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제17호 - Summer, 2010
아시아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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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여러 국가의 문학의 흐름을 파악하고 체험할 수 있는 문예 계간지 "ASIA"


국내에 소개되는 문학이나 번역서는 주류가 서양문학이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거의 90%이상 아니 이보다 더 많은 번역서들이 서양문학이리라 생각된다. 나름대로 여러 나라의 문예적인 특징을 살펴보길 원했지만 짧은 외국어 실력 때문에 항상 어려움을 느끼던 차에 아시아라는 계간지를 알게 되었다.

이번 호에는 인도네시아 문학 특집을 다루고 있다.

단편소설과 시, 그리고 인도네시아 문학의 흐름을 파악 할 수 있는 좌담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솔직한 표현으로는 인도네시아 문학 또는 소설이 이렇다 저렇다 할 능력이 없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아시아라는 계간지를 통해 인도네시아 문학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은 참 좋은 느낌이다.

누군가가 문학은 그 시대의 삶을 표방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미넴이 아이를 낳았다'라는 단편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인도네시아의 풍광이 한 눈에 확 다가오는 느낌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미넴은 겨우 14살 이다. 우리나라에서 14살 되는 아이가 아기를 낳았다면 분명 이야기거리가 되것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서는 그리 큰 이야기 거리는 아닌 듯 하다. 소설 속에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오늘 미넴의 출산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었다. <...중략.....>아이가 자궁에 들어선지 불과 7개월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중략...>그가 마을에 물을 뜨러 가기를 거절하지 않았더라면 미넴은 두 달 후에나 아이를 낳았을 것이다.’

그리고 소설 말미에서는 또 이렇게 말한다.

“여보, 지금 당신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미넴이 태어났을 때 내가 열네살밖에 안 됐던 거 잊었어요?”

그러니 그곳에서는 열네살에 아이를 낳는 것이 당연한듯 하다. 아마 우리나라도 조선시대 쯤에는 그 나이에 아이를 낳는 것이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었으리라.

그리고 아시아에서의 특징 중 또 하나는 영어로 쓰여진 글이 나온다는 것이다.


특히 좌담에서는 인도네시아 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줌으로서 인도네시아 문학에 나처럼 문외한인 사람들에게는 큰 읽을거리를 마련해 주었다.

‘1998년 수하르토 체제가 무너진 후 인도네시아 문단에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는 것도 이런 좌담을 통해서 알았다.

좌담 참석자인 에카 부디안타(인도네시아 시인)는 ‘수하르토 시대의 문학은 인도네시아 문학의 암흑기’라고 진단하면서 그 이유로는 ‘작가가 바깥세상을 보지 못하고 자신만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좌담은 지적 호기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다음에도 인도네시아 문학을 찾아 읽고 싶어진다.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계간 문예지 ‘아시아’는 그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것의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에카는 좌담 말미에서 인도네시아 문학의 특이점으로 ‘통치자들이 문학을 사랑했다’는 것을 들었다. 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 존재했던 왕조의 왕들이 시문을 즐겼고, 곧 출간될 [작은 왕의 자장가]라는 시집에는 요도요노 대통령의 시도 수록되어 있다’면서 ‘이것은 대통령도 시인이 되고 싶어 하고 문학 활동에 참여한고 싶어 한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 좋았던 점은 인도네시아의 신화를 다뤘다는 것이다. 신화는 항상 우리에게 상상력과 즐거움을 전해준다.

정말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읽었던 책, 계간지이면서 꼭 보관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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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필살기 - 텔레비전, 영화, 광고, 인터넷에서 찾아낸 우리말 절대 상식
공규택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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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을 밝히면 우리말의 깊은 뜻이 보인다.

돌발퀴즈를 통해 올바른 뜻을 알수 있도록 흥미를 돋우고 있다.

 

다음 설명 중 옳음 것은?

1. 참치는 원래 강원도 지역의 방언이었다.

2. 참치는 조선 시대부터 즐겨 먹던 생선이다.

3. 참치는 국어사전에 실려 있지 않은 말이다.

4. 참치라는 이름은 부산 어민이 처음 붙였다.(15쪽)

 

