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봄
오미경 지음 / 하움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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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이에 대한 만족과 행복을 알기 전, 세상이 나만 버린 듯한 삶을 산적이 있었고, 나만큼 괴롭게 산 사람이 있겠냐며 고생자랑을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굴레를 벗어나 주변을 돌아보니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더라구요. (고생 자랑할 정도로 나만 대단한 줄 알았는데) 세상에 정말 정말로 대단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번에 나온 신간 에세이 어느날, 봄 제목만 보고 뭔가 본능적으로 끌렸습니다. 본능적인 느낌에 빌려서 말하자면,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살다보니 어느새 봄이더라는. 어떤 내용을 담았을지 알 듯 한 에세이. 왠지 나의 이야기 담겨있을 듯한 이끌림에 나의 생일을 위해 나에게 이 책을 선물 했습니다. 그리고 읽었습니다. 역시나.



■ 어느날, 봄 내용 


이 책은 오미경 작가의 삶을 담은 책입니다. 평탄한 삶을 살지 않은 그녀는 그럼에도 살다보면 어느새 봄이 오고 꽃을 심으며 꽃길을 걷자고 독자들을 격려하고 있습니다. 자신도 힘겹게 살았음에도, 힘겨운 삶을 꿋꿋하게 잘 버텨서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하고, 다같이 함께 잘 살아가자고 합니다. 에세이는 총 3분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나.너.세상. "나"부분에는 작가의 삶이, "너"부분에는 그녀의 인연, "세상"부분에는 지옥 혹은 천국같은 세상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에세이지만 읽다보면 함축적인 시같고, 웃픈 유머를 담은 꽁트가 담겨져 있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같거나, 진지한 철학과 혜안도 담겨져 있습니다. 아주 심플하고 간결한 문체로 집중해서 읽다보면 빠져드는 에세이입니다.



■ 느낀점 


에세이를 읽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는 듯 했습니다. 사춘기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친구들에게 왕따 당할까봐 아버지 돌아가셨다는 말도 못했고, 빚쟁이들에게 쫓겨서 이사를 자주 다녀야 하고 허름한 집에서 늘 불안하게 생활을 해야했고, 집세가 조금 밀리면 집주인들이 없는 사람 형편 생각 안하고 무조건 쏘아대고,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서 엄마에게 용돈 달라는 말도 못하고 끙끙대고, 엄마는 식당일을 전전하며 식구들 삼시세끼를 해결해줘야 했으며, 우연한 기회로 유학생활을 할 때도 돈이 없어서 거의 물만 마시고 살았던, 돈좀 벌어보겠다고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건방지다며 마녀사냥도 당하고, 인간관계에서도 늘 갈등의 연속이라 살아도 좀비처럼 영혼없이 살고, 쥐뿔도 없으면서 자존심만 쎄고 열등감에 시달리며 살았고, 연애를 할때는 찌질하게 집착하고, 일하면서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어 최선만 다해서 살았는데 그 성과는 나의 것이 아닌 남의 것이 되어 허탈했던, 회의감이 밀려와서 어느순간 지쳐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세상과 이별하고 싶었고, 불행의 연속이라 세상이 나를 아예 버린 듯한 착각 속에 빠져들게 했던 시간들. 이 책을 읽으면서 울컥울컥했습니다. 그렇게 감정이입이 되더니, 어느 순간 작가에게 격려를 보내고 있습니다. "참 대단하다." 나보다 8살이나 어린 작가이지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험난한 삶을 살았음에도, 일찍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힘겨운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 그 자체가 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와 비슷하게 살았던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면서, "너도 이젠 괜찮아지고 있어. 그러니 이젠 행복하게 너만의 인생을 살아. 누군가의 희망이 되어 주렴"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거든요. 그녀가 희망의 본보기가 되어주니 나도 희망이 되고 싶어집니다. 처절했던 지난 삶을 살았기에 간절함과 희망을 더한 삶을 살고 싶어지는 것이라 말해주고 싶어요. 



■ 좋은글귀


p. 39 나는 성장할 수 없다. 내게도 잘못이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 정말 두렵고 무서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 그동안의 삶을 객관적으로 되짚어 봤다.

p. 101 아무것도 아닌 별것도 아닌 일에 기분이 확 가라앉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일로 세상 다 얻은 듯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p. 110 인생의 큰 깨달음을 얻은 현자들도 외로움은 못 다행냈다. 그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 뿐, 인간이기에 외로운 것이다. 우리 모두 외로운 존재다. 혼자든, 혼자가 아니든. 

p. 131 그런 당신에게 나는 이렇게 말해 줄 것이다. 그치치 않는 비는 없다고 1년 내내 피어 있는 꽃은 없다고 칠흑같이 어두워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캄캄한 밤에도 언젠가는 밝고 맑은 아침이 온다고.

p. 172 그런데 한 번쯤 그런 공복감이 기분 좋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비어 있어서 가볍고 상쾌한 그런 느낌말이다 공복 상태라고 해서 무조건 배가 고픈 건 아니니까.

p. 194 그때 처음 알았다. 잘 사는 것과 열심히 산다는 것이 다른 의미라는 것을. 잘 살기 위해서는 열심히 해야 한다는 편견에 잘 살지 못하고 있었다.

p. 217 영화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봤어? 거기서 주인공이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 내야만 자신이 원래 살던 세상으로 돌아올 수 있잖아 이름이라는 게 그런거 같아. 그렇게 중요하고 소중한 거였어.

p.  223 굳이 남에게 이해받으려 발버둥 치다 상처받지 말고 부디 남에게 이해할 수 없다며 상처주지 말고 흐르는 대로 살아가는 거야.

p. 284 내일은 오늘보다 더 행복하기를 내일은 오늘보다 더 밝은 하루이기를 내일은 오늘보다 더 따뜻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기를 내일은 꼭 당신의 인생에 활짝 핀 벗꽃러머 봄이 만개하기를. 존재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당신에게 내가 보내는 약속, 꼭 지켜줘.





■ 본 포스팅은 나의 생일 선물로 나에게 직접 선물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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