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불안을 말한다 - 몸으로 드러나는 마음의 징후에 귀 기울이고 대처하는 법
엘런 보라 지음, 신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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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서 느껴지는 <불안>이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불쑥불쑥 튀어나와서, 나를 뒤흔드는 날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 <불안>은 내가 일상에 몰입하는 걸 방해하기도 합니다. 그럴때마다, <불안>을 없애려고 아둥바둥합니다. 치열한 몸부림은 나를 불안의 굴레에 더 빠져 들게 합니다. <불안>에 빠져들고 나오기를 반복하다가 시간을 허비하고 마음까지 피폐해질 때가 많아서, <불안>에 대한 화두를 붙들게 됩니다. <불안>은 풀리지 않는 아주 불쾌한 미스테리 영역인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엘런 보라의 《내 몸이 불안을 말한다》를 읽고 <불안>은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과 마주하여 <불안>이 전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발상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내 몸이 불안을 말한대 내용 및 구성


이 책의 내용 구성은 아주 방대합니다. 신체적 불균형은 단순히 마음의 문제에서만 기인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급변하는 기술발전을 비롯한 인공적인 먹거리와 약물치료 등 여러 가지 요인들로 신체적 불균형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서 우리 몸은 우리가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도록 <불안>으로 신호를 보낸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불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희망적으로 인지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1부) 모두 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1~3장) 2부) 가짜 불안을 알아내고 다루는 법(4~11장) 3부)진짜 불안을 경청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12~15장), 총 3부 1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느낀점


"만약 당신이 예민한 사람(예술가,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 생각이 많은 사람, 직감이 뛰어난 사람) 중에 하나라면 당신이 가는 길에는 약간의 불안이 있을 것이다. 세상이 불완전한 이상 어떤 진실은 아플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당신은 다른 사람보다 훨씬 생생하게 그것을 감지한다. 당신의 길은 더 어려운 길이지만 그것은 또한 귀한 사명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신에게 주어진 어려움을 직면하는 용기가 솔직함이 그 길에 빛을 비춰줄 수 있다. 그 작업은 먼저 당신의 신체적 균형을 무너뜨리는 요인을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진짜 불안이 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리라는 믿음에 도달할때까지 계속된다.(p.321-322)"


20대엔 나의 모든 오감이 열려있었습니다. 몸을 스치는 바람의 온도, 내가 몸을 담고 있는 순간의 분위기,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체취와 그들 스스로도 느끼지 못하는 감정과 무의식을 모두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의 오감으로 느끼는 바를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길하면 '생각이 많다, 그냥 흘려 버려라'라는 피드백을 얻었습니다. 나의 이야기는 그들에게 허무맹랑하고, 듣기 싫은 에피소드에 불과했습니다. 그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해서 외로웠습니다. 그렇다고 덜 외롭기 위해서 내가 느끼는 모든 것들을 애써 무시하는 것도 안되었습니다. 그래서 외로움을 자처하고, 내가 느끼는 오감에 초몰입을 하게 됩니다. 초몰입의 시간들이 길어지자 외로움에 괴로움까지 더해졌습니다. 괴로움을 이기지 못해서 결국 현실의 속도에 맞춰 살아가고, 오감을 최대한 무시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내 속에서 느껴지는 고통섞인 <불안>을 외면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때부터 <불안>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 나를 옥죄기 시작했습니다. <불안>을 해소해보려고 불필요한 인간관계에 나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에너지가 소진되면 무조건 먹고 커피를 연거푸 마셔댔습니다. <불안>을 해소하려는 나의 행동은 소화불량, 탈모, 비만, 수면부족, 신경과민, 우울증과 무기력증, 공황장애와 같은 신체적인 불편함을 야기했습니다. 겉으론 멀쩡하지만 비정상적인 증상들이 온 몸에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손오공이 말썽을 일으키면 삼장법사가 주문을 외워서, 손오공 머리에 쓴 금테를 쪼여들게 하여 머리가 아픈 고통을 느끼게 하는 것처럼, 나의 <불안>도 나의 머리를 쪼여들게 했습니다. 거기에 심박수가 빨라지게 하는 호흡곤란까지 더해졌습니다.


