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브랜드 평전
도로시 클라크 윌슨 지음, 이순희 옮김 / 좋은씨앗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들은 늘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그 속에서 고통과 괴로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런 고통과 괴로움이 항상 우리를 따라 다닐때마다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왜 살아야하지?"라는 의문을 품을 때도 많았습니다. 늘 인생에는 빛과 그림자, 음과 양이 존재한다는 말은 들었어도 현실에 대입해보고 적응하는데 무뎠습니다. 낮과 밤이 있듯, 인간의 삶에도 낮과 밤이 있을건데, 삶은 밝은 낮처럼 잘 풀려야 좋은 줄만 알고 있고 밤처럼 어두우면 안풀렸다고 단정을 지어버리는 그런 흑백논리때문에 괴롭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엔 어디에 관점을 두느냐에 따라 고통과 괴로움의 선택여부도 판단된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처럼, 고통이란 왜 존재하는 것인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의문일 때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이라는 책을 통해서 고통에 대한 내용을 들여다 보다가 외과의사이자 나병환자전문의로 유명한 폴 브랜드를 알게 되었습니다.  폴 브랜드는 나병환자들을 들여다보면서 그들이 통증을 느끼지 못해서 그들 몸을 파과적으로 만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통증이 주는 불쾌감을 우리 몸에 닥치는 위험과 상처에 대한 경고로 인식하여 우리몸을 보호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는 문구를 보고, 폴 브랜드가 연구했던 통증은 어떤 것이며,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떠한 철학으로 삶을 살았는지 등등 궁금해졌습니다. 그가 직접 적은 저서는 확인할 수 없어서, 일단 폴 브랜드 평전을 찾아 읽었습니다.




■ 폴 브랜드 평전 내용


평전은 평론을 곁들여서 적어 내려간 전기입니다. 평전에는 폴 브랜드의 일대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폴을 기점으로 폴의 할아버지대와 폴의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도 담겨져 있습니다. 윗 세대가 폴의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대엔 건축업으로 자릴 잡았지만 폴의 아버지는 할아버지 가업을 잊지 않고 의료훈련을 수료하고 선교활동에 뛰어듭니다. 선교활동을 위해 인도에서 자릴 잡습니다. 폴의 아버지는 제시 브랜드는 개척정신이 강한 사람이어서 험준한 곳에서 의료활동을 병행하며 선교활동을 했으며 폴의 어머니 또한 정신력이 아주 강인하며 두 분은 신실한 기독교인이자 선교사입니다. 폴의 부모님은 세상의 따뜻한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의 사람들을 치유하며 선교활동을 펼칩니다. 폴은 부모님의 확신과 열정을 보고 자라며, 이런 성장배경은 자신의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데 자양분이 됩니다. 폴은 부모님과 같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기술력도 하나씩 익혀갑니다. 아버지가 행했던 의료활동에 대해선 거부감이 있어서 그는 건축기술을 열심히 익혔습니다. 그러나, 나중엔 이 두 기술을 전적으로 활용하게 되는 일들과 마주합니다. 그건 나병환자들을 치료하는 일이었고, 폴은 그 일이 자신의 소명이라 믿으며 평생을 바쳐 나병 치료 연구와 나병환자들이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살아갈 수 있음을 인지시켜주며 온 세상에 나병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고 의료기술을 발전시키는데 큰 기여를 합니다. 무엇보다 사람 한 사람 사람의 가치를 잘 활용해서 함께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 나가는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진 평전입니다.