등으로 돌발퀴즈를 보면서 생각을 하고 해설부분을 읽다보면 답이 저절로 떠오르게 되어있다. 그리고 신기하기만 하다. 몰랐던 내용을 재미있게 읽다보면 술술 알게된다. 1957년 어느 날의 부산항에서 원양어선 지남호가 우리나라 최초로 인도양까지 나가 어휙을 하고 부산항으로 들어오게된다. 처음보는 커다란 생선을 내려놓자 너도나도 모여들어 무슨 생선이냐고 고개를 갸웃갸웃한다. 이름을 알길이 없어 사람들은 '참말로 좋고 진귀한 보배 같은 생선'이라고 해서 참진에 물고기를 나타내는 치를 붙여 진치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진치는 왠지 어색하고 너무 가볍다는 논란이 일어 논의 끝에 진과 의미가 같은 우리말 '참' 을 붙여 '참치'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두번째 설은 이승만대통령이 처음보는 생선을 보고 이름이 뭐냐고 묻자 어류학자 정문기 박사가 '참치'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리고 세번째 참치의 세번째 설은 원양어선이 인도양에서 어획한 길이 2~3미터의 대형 물고기를 이승만 대통령이 보게 된다. 그런데 옆에 있던 누군가가 "이것이 진짜 물고기랍니다'라고 보고했고 진짜 물고기라는 뜻으로 진어라고 불렸다가 한글 한자들이 옛 문헌 어디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은 최초의 희귀 물고기 이름을 왜 한자로 정하느냐고 항의하자 한글로 그대로 풀어 '참치'라고 했다고 한다.

 

이런식으로 속설이 정설이 되기도 하고 또 다른 참치의 속뜻에 대한 설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하나하나 우리말 속뜻을 풀어가는 것이 여간 재미있지 않다. 실제 국립수산진흥원이 펴낸 [한국연근해 유용어류도감]에는 참치가 아닌 참다랑어를 공식 명칭으로 기재했고 "참치는 강원 지역에서 불리는 명칭"이라고 설명되어 있다고 한다. 지금은 전국 어디에서나 통하는 명칭이 되었고 그 결과 표준어와 국어사전에도 표제어로 실려있다. 

 

갈매기살에 대한 사연도 재미있다. 갈매기살이라는 이름을 보면 누구나가 처음에는 갈매기고기라고 연상을 하게 되지만 알고보니 갈매기살은 돼지고기의 일부분인 것이다. 갈매기살은 돼지고기의 횡경막에 붙어 있는 살점인데 횡경막을 우리말로는 '가로막'이라고 한다. 배속을 가로로 막고 있는 막이라는 뜻이며 우리말로는 '가로막'이다. 그 '가로막살'이 '가로마기살'로 변하고 다시 '가로매기살'로 마침내 '갈매기살'로 변한 것이다. 언어학적 과정을 거쳐 생성된 말인것이다.

 

최소한의 규칙과 원칙을 알면 우리말이 쉬워진다.

여기서는 슈퍼맨이 못 '날으는' 까닭, 윤동주는 맞춤법을 모른다? 등의 재미있는 의문을 통해 우리말을 쉽게 이해할수 있게 하고 있다.

 

한자어를 분석하면 우리말의 참모습이 드러난다.

학교 다닐때 많이 듣던 말이다. 한자를 알면 공부가 쉬워진다는 말.

사람들이 '불혹'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불혹'은 공자가 자신의 학문 수양 과정을 설명하면서 '사십이불혹'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은 나이 40이 되니 함부로 유혹당하는 일도 없고 망설임도 없어졌다는 뜻이라고 한다. 40세의 나이를 고상하고 점잖게 표현하려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다가 굳어진 것이다. '지학'은 공자가 학문에 뜻을 둔 나이가 15세였다고 해서 유래되었고 '과년'은 여자 나이 16세를 말하는데 이 나이가 되면 거의 결혼을 했기에  결혼 정령기를 의미하게 되었다. 한자의 풀이를 복잡한듯 하면서도 재미있고 쉽기도 하다.

 

외래어도 우리 법을 따라야 우리말이 된다.

우리의 언어 습관을 알면 관용 표현이 쉬우진다.

한글의 역사를 알면 우리말의 미래가 보인다. 등 재미있게 우리말 실력을 쌓을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만큼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말 실력이 쌓여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책을 많이 읽어서 많은 우리말을 알고 있는듯 하지만 막상 정확한 뜻을 물어보면 뭐지? 싶고 답답할때가 있는데 이런 책을 통해 우리말 달인은 아닐지라도 우리말을 조금은 안다는 말을 할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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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팅 클럽
강영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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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한 건 의지가 아니라 테크닉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테크닉이 부족했다. 그런 걸 키워주는 약이 있었다면 나는 아마 내 몸을 팔아서라도 그 약을 사 먹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내 인생은 좀더 흥미진진해졌을지도 모른다.(9쪽)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테크닉이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아래의 구절에서 성격을 그려내고 있다. 덩치크고 과묵하다는 건 나랑도 비슷한듯도 하다. 가족들과 무엇이라도 할라치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다들 먼산만 보거나 애꿎은 핸드폰을 보곤 한다. 그리고 서로 말하라고 재촉을 하다가 왜 서로 괴롭히냐고 몰아붙이곤 한다. 그런 우리집의 과묵함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머릿속이야 수많은 작은 블록과 수많은 슈퍼 블럭들이 격자로 얽힌 도시 설계도처럼 복잡했지만, 공식적으로 나는 다른 사람앞에서 입을 잘 열지 않는 덩치 크고 과묵한 아이였다.(13쪽)

