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의 책
로스 게이 지음, 김목인 옮김 / 필로우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요즘 여러 매체를 통해서 일상을 뒤흔드는 수많은 사건사고를 접하게 됩니다. 불행의 소식을 들으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만약 나에게 혹은 우리에게 닥친 불행이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면 너무나 아찔해집니다. 이런 일들을 뒤로하고 나의 일상을 보면 남들보다 못 누리는 것 같고 남들보다 더 불행한것 같다며 불평불만을 할 때가 있습니다. 나의 바운더리 바깥으로 일어나는 위험요인들을 고려해보면, 내가 누리는, 무탈한 지금에서 충분히 사색하고 소소한데서 기쁨을 마주하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일상을 면밀히 자세히 들여다보는데서 누리는 기쁨에 관한 책이 있습니다. 미국의 에세이스트이자 시인인 로스 게이의 《기쁨의 책》입니다.




세상의 흐름에 따라 유유자적 자유롭게 댄서나 발라리나(발레리노)처럼 춤을 추는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표지입니다. 화이트와 블루의 조화를 자랑하는 표지에서 이미 <기쁨>이 전해집니다. 세상의 자유를 온몸으로 즐기는 <기쁨> 말이죠!!



>> 로스 게이 작가에 대하여



요즘엔 문학적 감성을 마음에 담고싶은 마음에 시인이나 에시이스트의 글을 마주하고 그들의 글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마침 미국의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로스 게이를 만날 수 있어서 너무나 반갑기도 했습니다. 그는 시와 산문을 비롯하여 음악 작업을 통해서 작품 세계를 확장하고 있는(자료출처 책날개) 예술가이기도 합니다. 시 낭송과 음악의 조화를 이룬 앨범을 발매한 적도 있고, 지역 사회와 함께 과일 재배를 하며 나누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인지하고 여린 인간을 품을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 구성 및 내용



이 책은 에세이이며, 일기 형식이지만 일기같지 않은 철학서같은 책입니다. 총 102편에 해다하는 글이 담겨져 있습니다. 제목도 작가의 느낌가는대로 정하고 내용도 그러합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기쁨을 고찰하는 글들이 공통적으로 담겨져 있습니다.




>> 감상평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로스 게이는 이탈리아 움베르티테의 한 카페에서 에소프레소를 두 잔 마신 뒤 성에 있는 숙소로 가는 길에(p. 23), 에세이를 1년간 매일 한 편씩 쓰기로 계획하고 결심합니다. 그의 계획과 결심이 실천으로 옮겨져서, 에세이 한 권이 나왔습니다. 기쁨에 관한 주제로 말이죠. 그는 그 주변의 일상을 기반으로 글을 적어갑니다. 뭔가 평범한듯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일상이 아닌 그가 말이죠.


기쁨을 자극할만한 것들을 누리면서 기쁨을 담지 않습니다. 그는 감성적이며 섬세합니다. 그리고 예술과 문학을 포함하여 정치와 사회경제, 인류애적인 조예도 상당합니다. 그의 글을 들여다보면 평소 대중적으로 접해보지 못했던 문학작품이나 음악 앨범에 대해서 알게 되며, 외면하거나 인지하지 못했던 사회문제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로스 게이는 세상 일에 아주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따뜻해요.


그의 글을 보면 식물과 작물, 혹은 과일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자연 속에서 삶을 들여다보기도 하며 세상을 조화롭게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때로 부조리하게 돌아가는 세상에 일침을 가하기도 합니다. 그럼에서 소소함 속에서 <기쁨>을 찾아내는 노력을 의식적으로 해냅니다.


그의 글을 보면서 또 느껴씁니다. <기쁨>을 느끼려면 의식하려고 부단히도 노력해야 된다는 것을요. 부정적인 감정엔 본능적으로 쉬이 자극 받으면서, 긍정적인 감정을 인지하는데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편안함이라 자극적이지 않다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한때 모닝감사일기가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감사일기를 매일매일 쓰는게 그렇게 고충일 수 없더라구요. 왠만한 것들에 감사의 테그를 붙였으나, 매일 새로운 감사를 쥐어 짜내려니 감사하는 마음도 우러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굳이 새로운 "감사거리"가 필요했던 걸까요? 그렇지 않잖아요. 늘 똑같은 패턴의 반복일지라도, 똑같은 패턴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인내도 소소하게 기쁨을 누리게 하는데 한 몫합니다.


그는 여유가 있습니다. 세상을 평화롭게 바라보는 여유 말이죠. 그래서 소소한 기쁨이라도 충족할 줄 알며 연약한 인간을 품을 줄도 압니다. 소소해서 불평불만 많이 했던 태도를 반성합니다. 소소함이 일상의 기쁨이 될 수 있다는 걸, 로스 게이는 알려줍니다.


그는 오해없이 의미를 전달해주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 보여집니다. 그의 글을에 몰입하다보면 tmi 정보가 흐름을 막긴합니다. 유유자적 흘러가는 글을 선호하는 편인데 글의 맥이 끊기는 느낌이 들어서 이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긴 했습니다. 허나, 읽다보니 이 또한 그의 배려라고 여겨지더라구요. 그가 경험하는 모든 일상을 세부적으로 공유하고 싶어하는 마음과 오해없이 뜻을 전달하고 싶어하는 마음, 모두 전달되는 것 같았거든요. 로스 게이는 섬세하고 따뜻하며 배려심이 깊은 시인이자 에세이시트입니다.


>> 문장수집


p. 42-43 수전 손택은 어딘가에서 이런 말을 했다. 글쓰기의 속도를 높여주는 기술보다 늦추어 주는 기술이 우리가 사용해야 하는 기술이라고. 분명 수전 본인도 해당되었을 '손으로 쓰는 사람'이라는 주제에 관한 논문이었던 것 같다. (중략) 나의 경우에누 딱히 어떤 논문은 없지만, 손으로 써 온 것, 특히 이 짧은 에세이들을 손으로 쓴 것이 놀랍고도 완벽한 기쁨이었다는 걸 일러두고 싶다.

p. 78-79 가장 최근에 커피를 잔 받침 없이 받아 드는 즐거운 경험을 한 곳은 한 에스프레소 카페였는데, 그곳을 좋아하는 건 그들이 만드는 질 좋은 커피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바리스타의 호기심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커피를 탐닉하는 동안 내 얼굴을 자세히 관찰한 사람. "잔 받침 없이 맞죠? 여기 있습니다." 한 번 갔을 뿐인데 그는 나의 기호를 바로 알아차렸다. 그 사람은 정말 최고다.


p. 106 보편적 he가-마술처럼 그의 책에서 모든 가상의 독자와 저자를 남성으로 바꾸어놓으며-만들어내는 남성 중심적 사고, 남성 지배적 사고 혹은 남성 이외에는 지워거리는 사고를 인정하기보다는 그 언어의 마술적 측면을 인정하잦 실제로 언어가 어떻게 상상을 부추기고, 상상이 어떻게 언어를 부추기는지를, 사실 그건 마술 축에도 안든다-그냥 언어에 뭔가를 강요하기보다는 언어를 떠밀고, 언어와 춤을 추자. 그래서 언어가 대명사들과 젠더들, 잠재적 세계의 다양성을 표현하게 하자. 더 나아가 저자의 사고에 담긴 어려움과 풍성함, 사랑스러움을 담아내고 표현할 수 있도록 그 언어를 활용하자.


