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마구 갈겨써도 말이 되는 <짝재기 양말의 연극이야기>

 

 

 

고찰하고  생각하고 해석하는 틈을 주지 않는 그냥 오감을 자극하는 매체들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상업성이 짙은 영화나 뮤지컬, 예능프로와 같은 매체들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철학을 담고, 예술을 담은 고차원적인 예술작품을 바라는 보는 시야가 아주 좁기때문입니다.
각박한 현실에, 예술작품 보면서 생각따윈 왜하냐며,

 

저런 것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다며 콧방귀를 자주 뀌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그런 작품들이 주는 여유로 인해서
우리는 생각과 시야의 폭을 넓혀 간다는 사실을
나이가 들어서야 겨우 인지를 하게 되었습니다.
때론, 스스로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간접경험하게 되고,
간접경험에서 얻은 지식을 현실에 대입해보면서,

 

삶을 살아가는 <메뉴얼>을 하나씩 하나씩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짝째기 양말의 연극이야기>에 우연히 꽂히게 되었습니다.
자기계발서만 읽는데서 서서히 책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요즘, 그리고 그 필요성을 느끼기에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정신(?)이 번뜩하고 떠올랐지요-​
위에선 언급한대로, 저는 생각할 여지를 주지않는 매체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연극보단 뮤지컬을 더 좋아했지요.
웅장한 스케일, 가슴을 울리게하는 음악 그리고 노래,

 

이들로 감동과 여운을 느끼기 때문에 뮤지컬을 더 좋아라 했었습니다.
연극도 나름 본다고 해서 봤지만, 그냥 재미있는 것만 봤지요
 
근데, 연극에 매료되어 지금 자칭 "연극운동가"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으니, 그는 인터넷 필명 "짝재기 양말" 본명은 박영욱-
1986년 연극<관객모독>을 처음 접한 후,

 

청춘의 감각이 번뜩여서 연극에 대한 기본상식과 지식도 없이 1년에 100-120편씩 무작정
연극을 관람했고, 그 덕에 지금은 연극기획제작자,

 

연극포스터 디자인을 하는 등 연극에 관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래사진은 그의 직업과 경력에 관한 내용입니다.>

 

 

<짝째기 양말의 연극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짝재기 양말이 전하는 연극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장 돌발적 파격연극

 

/2장 엽기코믹,모독,반전연극

 

/3장 테러,환상, 자궁, 웃음 보따리 걸작연극
세 가지 주제로 나뉘어서 그에 해당하는 몇 편의 연극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가 선별한 연극은 오래전에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고전과 같은 명작들을 나열한 듯합니다.
목차에 열거된 연극을 보니.. 제가 본 연극은 딱 1편 ..<테너를 빌려줘>
분명히 몇 편 본 것 같은데 기억도 안납니다.
아무튼, 그는 수백 수천편의 연극을 보고,

 

같은 연극을 100번이상을 보는 등, 연극을 아예 꾀고 있는 사람임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어떤 형식에 얾매이는 것을 싫어하지만

 

본질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 불안하진 않습니다.​
​ 책의 이야기 전개는.... 딱히 질서가 없습니다.
그냥 짝재기 양말의 마음이 가는대로 적어갑니다.
주관적, 객관적, 이성적, 감성적으로 글은 오고 갑니다.
연극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주관적으로 막 - 토해냈다가
연극의 작품성과 내용 등을 객관적으로 풀어냈다가
그의 글 흐름에 따라 이성적으로 상식적인 면을 일러줬다가
연극의 현실이 안타까운지, 막 감정적으로 비판하기도하고 가능성을 어필하기도 합니다.
그의 연극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인상파화가들이 그들의 작품에 많은 여지를 남기듯 연극도 그와 비슷하 맥락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하게 됩니다.
연극과 기타 다른 문학을 접할때 이해하기 힘들었던 이유는
작품 속 인물이나 배경 그리고 흐름이 내포하는 함축적인 의미를

 

파악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짝재기 양말이 전하는 연극이야기에서는 연극의 즐거리를 파악하고
그 속에 품고 있는 함축적인 의미와 철학 그리고 교훈은 무엇인지를 살짝 알려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연극배우들에 대한 애착도 묻어나며

 

그들의 색채와 개성을 하나하나 파악하는 모습을 보니,
 짝재기양말의 연극에 대한 애착이 아주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소개하는 연극은 다소 생소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물론, 제가 연극에 대해 잘 몰라서 그가 소개하는 연극이 아주 생소할지도 모릅니다.
연극에 대해서 알만한 분들은 그가 소개하는 작품 중에 몇편은 섭렵했을 것이라고 보지만,
상업적이고 멋뜰어진 그런 작품만 좋아하는

 

저와 같은 대중이라면 모를 법한 그런 작품들을 소개하고
그 연극을 알리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
연극에 대한 아쉬움과 극찬을 넘나들면서 리뷰를 적어내려가는데,
아무래도 짝재기 양말의 개인감정도 어느정도 개입이 되다보니 재미있고, 감동적이고,

 

지루하고, 철학적이고, 심오한,
다양한 감정을 리뷰에 담은 것 같습니다.
그런 감정들이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것 같거든요.
 