 

영인은 김작가인 엄마와 단 둘이 산다. 다 허물어져가는 듯한 가계하나에서 글공부방을 한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오다가 나중에는 그 동네 글을 쓰고 싶어하는 아줌마들이 낮에 모여 글을 쓰곤 한다. 부럽다. 그런 모임이 가끔은 부럽기도 하다. 그리고 한편으론 아니기도 하고 말이다.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잘 못하는 영인같은 나로서는 가끔은 주위에 친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아주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나를 알기에 도와주는 손길이 고맙기도 하고 말이다. 동네 아줌마들의 모임인 글방에서 어느날 한 동지가 남편에게 맞고 와서 글동무들이 그 남편을 폭행한듯 하다는 추리에서는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글을 공부하는 엄마, 아빠에게서는 글을 공부하는 아이들이 더 많이 나지 않을까 싶다. 이 책 역시 글을 쓰고 싶어하는 글을 계속 쓰려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열일곱살에서 시작된 갈등과 성장통. 그리고 글에 대한 스물스물 올라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딸아이를 그닥 사랑으로 보살피지 않는 엄마. 하지만 그런 엄마이기에 오히려 딸은 더 자유를 만끽하지 않았을까? 라는 긍정적인 생각도 든다. 엄마가 꼬치꼬치 깨묻고 따라붙는다면 그또한 답답할 것이다.

 

무슨 봄바람에 꽃잎 날리듯이 한마디 툭 던지고는 커피 잔에 코를 박았다.(79쪽)

 

딸을 챙기지 못할뿐 아니라 엄마는 사귀는 남자도 있다. 딸과 엄마는 같은 남자를 바라보지만그 남자는 엄마를 택하고 알고보니 동네 유명한 바람둥이? 별것도 없는 선생도 아닌 글지망생도 아닌 그저 그런 남자였다. 일상속에서 솟아나는 작은 삶의 열매들이 새록새록 눈앞에 아롱거리는 듯한 구절구절들과 사연들이 설레이게 하기도 하고 미소를 짓게도 한다. 이렇게 살면 좀 그렇겠다..라는 생각도 들고 이렇게 사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드는 그런 이야기를 만날수 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최고의 좋은 자격을 갖추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고 조바심을 내다가도 이런 이야기를 만나면 아이들을 자유롭게 풀어놓아야겠다는 안도감도 든다. 아이를 위해 나를 더 닥달해야겠다가 아닌 나로 인해 아이들이 더욱 발전하지 않을까라는 풍요로움을 느낀다.

 

작가가 되고싶어하는 꿈을 꾸는 사람들의 보통의 이야기를 만나니 반갑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좋은 글이란 어떻게 태어나는지, 그리고 서사의 중요성등 작가로서 길을 걷기 위한 기본적인 구조를 조금 들여본듯도 하고 말이다. 알듯 모를듯 글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던져주기도 하고 그런 의문을 어떻게 풀어가야할지 고민하는 모습이 반갑기만 하다. 






 중요한 건 의지가 아니라 테크닉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테크닉이 부족했다. 그런 걸 키워주는 약이 있었다면 나는 아마 내 몸을 팔아서라도 그 약을 사 먹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내 인생은 좀더 흥미진진해졌을지도 모른다.(9쪽)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테크닉이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아래의 구절에서 성격을 그려내고 있다. 덩치크고 과묵하다는 건 나랑도 비슷한듯도 하다. 가족들과 무엇이라도 할라치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다들 먼산만 보거나 애꿎은 핸드폰을 보곤 한다. 그리고 서로 말하라고 재촉을 하다가 왜 서로 괴롭히냐고 몰아붙이곤 한다. 그런 우리집의 과묵함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머릿속이야 수많은 작은 블록과 수많은 슈퍼 블럭들이 격자로 얽힌 도시 설계도처럼 복잡했지만, 공식적으로 나는 다른 사람앞에서 입을 잘 열지 않는 덩치 크고 과묵한 아이였다.(13쪽)

 