p. 128 단순한 관찰은 기쁨이 될 자격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지만, 가끔은 그저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p.145-146 짜증은 항상 짜증난 상태에서 비롯된다고 말하면 여러분의 격을 떨어뜨리는 것 같고, 그래서 내가 짜증에 인격을 부여해 내 몸 안에 살 게 한 것이다. 아마 녀석에게 불을 지피는 건 응답받지 못한 감정, 자제력을 잃은 감정안 것이다. 또 가끔 탈수나 허기, 수면 부족일 것이다. 불쌍한 녀석.


p. 173 내가 무언가에 한눈을 팔다가 찾아낸 기쁨, 여전히 그런 식으로 찾고 있는 기쁨(티셔츠 문구 아이디어:기쁨과의 외도)의 특징 중에는 발견하는 느낌이 있다. 한 사람이 무언가, 아마 물질적으로, 영적으로, 혹은 초자연적으로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것을 찾아냈다는 느낌, 드러냈다는 느낌 말이다. 기쁨은 어쩌면 무언가를 가리키는 우주의 거대한 손가락 같은 것일지 모른다. 아니, 기쁘믄 우주의 거대한 손가락이 무언가를 가리킨 뒤, 그 무언가(중략)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가까울 것이다. 오호! 아니면 우아, 저거야!


p. 184 좋은 날이다. 우리가 목격하는 유쾌한 것들이 마치 영적인 낭송처럼 들리고, 적어도 좋은 소설의 제목처럼 들리는 날. 혹시 모르지, 나쁜 소설의 제목일지도.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지금이 졸업 시즌이라 내가 일하는 대학교 캠퍼스에 학사모와 가운 차림으로 분주히 걸어 다니는 이들, 분수와 시계탑, 교정의 숲에서 포즈를 취학 있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학교를 상징하는 색의 튤립이 하늘거리는 곳 옆에도 그들이 있다. 정말 농담이 아니다.


p.224 숲이지만 어딘가 교회 복도 같은 느낌도 드는 포포 숲에서의 기쁨은 열매 찾는 법을 배우는 데에 있다. 열매들은 오밀조밀 모인 형태로, 주로 약간 높은 나무 위에 있다. 그래서 가리키는 행위, 특히 혼자가 아닐 때에는 더더욱, 최소한 작은 축복이라고 할 만한 우리 인간의 능력을 쓰게 만든다. 개가 있는 방향으로 포도를 던지고 가리켰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을 때, 며칠 뒤 아기에게 보라며 새 한 마리를 가리켰는데 여전히 같은 결과일 때 깨닫게 되는 능력 말이다.

p. 232 이 모든 사례가 뚜렷이 알려준다. 별종이라는 건 종종 원기 왕성하거나 열정적이라는 뜻도 된다는 건. 이 두 가지 특징 모두 위축되어 있거나 상처받기 쉬운 상태일 때 우리 안에 창피함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다시 한 번 자기 안에 숨에 있는 별종으로서의 모습에 대해 스스로가 느끼는 두려움에 주목하게 한다는 것을.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그 아이의 끝내주는 문워크를 보았을 때 어떤 감정이 들었는데, 그때는 그걸 창피함으로 여겼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화를 한다는 것 - 소통의 시대에 느림의 철학자 피에르 쌍소가 전하는 “진정한 대화”와 “대화의 행복”
피에르 쌍소 지음, 이진희 옮김 / 드림셀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 <대화>를 주제로 다른 책 《대화를 한다는 것》을 담아봤습니다. 기질적으로 말하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원만한 소통을 위한 대화법, 대화방식과 태도에 대해서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대화가 단순히 입만 열면 말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닌 연구와 통찰력이 필요한, 마음과 감정이상으로 심오한 주제이기에, 이를 세심하게 다룬 책을 들여다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책 《대화를 한다는 것》 은 댄스 수업이 끝난 뒤 여전히 우아한 발걸음으로 교실을 나가는 학생들처럼 대화를 마친 후에도 좋은 태도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설령 아무런 이득을 얻지 못해도 화합의 행복을 느끼며 떠나는 길을 안내한다. 저자는 무례함과 신랄함, 자연스러움과 어느 정도의 순진함이 어우러진 대화가 성공적이라고 말한다. (중략) -동물행동학자 최재천의 추천사 中


최재천 교수의 말에 매료된 1인으로, 그가 추천하는 책을 고민도 없이 선택하게 되었죠. 그의 추천사를 보면서 책의 내용을 대략적으로 가늠해보았습니다. '설령 아무런 이득을 얻지 못해도 화합의 행복을 느끼며'라는 표현이 찰떡이라는 걸, 이 책의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 피에르 쌍소 철학자에 대하여



'느림의 철학자'로 알려진 피에르 쌍소. 그는 삶과 환경에 조화를 이루는 삶의 자세를 다룬 여러 에세이를 통해서 '느리게 사는 삶'에 대한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발췌 : 책날개)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입니다. <느림>에 관한 주제 중 하나로 <대화>를 선택했고, 대화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책 한 권에 담았습니다.



>> 구성 및 내용



<대화>를 주제로, 성공적인 대화, 침묵, 수다, 투쟁, 신과의 대화, 문학작품과의 대화, 재담, 협상, 토론, 음식과 대화 등 말과 관련한 사교와 사회 그리고 영적 사유와 문학작품 속에서 소통하고 교류하며 대화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찾아가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감상평


나는 성공적인 대화라면 유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우 엄숙한 상황에서 격조 높은 어투로 주고받는 대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으리라. 이런 대화에서 내뱉어진 단어들은 각각 정확하게 정해진 자리가 있다. 대화는 필요에 따라 흘러간다. p. 23

한때 대화를 잘 하려면 대화 속 기세를 제대로 잡아야 된다며 허세를 부렸습니다. 이를테면 미사어구를 쓰면서 많이 아는 사람인척하며, 강한 면모를 보이며 목소리를 크게 내야만 대화를 잘 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허나, 안하무인 대화방식은 사람들과 점점 멀어지도록 했으며 심지어 갈등 상화에 이르게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잘못 알고 있는 대화방식은 독재자들이나 하는 강압적인 방식이였습니다. 대화가 아녔지요. 그냥 일방적으로 상대방을 찍어 누르는 대화법이였습니다. 지금 그때 힘들어간 대화방식을 생각하니 어딘가로 숨어버리고 싶습니다.