■ 느낀점


고통과 통증에 대한 의문으로 만나게 된 폴 브래드. 평전을 읽고 통증과 같은 고통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는 그 이상의 여운을 가슴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기독교에 대한 그릇된 편견이 있었기 때문에, 평전을 읽어가는 내내 주님만 찬양하면 어쩌나..라는 염려와 신앙적으로 편중된 평전은 아닐까하는 염려도 있었으나, 읽다보면 그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딱, 폴 브랜드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신의 저주를 받은 사람만이 걸린다고 소문난 나병. 그러나, 폴이 나병을 연구하기 이전에 나병은 질병의 일종이며 나병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던 나병분야의 권위자를 만나면서 그는 자신만의 소명을 찾게 됩니다. 폴은 외과전문의라, 나병엔 크게 관심없었지만  나병환자들의 손을 보곤 이를 복원시킬 수 있는 쪽으로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하게 됩니다.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환자들은 손을 활용하고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게 됩니다. 게다가 나환자들은 통증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통증으로 인해 신체를 보호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라는 것을 감지합니다. 이로서 통증에 대한 새로운 발상이 생겨나며, 그는 나병의 치료와 연구에 박차를 가합니다. 세상으로부터 외면받은 존재들을 세상 속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던 폴 브랜드. 한 가지 분야에 열정을 다하면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도 함께 성장하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큰 힘을 발휘하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는 이상적이고 훌륭한 리더상입니다. 폴은 생명 그 자체에 편견이 없으며, 인간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잠재성을 일깨워서 그들이 세상을 살아갈 자릴 마련해주며 그들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꿈을 쫓아갈 수 있도록 방향성을 잡아줍니다. 내가 쓴 느낀점만 본다면 폴 브랜드는 아주 완벽한 사람이로 보이지만, 그의 삶이 결코 완벽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다만, 실수와 실패를 대하는 태도가 남달라서 완벽해보였던 겁니다. 나병을 연구하고 인식의 변화를 주는데는 엄청난 시행착오가 더 많았겠지요? 그의 인생철학이 언급된 "즐거움과 고통은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 두 가지는 서로 의존하면서 보다 풍요로운 인생 경험을 만들어 가는 것"라는 구절에서 폴의 인생과 폴 자체를 한번에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 좋은글귀


p. 20-21 생활방식의 면에서 보면, 닥터 브랜드는 물질주의와 신비주의 사이, 그리고 예언주의와 실용주의 사이에서 중용의 길을 걸었다. 벨로아의 사람들은 브랜드를 정신적인 깊이와 희생적인 봉사라는 특징을 가지는 인물이면서 동시에, 재치있는 농담도 잘 하고, 마아말레이드와 망고를 좋아하고, 고속질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p.30 그는 인생철학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터득하게 되었다. 즐거움과 고통은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 두 가지는 서로 의존하면서 보다 풍요로운 인생 경험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p. 32 닥터 브랜드는 자신이 가진 의료 활동의 기본원칙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소중한 자산은 바로 영혼과 살려는 의지, 존엄한 존재라는 자각, 그리고 인격입니다. 이것을 잃어버리게 되면, 재활할 수 있는 기회는 오지 않습니다. 이것을 잃어버리게 되면, 재활할 수 있는 기회는 오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은 힘줄이나, 뼈, 신경조직에 관련된 기술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들 뒤에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p. 117-118 인도의 더위와 먼지 속에서, 똑똑하고 도발적인 힌두교도들을 쉴새없이 찾아다니는 전도 활동에 한 평생을 바친 끝에, 갑자기 회의와 절망감에 빠져버린 자신의 모습이었다. 나는 옳은 길을 가고 있는가? 내가 옳은 길을 가고 있다더하라도, 아무도 나를 믿는 사람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당장 자신이 가고 있는 길에 대해 아무런 의심도 가지지 않고 있었고, 그런 의심에 시달리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만에 하나, 그런 의심을 가지게 되면 어쩌란 말인가!


p. 184 나병 분야의 권위자인 코크레인은 마드라스 주 나환자들을 돌보는 일 뿐만 아니라, 나병에 관한 대중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지속적인 교육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의 주장의 요지는 나병은 대부분의 질병처럼 세균 때문에 생기는 질병이며, 원인 모를 천벌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오랜 옛날부터 나병은 죄를 지은 사람에게 내리는 신의 저주라는 인식이 퍼져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나환자들을 사회적인 수치로 여기고 배척해 오고 있었다.


p. 312-313 "통증은, 수많은 세포로 구성된 살아 있는 유기체가 자기를 보존하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통증이 사라지게 되면, 그 신체는 자기 신체의 각 부분의 성패가 신체 전체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지각하는 능력도 일어버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통증이 사라지게 되면, 나머지 신체 부분은 서로 경쟁하는 상태로 돌아가게 됩니다. 결국 우리 신체가 살아 남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통증에 의해 좌우되는 것입니다.(중량) 신체의 경우도 그렇지만, 이 새로운 관계에 있어서도, 성공의 열쇠는 통증을 감지하는 것에 있습니다. 인간 신체의 조화로운 작용은 우리에게 기쁨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우리에게 슬픔을 안겨줍니다. 인간 사회에서 우리가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우리가 충분히 고통을 겪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 포스팅은 직접 구매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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