엘런 보라의 《내 몸이 불안을 말한다》를 읽기 전까진 <불안>은 날 괴롭히려고 내 몸에 달라 붙은 귀신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자인 저자는 정신 건강을 기능의학적으로 접근하여 <불안>이 단순히 마음의 문제가 아닌 몸 전체의 문제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실제 임상 경험을 통해서 저자는 <불안>은 신체 불편함에서 비롯된 것임을 반복적으로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언급하는 "신체의 불편함'의 요인은 살아오면서 겪은 트라우마, 일생을 경험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당분과 카페인과 같은 먹거리, 휴대폰과 같은 현대기술 등에서 기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위와 같은 요인들로 신체는 불편해져서 몸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신호를 뇌에서 "불안하다"라고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몸이 많은 일들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불균형상태이니, 지금은 일들을 내려놓고 우선 몸부터 챙겨라"와 같은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메시지를 무시하고 우리가 정해둔 높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계속 무릴하면 <불안>은 우리에게 "멈추라"고 더더욱 독축하게 됩니다. <불안> 그만큼 증폭해서 우릴 무너뜨립니다. 강제적으로 쉬게 되겠지요. 강제적으로 쉬기 전에, 우린 <불안>을 느낄 때 , 잠시 멈춰서 <불안>이 우리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신중하게 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불균형을 바로 잡고 전진하자는 의미겠지요. 

저자는 신체적인 균형이 깨져서 생기는 불안을 '가짜 불안', 내면에서 들리는 긴급하고 간절한 목소리를 '진짜 불안'이라고 언급합니다. '진짜 불안'은 내면의 나침반이라고 언급합니다. 우리가 원치 않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잘못 할애하고 있으면, 스트레스 반응부터 일어나서 신체는 불균형을 호소합니다. 그리고 불안으로 이어지겠지요. 그때 <불안>이 전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보면 스스로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에 <불안>에 대한 희망적인 발상으로 전환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비정상적이고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예민한 사람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리고 내 자신 보단 주변사람들을 살피는데 모든 에너지를 할애했지요. 무엇을 하든 날 위한 것이 아닌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동기를 발휘했어요. 하지만, 그럴수록 내 마음은 충족되지 않았고, 보상으로 채워지지 않으니 화가 많이 났고 불안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이젠 나부터 챙겨야 해"라는 <불안>의 메시지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지금껏 나의 <불안>이 나를 옥죄었던 이유는, 내가 나를 챙기는데 소홀했음을 계속 이야기 하고 있었던 거예요. "다른 사람들 챙기지 말고, 제발 널 좀 챙겨, 응? 다른 사람들 만족시켜주지말고 널 만족시켜줘, 응? 이젠 좀 쉬어줄래? 무리하지 말고?"와 같은 말들이였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브레이크를 걸지 않고 무조건 질주했습니다. 이 책을 읽지 못했다면 분명 내면적 충돌이나 인간관계에서 충돌사고가 크게 났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나는 괴롭고 외로워도, 꾸준히 나의 내면이 소리에 집중하고 살아야했습니다. 내면의 소리와 마음을 맞춰서, 나의 속도대로 살아가는게 맞았습니다. 괴로운게 싫어서 현실적인 타협의 차원에서 현실에 눈을 돌리고, 현실의 속도에 맞춰서 살았지만, 그 선택이 나를 더 힘들게 했습니다.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불안>을 일으키는 신체 불균형에 대한 다양한 원인을 현대 기술발달, 정제된 당분과 먹거리, 약물치료와 금단증상, 호르몬 등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가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기엔 외부적으로 우릴 자극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고, 거기에 무의식적으로 쉽게 현혹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몸은 생존을 위해서 <불안>을 느끼고, 깨진 균형을 잡으려고 우리에게 수많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걸 인지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선, 우린 우리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누구인지도 모른채 살아게 되니까요.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 <불안>은 늘 작동합니다. <불안>은 해소되어야 할 부정적 감정이자 느낌이 아니라 우리를 지켜내려고 부단히 애쓰는 "내면의 나침반"입니다.