허세 가득하고 쎈척하는 대화방식은 타인과 소통을 오히려 단절시켰다는 걸, 스스로 체감도 했지만 피에르 쌍소의 《대화를 한다는 것》을 통해서 세밀하게 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잘못된 대화방식은 유쾌함도 결여된, 대화도 아닌 일방통보식이였던 겁니다. 사람들에게 관심받고 싶은 욕구가 강해서 내용도 의미도 없이 그냥 멋져보이기만 하고 싶었던 마음이 컷던 거죠. 거기에 공감능력도 완전 제로! 말하는 제 자신에게 푹 빠져 있어서 저의 이야기를 듣는 타인의 입장과 감정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어요. 요즘에서야 혼잣말이 지속되면 멈추는 완급조절력이 생겼으나 소싯적엔 무조건 마이웨이. 그때를 상기할수록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피에르 쌍소는 대화는 그저 타인과 주거니 받거니 하는 소통의 과정이나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나는 대화가 나를 놀라게 하기를, 내가 길을 잃게 되더라도 나를 낯선 땅으로 데리고 가기를, 감히 아무것도 털어놓을 수 없는 집단치료와는 다른 형태로 나 자신을 발견하게 도와주기를 바란다. 대화가 이런 '특별함'이 없다면, 이러한 위험 신호가 없다면, 낯선 곳으로 향하는 궤도에 나를 올려놓지 못한다면, 내 일상이 가장 먼 경계를 탐험하는 경험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나는 만족하지 못한다. p. 40

대화는 타인이 존재해야만 가능한 것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인지하는 것입니다. 대화는 자신과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합니다.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은 미지의 여정이나 다름없지요. 그 여정 속에서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와 가치를 깨닫게 됩니다. 대화는 자신과 가까워지게 합니다.

중요한 것은 '존재'라는 단어다. 이미지나 역설, 또는 경쾌한 문장을 한순간 터뜨려 발산하려면 우리들 사이에, 우리가 주고받는 말들 사이에 우리를 놀라게 하는 무언가가 존재해야 한다. 가끔은 우리가 서로에게, 혹은 자기 자신에게마저도 부재할 때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조금 겸손하게 말하자면, 우리가 주용히 경청하지 않는다면 그 무언가의 '존재'는 그 자체 넘어 전달되지 못할 것이다. p. 41

자신과의 대화에서 가만히 경청하며 자신의 존재를 인지하고, 또한 타인의 말에 경청하며 그 속의 의미를 찾아가며 서로가 조화를 이루는 것, 이는 대화를 통해서 깨닫게 됩니다. 대화는 소통의 수단이 아닌, 존재의 본질과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하여, 대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이 깃든, 엄연히 정신수양과도 같은 고차원적인 행위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대화에 대한 공부도 마음공부 못지 않게 몰입해야 합니다.

저자는 일상 대화만 두고 심오하게 분석하지 않습니다. 일상 대화를 비롯한 투쟁, 협상, 토론, 신 혹은 음식과의 대화가 깃든 모든 관점에서 대화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그에 대한 혜안을 제시합니다. 어떻게 <대화>라는 두 음절의 단어를 두고 이렇게 세부적으로 분석해서 글로 풀어낼 수 있는 걸까요? 느림의 철학을 지향하는 그이기에, 사소한 것에서부터 면밀히 관찰하여 그는 고민하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유쾌함과 진지함, 그리고 경청의 조화와 균형이 잘 이루어진 대화는 자신을 비롯하여 타인, 사회, 세상, 인류 그리고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게 하는 원천이 될 수 있겠다는 교훈까지 더해져서, 이 책에 깊이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다만, 번역서이기도 하고, 철학자 특유의 사색 방식과 묘사 방식이 조금은 이질적으로 느껴지긴 합니다. 이해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어요. 차원이 혜석과 혜안을 대중적인 필력으로 쓰여졌다기보단, 저자만의 독특함이 더 가미되어, 가보지 못한 세상에 들어간 기분이 들긴합니다. 그것이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계속 들여가보게 되요!!



>> 문장수집


p. 24-25 엄중함이나 유쾌함 외에도 대화를 분류하는 기준이 존재한다. 바로 정신에 관한 것이다. 왜냐하면 대화는 영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독일의 본질 철학에서 정신이라는 단어는 대문자로 시작한다. 정신은 세상을 지배한다. 정신은 정신을 원동력으로 삼아 진행되는 역사적 과정을 통해 실현되며, 그 겨로가로 세상 속에서 온전히 구현되다. 우리에게 있어 정신은 오히려 생기 넘치는 존재이며, 결코 가만히 머물러 있지 않고 사건이나 타이의 말에 끊임없이 반응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대화할 때 정신은 활기를 되찾고 놀라운 개방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온전한 자의식이 형성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p. 71-72 말은 어떻게 보면 도시나 바다, 또는 예술품처럼 개인의 소유물이 아닌 공공재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는 수다쟁이가 대화 중에 말을 가로챈다고 원망한다. 말을 독점하는 수다쟁이는 모두에게 속한 재화를 되돌려줄 줄 모르는 도둑이자 무뢰배다.

p. 74 대화도 모든 진실하 교류와 마찬가지로 상호성이 필요하다. 그런데 수다는 불균형을 이룬다. 진실한 대화는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고 감정을 용솟음치게 하지만 수다는 지겨운 되풀이마 계속될 뿐이다. 수다쟁이가 같은 말로 되풀이 하지 않는다면 철학자 디드로처럼 천재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의 공연과 재주를 즐길 것이다.


p. 121 우리는 개성이 있는 사람,인생의 굴곡을 경험한 사람, 자부심이 뿜어져 나오는 사람우 이야기를 듣기를 원한다. 그러나 우리는 평범한 화자가 하는 빛바랜 말, 차마 들어주지 못할 정도로 형편없는 말,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대체가능한 말을 꾹꾹 참아가며 듣는다.

p. 134-135 언어도 마찬가지다. 자체적으로 효율성과 힘을 취하고, 대화에 고결함과 가치를 부여하는 언어 말이다. 앞으로 나는 정서적 삶에서 이루어지는 언어적 교류에 대해서는 덜 너그러워져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잠재적 대화 형태와 같은 경멸적인 언행을 하지 않을 것이다.

p. 137-138 대화가 잃지 말아야 하는 기본적인 특징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대화가 특정한 어조를 유지하며 하는 언어 훈련이라는 점이다. 이때 언어누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다. 언어 훈련을 하더라도 감정은 배제하지 않아야 한다. 감정은 우리의 정신을 고취시키고, 내뱉는 문장에 색을 입히고 열정을 붙어넣는다. 그러나 감정이 우리를 떨게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울음과 비정거림, 추임새에 특혜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p. 179 나의 스승들은 문학은 수세기에 걸쳐 펼쳐지는 끊이지 않는 대화라고 말했다. 몽테뉴는 스토아학파 철학자들과 대화를 나눴고, 파스칼은 몽테뉴와,볼테르는 파스칼과 대화한다. 나는 그들의 대화에 특별히 초대된 영광을 누리며 그들을 지켜보고 탄복한다. 그들 대부분은 세상에서 사라졌으니 이제 마음껏 대화를 나눌 수 있으리라. (중략) 그들은 이제 실질적인 경쟁자가 아니기 때문에 서로 발톱을 드러낼 필요도 없었고 유명인으로서의 허세도 부리지 않으리다.


p. 187 매력적인 재담가는 본능적으로 우리의 공감을 자극한다. 그는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모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그는 사람들의 관심을 독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을 서로에게 상냥하게 대하도록 만든다. 재담가는 우리의 감탄을 지나치게 강요하지 않는다. 마지막 말이 끝나면 그는 자기가 만든 유쾌한 분위기에서 물러날 것이다. 이런 화자의 말을 들을 때는 지루함을 느껴 본 적이 없다.