일단, ​위에서 언급한대로 생소한 연극이다 보니,
연극에 대한 리뷰를 읽어도 생소하게만 느껴졌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각 연극에 대한 감상평을 써내려가는

 

그의 문체가 독특해서 연극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더라구요.
-돈 때문에 모든 것이 무참하게 사라져버린 세상!

 

절망에 중독되면 희망을 꿈꿀 수 없다. p.61
-무엇보다 꼽을 만한 건 수많은 글가루

 

말이 되어 공간을 채워가는 언어적 유희다. p.63
-전두엽에서 안 떠나고 버티는 생생한 말들. p.63
-부모가 죽으면 모든 불효가 '효'를 흉내 내는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지배한 허례허식을 꼬집는다.
비극을 철저하게 희극으로 비꼬는 '깜깜한 비웃음(블랙코미디)'를 선뵈며..p.78
-유쾌하게 꼬집어보지만 면도칼처럼 날선 풍자라 할까. p.131
-요새 관객들 너스레는 과거의 내숭을

 

냉큼 잡아먹은 듯 문화적으로 발전된 꼴이다. p.145
-선량한 듯 야비한 연기의 극치를 능청스럽게 보여준다. p.151
-연극이란 한 인간의 예술의식을 투지와 열정으로 세상에 알리고,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어
퍼져나가는게 하는 행위 p.151
-1인다역으로 여러 배우들이 골고루 맡아 소화하는데,

 

연극에서 천방지축 변화무쌍 다역연기를 구경하는 것은
연어를 먹다 보너스로 청새치를 먹는 기분이다. p.157
-독서의 계절이지만 읽는 책보다 보는 연극이

 

이해하고 뇌리에 박는데 훨씬 쉽고 나을 듯.
외로운 물만두처럼 쓸쓸해져

 

고독을 씹어가며 읽는 것보다 함께 보는 연극은 시각에다 말장난하는
청각까지 동원되어 입체감을 즐기며

 

폭소경비구역 내에서 눈치 안보고 웃음보 나누기
에도 그만이다. p.159
-원작에 욕심 부려 흠집 내지 않고 엑기스를

 

잘 뽑아내 압축미를 짱짱하게 손질해놓은
. p.162
-'상술의 전당'같은 전철을 밟지 말고,

 

재밌고 괜찮은 연극만 공연되길 바라본다. p.166
-놀자, 놀자! 놀다 죽은 귀신은 표정도 이쁘더라. p.168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마래' p.171
-역사를 새롭게 보고 새로이 해석하는 차원이면

 

이런 연극은 일년 내내 어디서든 상설로 공연해야 한다. p.173
-학문을 항문으로 만들어 놓고 똥구멍을 쑤셔댄다. 반어와 반말이 춤을 춘다! p.175
-나처럼 똥차 옆에사 카레덮밥 먹을 수 있으면 그냥 가도 된다. p.201
​-우리가 암만 깨끗한 척 한다 해도 더러운 존재다.
누구든 즉석해부를 해보면 똥구멍 근처에는 똥 한 사발 1킬로그램씩은 있으니까.
여성들, 특히 깔끔 떨며 위생적인 척하나 속 더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p.203-204
-니똥 내똥 구별말고 똥 더럽다 미워 말고 똥 나오는 똥구멍을 사랑하자.
물은 생명이라고 하는데 물만 그런가,

 

똥도 사실 생명이다..(중략)..별난'똥구멍이론'. p.204
이 처럼 그의 글귀는 웃음을 자극하고, 

 

실랄한 어투로 비판하여 가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줍니다.
그리고, 때론 아-주 유식한 정보를 제공해줘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한 기분도 들게 합니다.
 
연극이 궁금해서라기 보다,

 

연극을 두고 어떻게 말로 풀어나길지 궁금해하면서 이 책을 다 읽게 되었습니다.
사실, 끝까지 다 볼수나 있을까 하고 걱정도 했는데,

 

본질엔 충실한 그의 중구난방글체
가 오히려
몰랐던 연극작품을 각인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 책의 부록으로 그가 직접 집필한 연극대본이 있는데- 그것도 마저 다 읽어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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