● 마음에 와닿는 책글귀


p. 22 '제가 겪고 있는 불안의 정도를 병으로 봐도 될까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당신이 괴로움을 느낀다는 사실 자체가 유의미하다고 대답하고 싶다. 객관적으로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할 수준인지를 고민하기보다는 본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불편함을 더 신뢰하기를 바란다.

p. 23-24 불안이 환자의 몸을 통해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내가 활용하는 구분법도 있다. 바로 가짜 불안과 진짜 불안이다.이는 의학적 진단이라기보다는,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한 마음의 근원을 찾고 더 행복하고 편안해지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한층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해 내가 마련한 해석에 가깝다. 이 같은 개념에 눈뜨게 해준 것은 영양요법의 선구자 줄리아 로스가 쓴 책 《기분 치료》였다. 로스는 인간이 진짜 감정과 가짜 가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p. 25 로스의 패러다임은 불안에도 적용할 수 있다. 가짜 불안은 우리 몸이 신체적으로 불균현한 상태임을 주로 스트레스반응을 통해 알리는 것인 반면 진짜 불안은 삶이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둘은 다르다.

p. 27 불안은 본질적으로 우리 삶을 최대한 풍요롭게 채우는 방법을 알려주는 안내자다.

p. 36-37 장 건강과 관련하여 아직도 상당히 과소평가되고 있는 또 다른 중요한 사실은 바로 장과 뇌의 소통이 쌍방향이라는 것이다. (중략) 장이 편안하고 건강하면 장은 뇌에 '이상없음' 신호를 보내고, 그러면 우리는 평온한 기분을 느낀다. 반면 장내미생물 간의 균형이 깨지거나 우리 몸이 잘 소화하지 못하는 음식을 먹으면 메시지가 변한다. 이 경우, 장은 뇌에 이렇게 전한다. '불안을 느껴라.'

p. 42 내가 나에 대해 아는 것들을 믿어라. 내 몸이 가진 지혜와 회복력을 믿어라. 지금 당신이 겪고 있는 견디기 힘든 증상들 역시 몸이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신호일 때가 많다. 자연스러운 균형 상태, 즉 항상성으로 돌아가려 노력하는 중인 것이다. 따라서 몸과 싸우기보다는, 상호 이해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p. 42 몸과 관계엣 소통과 존중이 무너진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분노와 절망, 불신, 걷잡을 수 없는 오해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마치 부부 상담을 받듯이 몸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자. 내 몸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균형을 되찾으려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려면 몸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p. 50-51 진짜 불안과 직감은 대개 좀 묵직한 기분으로 나타난다. (중략) 만약 진짜 불안에 귀 기울이고 따르기로 했다면 그것은 황금 나침반이 되어 인생의 변덕을 잘 헤쳐 나가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더 많이 성장하고 배우고 사랑하게 도와줄 것이다. (중략) 진짜 불안의 목소리를 듣고 따라는 것에 능숙해질수록 더 많은 것을 성취하고 있기에 오히려 삶이 점점 더 버거워지는 경우도 많다. 때로는 그것이 고통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p. 114 우리가 건강하게 먹어야 하는 이유는 다이어트 문화가 들이대는 잣대에 맞추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기분 좋게 잘 살기 위함이다. 우리가 음식을 먹는 방식은 자기 몸을 부정해서가 아니라 철저한 자기애에서 나온 행동이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를 아끼는 마음에서 식습관을 검토한다는 것은 쉽게 손이 가는 음식이 삶을 더 힘들게 만드는 순간을 가려낼 수 있다는 뜻이다.