p. 261-262 대화를 끝내는 것은 우리를 괴롭히는 관계를 끊어내는 것처럼 힘든 일이다. 우리는 끝내고 싶은 마음을 비칠 수 있도록 침묵의 순간을 기다린다. 그렇지만 그 순간은 우리가 입을 떼기도 전에 다른 말로 채워지고 만다. 우리는 연극이나 연설을 완벽하게 끝맺는 것처럼 아름다운 결말을 꿈꾼다.

p. 304-305 인간이 비록 본능을 통제하기 위해 노력하기는 했지만 영적 훈련과 반대로 대화와 사교적인 삶은 천성과 재능의 발현을 예찬한다. 그러니까 '삶의 기술'이라는 것은 작품이 아니라 인간 그 자체다. 다시 말해 있는 그대로 조화로운 모습을 본떠서 조각 작품을 만들 만한 가치가 있는 인간이라는 것이다. '완벽'을 추구하는 인간의 성향은 고대인들이 기독교 정통을 뛰어넘어 물려준 정신적 유산이기도 하다. 완벽의 추구에는 자아도취와 혼동하지만 않는다면 정당한 자부심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심미적 완벽은 보이는 것에 전적으로 달렸으며 행동, 외모뿐만 아니라 우아한 언행을 통해 드러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의 자존감 공부 - 천 번을 미안해도 나는 엄마다, 2025 최신 개정증보판 김미경의 인생 수업 2
김미경 지음 / 어웨이크(AWAKE)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아이가 아가아가할땐 먹이고 재우면서 안정적인 애착관계에 주력했다면 만5세가 되면서 아이의 마음과 정서에 몰입하면서 아이의 자존감을 키우는데 집중하지만 아이의 마음과 정서의 영역은 의외로 힘겹습니다. 아이는 엄마의 소유물이 아닌 엄연히 독립된 존재여서 엄마의 마음과 정서는 일치할 수 없습니다. 정신과 신체적 거릴 두면서 객관적으로 아일 관찰해야만 아이의 진짜 속마음을 알 수 있거든요. 그런데 아일 잘 키우고 싶은 엄마의바람은 끝이 없습니다. 잘 키우고 못 키우는 이분법적인 기준에 휘둘리지 않으면 엄마의 자존감도 키워져야 합니다. 엄마로서 자존감을 키우고 싶어서 김미경 강사의 《엄마의 자존감 공부》를 읽어봤습니다.




2017년 초판이 발행되고 2025년 <김미경의 인생수업> 시리즈로 개정증보판으로 재출간 되었습니다."엄마"라는 주제로된 김미경 강사의 책을 여러권 읽을 때마다 가슴에 잠들고 있는 열정에 불을 지핀 기억이 있습니다. 잠들고 있던 의식이 깨어난 듯한 신선한 경험이였기에, 엄마생활 6년차를 향하는 순간에 《엄마의 자존감 공부》는 엄마와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한 삶에 자양분이 되어주었습니다. 따사로움과 생기가 전해지는 책표지에서 편안한 안정감이 들고 뭔가 해내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 것 같습니다. 이 느낌은 생생하게 제대로 느끼고파서 책장을 얼른 펼쳤습니다.




>> 작가 김미경 강사에 대하여




김미경 강사를 처음 텔레비전 매체로 만났을 땐 친숙한 동네 이모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녀의 첫 인상은 수다를 떠는 듯한 편안하고 구수한 톤으로 강의를 하는, 딱딱한 강의 스타일을 깨부순 장보인이기도 합니다. '어쩜, 강의를 저렇게 친숙하고 맛깔스럽게 할까, 빠져드네'라며 일상을 살아가며 한계를 느낄 때마가 그녀를 계속 찾았습니다. 김미경 강사가 강의한지는 거의 30년! 그녀의 강의에는 늘 굴곡이 있었습니다. 그럴때마다 여느 인기 강사처럼 한몰가는 강사로만 생각했으나, 그녀는 굴곡과 맞장뜨면서 굴곡을 극복하고 한층더 성숙된 모습으로 우리와 마주했습니다. 인기에만 연연하는 강사가 아니라, 자신과 강의에 온 책임을 다하는 분이라서 그녀를 꾸준히 믿고 따르게 되었고, 지금 그녀는 이 시대의 여러 지성인 중에 존경하는 분이기도 합니다. 특히 엄마로, 여자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말이죠!



>> 구성 및 내용



이 책은 아이의 탄생을 이해한다는 것/사춘기 엄마로 사는 법/엄마의 인생 해석법이 아이를 키운다/엄마가 된다는 건 기회다/자존감 있는 엄마로 똑똑하게 사는 법, 총 5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17년 기존의 내용에서 'AI 시대를 준비하는 자세'와 '7세 고시 이슈'에 대하여 부모의 입장에서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내용(p. 9)을 추가적으로 담았습니다.




>> 감상평


어느덧 만 5세가 된 아이는, 타인을 조망하면서 자신을 비교하기 시작했습니다. '00이는 한글을 잘 읽어. 00이는 친구들이랑 잘 어울려. 00이는 그림도 잘그리더라, 그런데 나는 한글도 못 읽고, 단짝도 없고 그림도 잘 못그려. 뿌앵' 하는 아이와 자주 마주합니다. 어떤 말로 아이의 가치와 잠재력을 깨워줄지 몰라서 머리가 멍해질때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미숙해보이는 내 아이가 안쓰럽고 속상한 아이의 감정에 쉽게 이입되서 걱정과 불안에 휩싸이기 때문입니다. 언제까지고 내 품의 자식인 줄만 알았는데, 이젠 사회가 바라는 자신을 마주하게 되면서 주변 친구들의 장점이 더 부각되서 아이는 자신과 친구를 비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속에서 아이는 친구들과 비교되는 자신을 보고 절망하고 좌절하는 일이 점차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올 것이 왔구나. 아이 스스로 경험하고 느끼고 깨달아야 할 시기가.'


우리나라 나이로 아이는 6세. 세상이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아이의 성장속도도 기대이상으로 빨라서 너무 당황스럽거든요. 제가 6살땐, 단답형으로 말하는게 고작이였으나, 요즘 세대 아이들은 아는만큼 말로 술술 풀어낼 만큼 영리합니다. 아이들이 똑똑해진 만큼 부모의 기대치는 옛날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 너무나 바쁩니다. 좋아진 머리만큼 사교육의 세계에서 살아남느라 말이죠. 오죽하면 7세고시라는 잔인한 사교육 표현이 나왔겠어요. 여전히 부모는 아이들이 엘리트 코스를 밝고 고소득의 전문직으로 자리잡길 바라고 있습니다. 거기에 부모 자신을 희생하며 아이에게 꿈을 몰아주느라 바쁘게들 살아가죠. 허나, 인생 전체로 보면 과연 고소득 전문직이 아이의 인생을 완벽하게 자리잡게 해주는 걸까요?


