되려 할 때가 되면 그 열정은 그만 종적도 사라지고 만다. 그러기에 "초심을 잃지 말라"라는 말은 언제나 중요한 말이다.

p. 245 노자의 사상은 우주와 자연, 사회, 그리고 인간의 삶을 꿰뚫어 관통하고 통찰한다. 노자에 의하면, 이 세상의 강하고 굳센 것은 기실(사실은) 이미 결정에 이른 것으로서 그 자체로 삶의 생기生氣를 잃은 것이다. 반대로 유약하고 부드러운 것의 내면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삶의 생기로 충만해 있다는 역설의 진실을 노자는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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