p. 178 만약 당신이 건강상 이유로 병원을 찾아갔는데 의사가 그것을 무시하거나 별일 아닌 듯 군 다면 괜한 민망함과 부끄러움에 순순히 침묵하지 마라. 자신의 몸을 믿어라.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안다.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고, 저항하고 자기 주장을 내세워라. 내 몸을 의심하기보다는 시스템을 의심해라. 우리 사회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그리고 사회의 부당한 부분을 계속 개선해나가는 일에 우리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p. 183 여성이 월경전증후군(PMS)로 나타나는 신체적 표현을 좀 더 잘 통제할 수 있으면 이 시기에 오히려 기대하지 못했던 이득을 누릴 수도 있다. 문화적으로 사람들은 이때 나타나는 여성의 감정적 통찰력을 단지 비이성적인 것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지만, 나는 한 달 중 이 기간이야말로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신념에 접근할 수 있는 떄라고 굳게 믿는다. (중략) 이 기간에는 휴식을 취하고, 내면을 살피고, 한 달 중 이때에만 온전히 드러날지도 모르는 진실을 탐구해야 한다.

p. 231 불안은 버티면 버틸수록 더 큰 힘을 얻는다. 따라서 버티기보다는 불안에 몸을 맡긴 채 그것을 그냥 느끼는 편이 낫다. 배리 맥도나는 저서 <감히 마주 보다>에서 어떻게 하면 불안에 저항하는 대신 그것이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둘 수 있는지, 그리고 왜 그래야 하는지 설명했다. "불안은 신경이 각성한 상태다. (중략) 일단 당신이 진심으로 불안을 허용하고 받아들이는 지점에 도달하면 불안은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하고 결국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이것이 불안 치료에 필수다."

p. 232-233 '공항'은 주로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를 실패'나 과거의 문제를 곱씹는데서 비롯된다. 즉 상상 속 좌절이나 이미 바꿀 수 없는 아쉬움과 싸우는 것이다. 현재의 순간을 인식하는 것은 공황이라는 뱀파이어에게 마늘을 던지는 행위와 같다. 일단 내 몸으로 관심을 돌리고 나면, 지금 공황을 겪고 있지만 단지 스트레스반응의 일종일 뿐임을 스스로 상기해라. 꽤 불편한 감정이긴 하지만 당신은 안전하다.

p. 239 때로는 당분을 끊고 충분히 자고 장 건강을 회복하는 등 자신의 모든 생리적 측면을 세심하게 바로잡고 최적화해도 여전히 불안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거나 편안하게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이것이 바로 진짜 불안이다. 진짜 불안은 우리에게 '뭔가가 잘못됐어'하고 알려주는 감정의 나침반과 같다. 

p. 239-240 불안이 우리에게 제공할 귀중한 정보를 갖고 있음을 이해하면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중략) 진짜 불안은 당신을 슬쩍 찌르며 '힘들기만 하고 보람 없는 직장은 떠나는게 좋겠어' 또는 '내게 유익하지 않은 관계는 어느 정도 선을 그을 필요가 있어' 또는 '이 세상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를 할 때가 됐어'하고 말해주려고 존재한다.

p. 241 진실에 귀를 기울이려면 고요해야 한다. (중략) 진짜 불안이 전하려는 진실과 연결되려고 고요하고 잠잠해야 하며, 어떠한 감정의 파도라도 즐길 준비가 되어야 하고 즐길 의지가 있어야 하며 즐길 능력이 있어야 한다.

p. 242 불안이 전하는 진실을 들으려면 불편함이 필요하다. 우리의 진실은 때때로 눈보라와 같이 거세지만, 진실을 받아들이고 그 지혜를 실천하려면 그 거센 눈보라의 한복판에 얼마간 앉아 있을 수 있어야 한다. (중략)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아마도 우리가 현재 집중하는 것을 막는 요소들이 주변에 너무나도 많다는 점이다.