요즘 별처럼 빛나도록 성공하는 영앤리치가 많아졌지만 어떤 친구들은 성공을 감당 못해서 안타까운 선택을 한다는 소식, 심심치않게 들리고 있습니다. 건강하게 부와 성공을 누리거나, 자기답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내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김미경 강사가 꾸준히 언급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자존감과 인생 해석법이요! 인생 전체를 보면 성공보단 실패의 비율이 더 높습니다. 실패로 인한 좌절감, 패배감, 실패감, 우울과 무기력 등, 의외로 부정적인 것들에 허우적대고 이를 극복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로 나뉘어집니다. 단순히 성공만을 바라보는 허덕이는 사람들은 성공한 다음엔 바로 힘을 빼버립니다. 성공을 누리지 못하고 무너지는 사람들, 너무나 많이 존재합니다. 성공하더라도 유유자적 즐기거나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분수껏 지금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존감이 높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관점 전환력도 상당하고, 해석을 긍정적으로 하면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압니다.


그렇다면 내 아일 자존감이 강한 아이로 성장하길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엄마부터 내 아일 내 아이답게 바라봐주고 아이가 한계에 부딪혀서 절망해서 무너졌을 때 같이 바닥에 앉아서 머리와 마음을 맞대는 동반자가 되어주는 겁니다. 옆집 아이와 내 아일 비교하고 더 잘하라고 채찍질 한다는 건, 내 아이가 세상의 기준에서 멀어질까봐 불안해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거거든요.

아이들이 성장하다 보면 반드시 운명적으로 지나야 하는 힘든 시간이 있다. 이건 피할 수도 없고 단축하기도 힘들다. 그냥 그 시간을 살아야 한 다음 시간에 당도할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은 그때를 아이들보다 더 힘들어한다. 물론 그건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사랑이 때로는 책망 또는 포기로 이어진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 순간에 단 한가지가 필요하다. 바로 '너는 참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무언의 믿음과 지지다. 자신도 자신을 믿지 못하는 순간, 누군가 너는 문제없다고 말해줘야 한다면, 그건 당연히 부모여야 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건 엄마다. 세상 모두가 등져도 엄마만은 믿어줘야 한다. p. 115


엄마의 가르침이라는 명목으로 행해지는 많은 것들이 아이들에게는 '지적 폭력'이 되기도 한다. 엄마의 얄팍한 지식으로 아이의 인정 욕구에 상처를 내는 지적 폭력. 그것은 아이에게 더 이상 충고가 아니라 조롱일 뿐이다. p. 122


내 아일 아이답게 바라봐주고 비교하지 않는 엄마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엄마도 틈나는대로 엄마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엄마의 길을 찾아나서는 겁니다. 엄마도 아이로부터 독립할 날을 기다리며 자신을 갈고 닦는데 시간을 쓴다면, 아이도 엄마도 자연스럽게 각자의 길을 독립적으로 나아갈 수 있거든요. 엄마도 공부해야되요. 자존감 공부를 말이죠. 무슨 공부를 해야되냐고요? 일단 자신이 평소에 관심있는 분야에 발을 담궈보는 겁니다. 이를테면 심리에 관심이 많았다면 심리학 관련 책과 자료를 섭렵해보거나,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다면 SNS에 글을 써보는 것입니다. 아주 소소하게 성취하는 습관을 가져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른이 되어서도 바라던 이상이 쉽게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건, 원대한 목표와 거창한 결과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한번에 잘되기 바라는 도박수도 포함되어 있죠. 그러나, 그렇게는 얻어지는 성공적인 결과는 거품과도 같아서 금방 허물어지기 마련입니다. 단단한 초석을 다루기 위해서 소소하게 실천하고 꾸준히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렇게 엄마가 공부하고 길을 닦아가다보면 아이가 좌절했을 때 엄마는 아이에게 지혜를 줄 수 있습니다. 엄마로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나면 아이에게 전수해줄 삶의 지혜가 생겨나는 법이거든요. 엄마가 공부한만큼 아이들에게 마음을 울리는 조언을 해줄 수 있습니다. 지적 폭력 대신에 말이죠. 엄마는 자존감 공부를 통해서 세상과 삶을 넓게 보는 혜안을 가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서 아이의 성장도 너그럽게 바라보는 여유도 같이 생겨나는 법입니다. 이것이 엄마가 자존감을 공부해야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엄마는 아이보다 나이를 더 먹어서 든든한 게 아니다. 아이보다 두둑한 자존감 나이를 먹어서 든든한 것이다. 든든한 엄마를 둔 자녀와 빈약한 엄마를 둔 자녀는 어렸을 때부터 삶을 대하는 기본자세가 다르다. 아이가 매사 자신감이 없고 무기력하다면 엄마인 나의 자존감 나이를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나 자존감 나이는 과연 몇 살인가?' p. 227

《엄마의 자존감 공부》는 김미경 강사가 일하면서 세 아일 키웠던 삶을 반영하여 쓴 책입니다. 김미경 강사는 부족했던 엄마 시절을 과감하게 털어놓으며 자신이 자존감이 단단한 엄마로 성장하기까지 내용을 이 책 한권에 담았습니다. 아일 잘 양육해서 좋은 대학으로 입학시키고, 고소득 전문직/대기업으로 입사시키는 쪽으로 연결시키지 않고, 한 인간으로서 자기답게 인생의 굴곡을 서핑하듯 유연하게 아이들이 인생을 살아갈수 있도록 자존감을 다지는 방법을 담은 육아서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아이 키우기가 편해집니다. 뭔가 하나를 더 주입시키려는 조급증이 사라집니다. 아일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따뜻하게 품을 여유가 생겨납니다. 그래서 엄마들에게도 자존감을 다지는게 중요한것 같습니다.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조급하고 불안하게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랍니다. 읽고나면 힘주면서 아일 키우던 습관에서 힘을 뺀 육아로 자리잡을 수 있거든요.


>> 문장수집


p. 68-69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생명을 키우는 일이지만 20년 만에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아이는 부모에게 성과를 주려고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나랑 살기 위해 온 소중한 사람이다. 살다 보면 저절로 아이가 꽃피는 시기가 오고, 그때 옆에서 같이 기뻐해주고 안아주는 게 엄마다.


p. 69-70 어렸을 때는 나도 자녀의 교육의 90퍼센트가 스무 살에 끝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키워보니 그게 아니다. 스무 살까지 엄마가 처리하는 '학교변수'는 스무 살 이후의 '인생변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아이들이 커서 학교를 졸업하고 자기 꿈을 펼쳐나갈 때 진짜 엄마 노릇이 필요하다. 인생 선배로서 같이 상의하고 도와주고 공감해주는, 그런 과정이 자녀들에게 큰 힘이 된다. 동시에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른다.


p. 88 '내 꿈은 뭐지? 대학은 꼭 가야 하나? 나는 왜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하지? 내가 이 집에서 꼭 살아야 할까?' 한 인간으로서 처음으로 내가 누군지, 왜 살아야 하는지,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탐구하는 '정신적 빅뱅'이 일어난 것이다. 사춘기란 이렇듯 내가 어떤 인간인지를 밝혀내려는 욕구가 분출하는 시기다.

p. 115 아이들이 성장하다 보면 반드시 운명적으로 지나야 하는 힘든 시간이 있다. 이건 피할 수도 없고 단축하기도 힘들다. 그냥 그 시간을 살아야 다음 시간에 당도할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은 그때를 아이들보다 더 힘들어한다. 물론 그건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사랑이 때로는 책망 또는 포기로 이어진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 순간에 단 한 가지가 필요하다. 바로 '너는 참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무언의 믿음과 지지다. 자신도 자신을 믿지 못하는 순간, 누군가 너는 문제없다고 말해줘야 한다면, 그건 당연히 부모여야 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건 엄마다. 세상 모두가 등져도 엄마만은 믿어줘야 한다.

