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하게 생긴 토끼와 고양이 그리고 이름모를 소녀가 그려진 삽화가 글의 이해를 돕습니다.
잔잔하고 차분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의 중간중간에 위트가 섞여있어서 피식 웃기도 하고, 추억에 젖기도하며, 감동적이기도 하고 씁쓸하기도하며, 구슬프기도 합니다.
때론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해서 뜬금없이 뻥지기도 하고 즐겁기도 합니다.
글체는 서정적이기도 하고, 차갑게 이성적이기도 하면서,
따뜻하고 구수하며 4차원의 삘(?feel)도 납니다.
사람은 원래부터가 서로 다른데, 다르다는데서 불안감을 느끼잖아요.
특히, 나만 부정적인 감정과 열등감에 휩싸여서 허덕대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있을 때
<한뼘한뼘>은 "당신만 그러는게 아니에요, 나도 그런 사람이에요-"
라며 가깝게 다가와 위로주고
"그렇게 사람은 한뼘한뼘 커가는 거예요, 한뼘한뼘 세상을 알아가는 거예여-"
라고 말해주는 힐링 에세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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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미로처럼 꼬여 눈 앞에 높은 벽이 떡하고 버티고 있을지라도,
그래서 이번에도 길을 돌아가게 될지라도 기죽을 필요는 없다.
인생의 미로를 헤매는 것도 분명 필요한 과정일 테고,
천진했던 한 사인의 시처럼<인생이라는 소풍>을 즐기며 아름답구나 여긴다면,
복잡하고 어려울 것도 없이 그저 즐거운 놀이가 되어 가벼워질 수도 있다. p.111'
'사실 우리의 하루는 매일 같은 날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삶을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다.
새로울 게 없는 것이 아니라,
불편함을 꺼려하며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편했던 것들을
익숙하게 만들어가며 안정을 찾는 것이다.
이런 일상에 변화가 찾아 온다면
우리가 흥분하기보다 도리어 불안감에 흔들릴 것이다.
지금의 일상이 무료한 것은 별일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그런 시시한 이랑이 가장 갖고 싶은 하루일지도 모른다. p.149'
'세상에는 이렇게 예쁘고 새콤달콤하게 잘 익은 과일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누구는 나를 좋아하기도 하고 누구는 나를 외면하기도 하는 것처럼,
그것에 대해 슬퍼하거나 노여워할 필요가 없다.
당신만이 반짝이며 아름답게 익어가면 그것으로 충분한 일이다. p.208'
'사회성이 떨어지는 나는 사람들 눈치 보기에 참 바쁜 아이였다.
저 사람이 날 싫어하는 건 아닌지,
내가 동료의 기분을 상하게 한 건 아닌지,
저 사람이 왜 날 처다보는지 등등의
자질구레한 걱정거리에 매일이 피곤했었다.
반백수가 되어 요즘처럼 집구석에 혼자 있을 때가 많아지니 맘이 편해졌다.
내게 외로움과 편안함은 정확히 비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내겐 <착한 사람 증후군>이 있는 모양이다.
타인의 시선이 그렇게 신경쓰이고
행여 나쁜 말이라도 들릴까봐 전전긍긍했던 나를 돌이켜보니..
나는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이고 싶었던 것 같다.
문제는,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정작 나 자신에게 좋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괜찮지 않음에 괜찮다 말하고, 좋지 않음에도 좋다 말하면서
나 자신은 불편한 맘 으로 살고 있으니 그 답답한 속이야 오죽했을까?p.210'
'내일이 없는 듯 쇼핑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헛헛함이 있다.
심연의 외로움. 그것은 물질로 채울 수 없는 공허의 자리이다.
그러나 달리 방법을 모르니 나는 무언가를 자꾸 소유하려 한다. p.249'
'<빠르게, 빠르게>슬로건처럼 빠름을 강요하는 속도의 나라에 살다보니,
어느새 느리다는 것은 게으르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없던 일도 만들어야하고,
무언가를 꼭 하고 있어야 하는 매일매일을 어찌나 바쁘게 보내는지,
이제는 일이란 녀석이 나를 덮치고 있었다.(중략)..