p. 243 진짜 불안은 약으로 억누르거나 비현실적인 약속과 맞바꿔서 무시해야 할 골칫거리나 불길한 조짐이 아니다. 오히려 그에 귀 기울이기 위해 속도를 늦추고, 고요히 머물며, 좀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그리고 진짜 불안이 전하는 진실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

p 245 만약 혼자 있을 때 주로 공황이 일어난다면 이는 아마도 당신의 삶에서 공동체를 되찾으려는 메시지일 것이다. 친구와 함께 있을 때 외로움을 느낀다면 이제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때이거나 새로운 친구들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엘리베이터에서 자주 공황을 경험하고 불안의 주제가 주로 밀폐된 공간과 관련이 있다면 삶의 또 어떤 부분에 갇혀있다고 느끼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자. 일에서? 연애에서? 다른 사람들의 부탁을 전부 들어줘야 할 것 같고 나보다 타인의 요구를 더 우선해야 할 것 같은 심리적 압박을 느끼는가? 만약 그렇다면 자신의 욕구를 위해 좀 더 목소리를 높이고 스스로를 자유롭게 풀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p. 245-246 불안이 몸을 통해 보내는 메시지는 종종 당신의 문제를 핵심으로 바로 이끌어준다. 어쨌든 "당신의 가장 심오한 철학보다는 당신의 몸에 더 많은 지혜가 존재한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당신이 두려움없이 질문하고 충분히 오랫동안 고요한 시간을 가지면 결국에는 당신의 몸이 말하려는 메시지를 알아차리고야 말 것이다. 그때 당신이 할 일은 스스로 들은 메시지를 신뢰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느끼는 기분이 어두운 구석에 발을 들이는 순간 다시는거기에 빠져나오지 못할까 봐 두려워한다. 그러나 실상은 반대다. 불안을 억누르지 않고 받아들일수록 우리는 더욱 쉽게 그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가 다시 흘러나올 수 있다. 

p 246 불안을 직면하기가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평생 온갖 불편한 증상에 시달리기보다는 다소 힘들더라도 바로 지금 그 불편한 진실에 마주하는 편이 스슬를 보호하는 길임을 기억해라.

p. 247-248 심리학자 마크 브래킷 박사가 <감정의 발견>에서 쓴 것처럼 "만약 우리가 감정을 파악하고 표현하고 활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면, 가장 다루기 어려운 감정조차도 좀 더 긍정적이고 만족스러운 삶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p. 249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언젠가는 다가올 고통을 외면하거나 스스로 무감각하게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러나 취약성을 피하기만 하다 보면 인생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날것의 경험을 놓칠 수 있다. 그러므로 완전히 깨어 있는 편이 낫다. 

p. 252 명상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더없이 행복한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주된 목표라 생각이다. 명상을 시작하는 순간 인생이 즐거운 순간으로 가득해지리라 오해한다. 그러나 이는 핵심을 벗어난 생각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모두 행복한 세상'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고통과 불평등이 만연하다. (중략) 내가 생각하는 명상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진실에 도달하는 것이다. (중략) 명상은 정답이 없는 질문이자 진실을 향한 초대장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접근하면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때에 아주 짧게라도 오롯이 현재에 존재하는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p.253 그냥 들어라. 메시지를 전달받은 후에는 마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춘 듯이 마음이 가벼워질 수도 있고, 너무나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수면위로 떠오른 고통을 마주하는 일이 힘겨울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그 메세지는 내 자아의 본질이다.

p. 273-274 예민한 구성원은 공동체의 생존에 필수적이다. (중략) 좀 더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면, 누군가의 이야기를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때 또는 누군가가 속상한 일을 겪을 때 그들이 느끼는 소리 없는 불안감을 만져주는 이도 주로 예민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공간의 에너지를 바꿔서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상냥하고 공평한 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 

p 282 우리 문화는 바쁨에 중독되어 있다. 할 일 목록은 끝이 없고 시간은 늘 부족하다. 결핍에 쫓기는 마음이 적절하게 휴식하고 일하는 능력 '모두'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 몇 년을 살고 나면 우리는 고갈될 수밖에 없다. 인생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되찾아라. 처음에는 5분, 그 다음에는 10분, 그다음에는 아마도 오후 시간 전체를 진정한 휴식에 내주어라. 이는 당신의 뇌에 '나는 충분하다, 나는 정말로 충분하다'는 신호를 전할 것이다.