p. 123 모든 엄마는 완벽할 수 없다. 잘한 판단조차도 아이에게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 사랑으로 행한 일이 아이에게는 압력 행사가 되기도 한다. 무심코 던진 말이 아이에겐 평생 잊지 못하는 조롱이 되기도 한다. 처음 해보는 엄마 노릇이니 잘한 것 반, 망치는 것 반이다. 그럴수록 언젠가 기회를 만들어 한 번은 세세히 되짚어봐야 한다. 아이들 마음속에 있는 '엄마 잘못 리스트'를 차분히 읽어 내려가봐야 한다. 그것이 잘못이었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회개를 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직접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의 마음속 상처난 부위가 치유되고, 고장 난 부분이 바로잡아진다.

p. 149-150 성장하는 아이들은 매일 겪는 문제가 다 새롭다. 처음 만나는 새로운 고민, 꿈, 욕망을 처리하느라 무지 바쁘다. 매일같이 할 일은 너무 많은데 문 앞에서 서성이는 엄마까지 신경 쓰는 건 아이에게 너무 고달프고 버거운 일이다. 자녀가 크면서 내 시간, 내 공간, 내 생각을 갖고 싶어 하는 건 잘 크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니 불안해하거나 서운해 말자. 내가 손을 대면 더 잘될 거라는 망상도 말자. 모든 아이는 커가면서 혼자 넘어지고 혼자 일어ㅓ고 또 한자서 스스로 해내야만 하는 과정을 거치게 돼 있다.


p. 165 세상의 모든 도전은 늘 반절의 성공과 반절의 실패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의 도전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50퍼센트이상이다. 그런데 사회는 성공한 사람에게만 관심을 보일 뿐, 실패한 사람을 아무도 보듬어주지 않는다. 따뜻하게 위로받을 곳도, 배울 점을 친절히 알려주는 사람도 ,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걸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오직 부모뿐이다.


p. 181 다른 것은 들락날락거리며 하다가 말길래, 애가 워체 끈기가 없나 했더니 그게 아니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만나니 아이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고생을 감내한다. 스스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노동이라는 고통도 스스로 안고 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하고 싶을 때 하고 싶다고 말할 자유, 하기 싫을 때 왜 하기 싫은지 말할 수 있는 솔직함,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만나도 너무 힘들 때는 고생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엄마에 대한 믿음. 이런 것들이 아이들의 꿈의 여정에 꼭 필요하다. 엄마가 자신을 협상 대상으로 인정해줘야 아이도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


p. 196 아이는 키 대신 '부피'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나도 아이를 셋이나 키우면서 나중에야 알았다. 키가 자리지 않는 시간에는 부피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옆으로 삐죽이 내보이면서 부피를 키워가는 것도 아주 특별한 재능이라는 것을. 게다가 자연법칙상 수직으로 웃자란 아이일수록 결국은 꽃대가 빨리 올라오는 결과를 가져온다. 진짜 공부하는 재미, 가장 중요한 삶에 대한 흥미를 잃어 버리기 쉽다. 이렇게 사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더 재미있고 행복하게 사는지 찾지 않게 된다.


p. 265 젊은 엄마들은 엄청 서럽다. 나도 남들처럼 애 봐주는 사람만 있으면 정말 잘할 수 있을 텐데, 훨훨 날아다닐텐데…라고 한탄하다 결국 그마저도 포기하는 엄마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면 꿈을 축소했다는 건 잠시 내꿈의 시간을 아이와 나누어 쓰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소중한 시간을 결코 사라지는 게 아니다. 힘들어도 몇 년감 아이를 잘 키우고 아이와 시간을 나눠 쓰면 결국엔 시간을 벌게 된다. 어렸을 때 정성스레 키운 만큼 나중에 스스로 자기 길을 잘 가면 엄마가 손댈 게 별로 없다. 그리고 어차피 아이가 엄마를 찾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 애가 크면 클수록 시간은 점차 나한테 넘어오고 그 시간을 온전히 쓸 수 었는 때가 곧 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어령의 말 2 - 나를 떠난 글이 당신 안에서 거듭나기를 이어령의 말 2
이어령 지음 / 세계사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심리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는 육아맘이기도 합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내담자들에게 했던 말만 반복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그 사람이 쓰는 언어는 그 사람의 세계라는 말을 있습니다.

활용하는 언어가 제한적이면 그 사람의 세계 또한 제한적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처럼 언어 또한 그러한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이 사실을 깊이 인정하며 언어와 표현의 영역을 확장하고픈 욕구가 생겨나서 《이어령의 말 2》를 읽어봤습니다.


책을 좋아하지 않았던 시기엔 지성인들이 존재하는 줄도 몰랐고 지성인들이 험악했던 세상을 유연하게 만들어온 존재였는지도 몰랐어요.


유혈로 얼룩졌던 무자비한 과거를 지성으로 무혈로 개척하기까지 지성인들의 사색과 투쟁이 없었다면 평화로운 현재를 만나기 힘들었을 겁니다.


이 사실을 책을 통해, 지성인들을 만나서야 알게 되었어요. 지성인들의 통찰력과 혜안에 엄청난 힘이 있다는 걸 알기에 이젠 그들을 추종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한분이 국문학자이자 대한민국 언론인이였던 이어령 교수입니다.


《이어령의 말1》에 이어서 《이어령의 말2》가 나았습니다. 이어령 교수는 작고하셨지만 그럼에도 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책 표지에선 여전히 그의 생명력이 전해집니다.


>> 작가 이어령 교수에 대하여





이어령 교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언론인이자 언어의 마술사에 버금가는 국문학자입니다. 그가 생전에 출간한 저서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사실 제대로 읽어보진 않았지만 뜨문뜨문 그의 글을 읽어오긴 했습니다. 짧은 글귀여도 관점이 전환되거나 확장되며 새로운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세상의 진리를 다 알려준다는 느낌보단 탐구하게 만드는 동기를 자극해서 꾸준히 탐구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그의 글에는 말이죠. 책 뒤쪽 날개를 보면 그의 이력이 나와 있습니다. 지성인으로 한 생을 살아간 그의 흔적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 구성 및 내용




《이어령의 말1》에 이어서 《이어령의 말2》이 출간되서, 목차를 보면 10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감성/지성/자연/문화/물질/정신/일상/상상/생명으로 총 9 챕터로 구성되어 있어요. 인간 존재가치와 자연, 그리고 지성을 넘나드는 주제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다루고 있는 주제가 세부적인 듯하나 광범위합니다.




각 챕터별 주제에 맞는 어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휘에 맞는 글귀가 담겨져 있습니다. 어휘와 글귀는 이어령 교수의 저서에서 발췌한 내용들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어휘와 그렇지 않은 어휘가 섞여 있습니다. 익숙한 어휘여도 관점을 확장한 글귀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이 어휘가 이렇게 표현된다고? 이런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고 덩달아 감탄하게 됩니다. 창의력과 상상력이 더해진 국어사진같은 느낌이 듭니다.