결국 그 조급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쉼 없이 다시 일거리 속으로 풍덩 뛰어들고야 만다.
지칠 대로 지쳐서 더 이상 꺼내 쓸 에너지도
충전하지 못하고 다시 달기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쉬지 않고 자랄 수는 없다. 휴식 없이 달릴 수도없다.
쉼 속에 다시 자라고 달릴 수 있는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진정한 휴식 속에서 빠른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생각들도 자라난다.
비워야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듯
큰맘 먹고 나를 비워내는 휴식다운 휴식을 권할 떄가 왔다.p264-265'
이 책을 읽다보면, 세상 살아가는 요령없는 동생들에게 전하는 언니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그러니까, 언니는 요령없이 살아보고 너무 많이 아파본거지요.
만족을 배우기보다는 일단은 "더 빨리 더 잘해라"는 강요를 받으며 치열한 현실을 살아봤을 것이고
남의 실속은 챙겨줘도 내 실속 차릴 줄 몰라서 손해를 감수해봤을 것이고
쉬는 법을 몰라서 일을 친구 삼아 본 적 있는 언니였을 꺼에요.
하지만, 언니는 저렇게 살면 안될 것 같아 멈춰 보니 세상이 눈에 들어온 것이지요.
치열한 세상은 바꿀 수는 없으니, 적어도 너희들만큼은 아프지 말라는 뜻에서
이제 세상에 적응하는 어린 양들을 위해서 '삶을 접하고 바라보는 요령이라도 알려줘야지'
하는 따뜻한 언니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언니도 네 나이땐 그랬어. 나는 너무 몰라서 후회스럽지만,
너라도 이렇게 대처해보는 게 어때?"
"언니도 네 나이땐 끄랬어. 많이 아팠지? 그래도 세상은 살아갈만하더라"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라면 겪어야 할 일들은 어차피 겪기 마련이고
아파야하면 아프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공감해주고 등대처럼 길잡이 역할을 해주면
험난한 삶을 버틸 힘이라도 있지 않을까요?
힐링에세이 <한뼘한뼘>은 한뼘한뼘 성장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려주고 알려줍니다.
그리고 수많은 희노애락을 통해서 우리는 성장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이야기 해줍니다.
방바닥을 친구삼아 사는 분들에게
열등감에 사무쳐 살아가는 분들에게
남들보다 뒤쳐진 듯한 착각(?)에 빠져 사는 분들에게
친구들의 결혼생활에 대한 투정을 부러워하는 미혼 남성여성분들에게
세상이 내편이 아닌듯한 느낌에 힘겨워하는 분들에게
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세상이 부정적으로 보이는 분들에게
남의 시선이 두려워서 못견디는 분들에게
미워하는 대상이 용서가 안되는 분들에게
남들에게 상춰줘서 자신이 부끄럽게만 느껴지는 분들에게
고독과 동거하는 분들에게
자신에게서 어린아이같은 모습만 보이는 분들에게
삶의 무게에 짓눌려 위로가 필요한 분들에게
지난 추억이 그리운 분들에게
사랑에 용기 내는 것을 어려워하는 분들에게
이별에 가슴아파하는 분들에게
집착에 허우적대는 분들에게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 힘든 분들에게
진짜 속마음과는 달리 옹졸하게 마음이 쓰여지는 분들에게
세상에서 나자신이 가장 불행하다고 느껴지는 분들에게
자존심이 쉽게 허락되지 않는 분들에게
혹은 자존심이 휘어지지 않는 분들에게
심적으로 성장하고 싶은 분들에게
깔끔한(?) 기적을 갈망하는 분들에게
행운을 감나무에서 감 떨어지듯 기다리는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에세이입니다.
#<한뼘한뼘>의 강예신 작가가 운영하는 스토리볼입니다.
좋은 글귀와 예쁜 삽화를 경험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