p.296-297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은 성인이 되어서도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방식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만약 부모가 감정적으로 미성숙한 모습 또는 나쁜 의사소통 습관을 보였거나 어릴 때 트라우마를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은 관계에 어려움을 느낄 가능성이 더 크다. (중략) 성인이 된 후의 원활한 사회적 교류를 위해 더 나은 조건을 만들려면 과거로 다시 돌아가 어린 시절의 나를 보듬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가 부모를 다시 선택할 수는 없지만 스스로에게 '다시 부모가 되어 주는 것'은 가능하다. 

p. 301 아이의 요구를 섬세하게 알아차리고 반응하는 양융자와 함께 자란 아이들은 주 양융작의 관계를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경험하는 안정형 애착을 형성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은 대게 영유아기에 양육자가 그들의 감정과 욕구에 적절히 반응하는 데 실패한 환경에서 자랐다. 양육자가 정신질환이 있거나 마약이나 알코올에 중독됐을 수도 있고, 보호자 자체가 어릴 적 트라우마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사례도 있었다. 또는 부모가 갑자기 찾아온 위기에 정신이 팔려서 아이의 감정적 욕구를 돌볼 여유가 없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이 모든 상황은 불안형 애착을 형성할 수 있는데, 이는 성인이 된 후에도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고 버려질까 봐 두려워 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p. 314 통제에 대한 개념을 버리거나 지금 내게 작용하는 더 거대한 힘(그 힘이 무엇으로 느껴지든)에 순응하기란 쉽지 않다. (중략)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 우리는 자신가 타인을 탓하면서 분안해하는 경향이 있다. 일들이 특정한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믿으면서 현실과 싸우기 때문에 늘 지치고 불안하다. 사실 불안은 우리에게 무엇을 통제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언제 놓아주어야 하는지를 경고한다. 지금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 지금의 길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를 참을성 있게, 용기 있게 지켜봐야 할 때임을 알려준다.

p. 318 인생의 우여곡절이 사실 무의마할 수도 있지만, 만약 당신이 거기에서, 특히 힘든 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은 좀 더 평온하고 유연하게 삶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p. 319 만약 죽을 만큼 무섭게 사느라 당신의 영혼이 불타고 있다면, 그리고 스스로가 가치있고, 준비되어 있고,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 갈망이 당신을 홀로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면. 축하한다. 당신은 사명을 받았다. - 자이야 존 Jaiya John, <자유 : 용감한 변화를 위한 치유의 언어 Freedom: Medicine Words for Your Brave Revolution>

p. 321 일단 몸에서 보내는 내면의 속삭임을 듣는 능력을 키우고나면 내가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아니면 길을 벗어났는지를 알려주는 내면의 나침반을 갖게 된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그게 전부다. 우리는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절대 알 수 없고, 거기에 매달리지 않는 편이 현명하다. 그러나 내가 어떤 길 위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확신할 수 없다면 고삐를 늦출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나를 믿을 수 있는데도 여전히 결과를 통제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내가 올바른 길 위에 서 있고 올바른 방향을 향해 있음을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p. 321-322 만약 당신이 예만한 사람(예술가, 감성이 풍부한 사람, 생각이 많은 사람, 직감이 뛰어난 사람) 중 하나라면 당신이 가는 길에는 약간의 불안이 있을 것이다. 세상이 불완전한 이상 어떤 진실은 아플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당신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생생하게 그것을 감지한다. 당신이 길을 더 어려운 길이지만 그것은 또한 귀한 사명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신에게 주어진 어려움을 직면하는 용기와 솔직함이 그 길에 빛을 비춰줄 수 있다. 그 작업은 먼저 당신의 신체적 균형을 무너뜨리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진짜 불안이 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리라는 믿음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된다.



>>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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