>> 감상평



블로그 리뷰러로 활동하지만 심리상담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육아맘입니다. 블로그에 글을 쓸 때나 상담을 할 때 제가 쓰는 표현이 거기서 거기라는, 한계를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어휘력을 늘려보려고 노력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어휘력이 늘고 있는지 인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허나, 꾸준히 들여다보고 읽고 쓰기를 반복하다보면 언제부턴가 어휘력이 풍부해질 것이란 확신도 듭니다. 확신이 들기까지, 노력을 멈춰서는 안되겠죠. 이에 힘을 실어주는 책이 《이어령의 말2》입니다. 이어령 교수의 어휘력 모음집입니다.


책을 그냥 후루룩 넘겨볼 땐, '뭐야, 그냥 단어만 조합해 놓은 거잖아?'라는 작잖은 실망감을 비추긴 했으나, 막상 어휘 하나와 그 아래 글귀를 읽고선 감탄을 하게 되었으며, 이어령 교수의 어떤 저서에 담겼던 글인지 찾아보게 되더라구요. 마주한 어휘의 전후 맥락이 너무 궁금해져서 말이죠.


이어령 교수는 국문학자여서 국어만 다루는 줄 알았죠. 하지만 언론인이기도 해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호기심이 상당하셨다고 합니다. 인간의 존엄성, 생명의 가치, 자연과 우주, 영성의 세계까지,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들 들여다보고 해석하고 그 속을 통찰해는 결실을 어휘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이어령 교수의 혜안은 그야말로 탁월하며 신선의 경지에까지 오른 분으로 느껴졌습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지성의 영역에 힘을 조금더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그래야만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힘이 내면적으로 생겨나거든요. 이에 이어령 박사의 어휘들이 크게 도움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국어사전을 구비하고 있어요. 국어사전은 어휘의 개념적인 면만 담았다면 이어령 박사의 국어사전엔 개념을 넘어 신념과 철학/역사/사회/문화/예술영성의 가치까지 담아내서 지성과 통찰력을 키우는데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 문장수집


p. 119 (역사) (중략) 역사가 없으면 세대도 없다. 할아버지가 입던 옷을 아버지가 입고, 아버지가 입다 버린 것을 그 자식이 입는다. 그러다가 옛날 화려했던 옷은 조각보처럼 남루해지고 그 색채는 바래고 만다. (중략) 역사란 흘러가버린 시간이 아니라 괴어 있는 시간, 미래를 량해 도리어 흘러내려오는 그런 시간이다.


p. 130 (국어) 국어는 정신의 정부이다. 외적이 침입하여 국토를 빼앗아도 국어가 남아 있는 한 국민의 정신을 통치하는 정부도 사라지지 않는다.


p. 149 (세대) 세대는 태양이다.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는 맑고 싱싱한 햇살처럼 그것은 탄생한다. 그래서 거기 또 하나 새로운 시간이 마련되는 것이다. 그것을 사람들은 오늘이라고 부른다. 태양이 떠올라야 오늘이 있듯이 새로운 세대가 탄생되는 곳에 오늘의 역사, 오늘의 생활이 있다. 그러나 태양의 운명은 그렇게 떠오르던 것처럼 또한 그렇게 침몰해가야만 한다. (중략)


p. 166 (친절) 어디엔가 친절이 남아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친절을 받아들일 만한 마음은 아무 곳에도 없다. 이제 대가 없는 친절이란 의심과 경계를 살 뿐이다. 도리어 불안과 공포를 준다. 무상의 시대는 지나가고 말았다. 남에게 친절하지 않은 것이 도리어 치절이 되는 세상인 것이다.


p. 213 (의미) 말과 글에 담긴 나의 생각과 마음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과 함께 생각해온 그 모든 기억이 그 말과 글 속에 담겨 있습니다. 어떤 세월도, 어떤 공간도 우리가 남기는 이 말과 글의 의미를 멸망시킬 수는 없습니다.

p. 285 (사람)(중략) '사람이 된다'는 말은 어렵고, 그러면서도 희망이 있는 말이야. 지금 어떤 일이 잘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마. 인간은 끝없이 무언가가 되어가는 존재니까 말이야. 네 운명은 누가 결정지어 주는 게 아니라 네 힘에 의해서, 네 의지와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져. 그러니까 우리는 얼마든지, 어떤 형태로든 무언가가 될 수 있어. 우리는 사람이니까.


p. 291 (생각) 인간의 뇌는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아서 평생을 퍼내도 마르는 법이 없어. 오히려 반대로 그 샘물을 길어 올리지 않아서 물길이 막혀버리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야. 생각은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부지런히 갈고 닦지 않으면 생각에 기름 덩어리가 덕지덕지 끼게 된단다.


p. 329 (준비) 열매들은 꽃의 진정한 죽음들이다. 아무리 향기로운 과일도 끝내는 썩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동그란 죽음 속에는, 모든 그 과일 속에는 내일의 생명인 씨앗이 박혀 있지 않는가. 그렇다. 부패의 죽음 속에는 언제나 새로운 생명의 세계가 준비되어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양 있는 여행자를 위한 내 손안의 영국사 - 단숨에 읽는 영국 역사 100장면 교양 있는 여행자를 위한 내 손안의 역사
고바야시 데루오 지음, 오정화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고자 항상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둔 자기계발서 위주로 읽다가 요즘엔 문학(에세이/소설)과 역사, 철학과 관련한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섭렵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요즘엔 특히나, 예전엔 가물가물 관심 가졌던 역사에 제대로 빠져들고 있어서 역사관련 다큐멘터리와 시사교양프로그램을 자주 보고 있어요. 여기서 조금더 깊이 있게 빠져들고 싶어서 역사책을 조금씩 읽고 있는데요. 그중에 고바야시 데루오의 《고양있는 여행자를 위한 내 손안의 영국사》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세계사를 공부하다보면 세계사의 중심에 영국이 절대로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고 지금까지도 그 영향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영국사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영국으로 바로 날아가고 싶게 만드는 런던 히드로 공항으로 향하는 항공 티켓이 세겨진 책 표지가 시선을 사로 잡습니다. 요즘 들어서 영어권 나라에 너무나 가보고 싶은 열망이 가슴 속에서 끓어올라서, 더더욱 영어권 나라의 역사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세계사 공부가 재미있어져서, 특히 영국의 역사는 더더욱 재미있게 느껴지던 차여서, 《고양있는 여행자를 위한 내 손안의 영국사》에 빠져 들어봤습니다.




>> 고바야시 데루오 작가에 대하여



그리스 로마신화를 비롯하여 유럽 역사에 관해서 주로 일본인 작가분들이 집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아시아 나라 중에 가장 먼저 일본이 유럽으로부터 영향을 받아서 그런건 아닌지,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고양있는 여행자를 위한 내 손안의 영국사》의 저자이자 감수를 맡은 고바야시 데루오는 사회학자로 영국 관련하여 다수의 역사서를 집필했습니다.





>> 구성 및 내용

《고양있는 여행자를 위한 내 손안의 영국사》의 구성은 아주 심플합니다. 영국 초기 역사에서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역사 100선을 책 한권에 담았습니다. 총 8 챕터로, 로마제국의 영향/북유럽 국가로서 탄생과 몰락/전쟁으로 혼란스로운 국내외/절대왕정과 그에 반대하는 움직임/의회 정치의 확립/대영 제국의 번영/두 번의 세계대전/21세기 영국이라는 큰 제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챕터별로 역사적 흐름과 배경에 따른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 감상평


북해와 대서양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영국. 정확한 명칭은 그레이트브리튼 및 북아일랜드 연합왕국, The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 즉 UK 연합 왕국이라고 합니다. The United Kingdom을 그대로 직역하자면 연합 왕국. 왜 이제서야 '연합'이 눈에 들어온 걸까요? 그냥 단순히 영국을 영어로 표기하는 방법이라고만 여겼습니다. 하지만 연합국이라면 다른 여러 나라가 각자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서 유지되는 나라라는 걸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유럽 연합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뉴스로도 접했지만 영국은 유럽연합에 포함되어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연합왕국 자체적으로 존재하는 나라입니다. 그렇다면 연합 왕국인 영국을 구성하는 나라는 어떤 나라가 있을까요?


연합왕국 영국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 그리고 북아일랜드고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영국이 월드컵에 출전할 때 4개의 팀이 별개로 출전하는 이유도 4국가로 구성되어 하나의 연합국가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지리적으로 보면 영국은 하나의 나라로 보이지만 역사적인 배경과 흐름으로 보면 다양한 민족들이 유입되어 통합하거나 배척되고, 이민하면서 복잡하게 얽히고 섞이면서 형성된 나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양있는 여행자를 위한 내 손안의 영국사》에 소개된 영국사 100선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영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연합국으로 자리잡게 되었는지 알아 볼 수 있도록 이해하기 쉽게 내용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영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산업혁명과 식민지 문화입니다. 기술을 가장 먼저 개발하여 그 기술력을 세상 모든 땅을 식민지화 하면서 세계 강대국이 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침략과 침공, 대량학실을 반복하며 다른 나라와 패권 다툼하며 한시라고 조용할 날이 없었던 영국이, 오늘날에 들어서 신사의 나라로 거듭나기까지 방대할 수 있는 내용이 한권에 담겨져 있어서, 영국사를 한 눈에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평소에 영국의 역사를 듬성듬성 관심있게 봤다면 이번엔 알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영국사를 조금더 디테일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tvn에 지금까지 방영중인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영국의 이야기가 아주 자주 등장하거든요. 주로 사과의 아이콘이죠. 영국 자체적으로 제국주의사상을 바탕으로 저지른 만행이 생각보다 잔인했거든요. 권력자이 아니라면 인간의 인권을 완전히 무시했던 영국. 그런 영국이 세계사의 중심에 존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랍지만 구성국이 각자의 나라로 거듭나고 각자의 문화와 정체성으로 어느정도 존중해준다는 점에서 분단국인 우리나라가 통일국가로 거듭날지 연합국으로 거듭날지 방향성을 잡는데 영국사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엔 해외를 나가도 그냥 해외라는 이국적인 느낌만 만끽하려고 했으나 나이가 차즘 들면서 그 나라의 역사와 배경을 알고 여행을 즐기고 싶더라구요. 이젠 여해을 제대로 즐기되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넓어지는 여행을 지향하고 있어서, 너무나 가보고 싶은 영국의 영국사를 흥미롭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 문장수집


p. 27 앵글로색슨인은 게르만의 '앵글족','색슨족','주트족'의 총칭입니다. 이들은 5세기 전반부터 약 150년 동안 브리튼섬의 땅을 요구하며 브리튼인을 쫓아내고 땅을 빼앗았습니다. 다른 설에 따르면 그들은 브리튼인 사이에서 분쟁이 일어났을 때 용병으로 고용되었다가 그대로 정착했다고 합니다.


p. 34 8세기 말 바이킹이 바다를 건너 브리튼섬에 몰래 습격합니다. 일설에 의하면 바이킹은 '후미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오늘날 노르웨이의 노르인이나 덴마크의 데인인, 스웨덴의 스웨드인 등 북유럽 신화를 믿었던 북게르만인의 총칭입니다.


p. 73 존 왕은 앙주 제국의 광대했던 영지를 잃고 제후들을 하나로 묶어 통제할 권력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어리석다는 이미지가 강하였기에, 이후 잉글랜드 왕가에서 존 왕의 이름을 이어받은 사람은 없습니다. 중세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영웅 로빈 후드를 주인공으로한 이야기에서 존 왕은 악역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p. 77 잉글랜드 왕이 된 에드워즈 1세는, 할아버지나 아버지와 달리 취임 초부터 의회를 존중했습니다. 로마 교황이 봉납을 요구해도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거부하였고, 다른 나라와 강화를 맺을 때도 무조건 의회와 상의하였습니다. 게다가 이 시대의 의회에는 옥스퍼드 대학이나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공부한 법률가가 많이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p. 92 헨리 7세와 왕비 엘리자베스 사이에 첫 아이가 태어나자, 이름을 '아서'라고 짓고 '웨일스 공'이라고 칭했습니다. 아서라는 이름은 튜터 가문이 예로부터 브리튼인이 살던 웨일스에서 번성했고, 그 가문에서 태어난 아이가 아서왕 전설의 연고지인 윈테스터에서 탄생한 것을 아서왕 전설에 연관 지어 이미지 전략으로 삼은 것이라고 합니다.

p. 156 명예 혁명 이후 스코틀랜드에서는 잉글랜드와 동군연합 해소를 고려할 정도로 반잉글랜드 의식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중략) 잉글랜드에서는 프랑스와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었기에, 스코틀랜드가 프랑스와 손자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중략) 수개월에 결친 협상 끝에 1707년 '연합법'이 성립되어 '그레이트브리튼 왕국'이라는 연합 왕국이 탄생하게 됩니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그리고 웨일스로 이어진 브리튼섬(그레이트브리튼섬)이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국가에 의해 통치하게 된 것입니다.

p. 213 자유주의 진영에 속하는 서유럽 국가에서는 1958년 'ECC(유럽경제공동체)'를 설립하여 가맹국 간의 관세 철폐나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결정하였습니다. 1967년에는 서유럽의 다른 국제기구와 통합하면서 'EC(유럽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바꾸었으며, 이후에 발족하는 'EU(유럽연합)'의 원형이 됩니다.


p.219 '영국'이라는 하나의 나라로 통합되어 오랜 세월을 거쳐왔으나 21세기에 들어선 이후 영국은 국민의 단결력, 외국과의 관계에서 크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내부에서도 인종/민족 대립/실업 청년의 불만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었습니다. (중략) 또한 2016년 EU로부터의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를 묻는 국민투표가 진행되었습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였습니다. 그 배경에는 EU에 지급하는 비용에 대한 부담이나 EU회원국에서 많은 이민자가 유입되는 것에 대한 강한 반발이 있었습니다. 다만 EU에서 탈퇴하면 EU회원국과 무역에서 불리한 입장이 될 가능성이 있고, EU에 속한 아일랜드와 국경을 둘러싼 문게가 지적되었습니다. 그러나 2016년6월 국민투표 결과 영국의 EU탈퇴가 확정되었으며, 영국은 2020년 1월 31일 EU에서 공식적으로 탈퇴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