영인은 김작가인 엄마와 단 둘이 산다. 다 허물어져가는 듯한 가계하나에서 글공부방을 한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오다가 나중에는 그 동네 글을 쓰고 싶어하는 아줌마들이 낮에 모여 글을 쓰곤 한다. 부럽다. 그런 모임이 가끔은 부럽기도 하다. 그리고 한편으론 아니기도 하고 말이다.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잘 못하는 영인같은 나로서는 가끔은 주위에 친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아주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나를 알기에 도와주는 손길이 고맙기도 하고 말이다. 동네 아줌마들의 모임인 글방에서 어느날 한 동지가 남편에게 맞고 와서 글동무들이 그 남편을 폭행한듯 하다는 추리에서는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글을 공부하는 엄마, 아빠에게서는 글을 공부하는 아이들이 더 많이 나지 않을까 싶다. 이 책 역시 글을 쓰고 싶어하는 글을 계속 쓰려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열일곱살에서 시작된 갈등과 성장통. 그리고 글에 대한 스물스물 올라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딸아이를 그닥 사랑으로 보살피지 않는 엄마. 하지만 그런 엄마이기에 오히려 딸은 더 자유를 만끽하지 않았을까? 라는 긍정적인 생각도 든다. 엄마가 꼬치꼬치 깨묻고 따라붙는다면 그또한 답답할 것이다.

 

무슨 봄바람에 꽃잎 날리듯이 한마디 툭 던지고는 커피 잔에 코를 박았다.(79쪽)

 

딸을 챙기지 못할뿐 아니라 엄마는 사귀는 남자도 있다. 딸과 엄마는 같은 남자를 바라보지만그 남자는 엄마를 택하고 알고보니 동네 유명한 바람둥이? 별것도 없는 선생도 아닌 글지망생도 아닌 그저 그런 남자였다. 일상속에서 솟아나는 작은 삶의 열매들이 새록새록 눈앞에 아롱거리는 듯한 구절구절들과 사연들이 설레이게 하기도 하고 미소를 짓게도 한다. 이렇게 살면 좀 그렇겠다..라는 생각도 들고 이렇게 사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드는 그런 이야기를 만날수 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최고의 좋은 자격을 갖추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고 조바심을 내다가도 이런 이야기를 만나면 아이들을 자유롭게 풀어놓아야겠다는 안도감도 든다. 아이를 위해 나를 더 닥달해야겠다가 아닌 나로 인해 아이들이 더욱 발전하지 않을까라는 풍요로움을 느낀다.

 

작가가 되고싶어하는 꿈을 꾸는 사람들의 보통의 이야기를 만나니 반갑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좋은 글이란 어떻게 태어나는지, 그리고 서사의 중요성등 작가로서 길을 걷기 위한 기본적인 구조를 조금 들여본듯도 하고 말이다. 알듯 모를듯 글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던져주기도 하고 그런 의문을 어떻게 풀어가야할지 고민하는 모습이 반갑기만 하다. 


중요한 건 의지가 아니라 테크닉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테크닉이 부족했다. 그런 걸 키워주는 약이 있었다면 나는 아마 내 몸을 팔아서라도 그 약을 사 먹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내 인생은 좀더 흥미진진해졌을지도 모른다.(9쪽)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테크닉이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아래의 구절에서 성격을 그려내고 있다. 덩치크고 과묵하다는 건 나랑도 비슷한듯도 하다. 가족들과 무엇이라도 할라치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다들 먼산만 보거나 애꿎은 핸드폰을 보곤 한다. 그리고 서로 말하라고 재촉을 하다가 왜 서로 괴롭히냐고 몰아붙이곤 한다. 그런 우리집의 과묵함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머릿속이야 수많은 작은 블록과 수많은 슈퍼 블럭들이 격자로 얽힌 도시 설계도처럼 복잡했지만, 공식적으로 나는 다른 사람앞에서 입을 잘 열지 않는 덩치 크고 과묵한 아이였다.(13쪽)

 

영인은 김작가인 엄마와 단 둘이 산다. 다 허물어져가는 듯한 가계하나에서 글공부방을 한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오다가 나중에는 그 동네 글을 쓰고 싶어하는 아줌마들이 낮에 모여 글을 쓰곤 한다. 부럽다. 그런 모임이 가끔은 부럽기도 하다. 그리고 한편으론 아니기도 하고 말이다.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잘 못하는 영인같은 나로서는 가끔은 주위에 친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아주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나를 알기에 도와주는 손길이 고맙기도 하고 말이다. 동네 아줌마들의 모임인 글방에서 어느날 한 동지가 남편에게 맞고 와서 글동무들이 그 남편을 폭행한듯 하다는 추리에서는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글을 공부하는 엄마, 아빠에게서는 글을 공부하는 아이들이 더 많이 나지 않을까 싶다. 이 책 역시 글을 쓰고 싶어하는 글을 계속 쓰려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열일곱살에서 시작된 갈등과 성장통. 그리고 글에 대한 스물스물 올라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딸아이를 그닥 사랑으로 보살피지 않는 엄마. 하지만 그런 엄마이기에 오히려 딸은 더 자유를 만끽하지 않았을까? 라는 긍정적인 생각도 든다. 엄마가 꼬치꼬치 깨묻고 따라붙는다면 그또한 답답할 것이다.

 

무슨 봄바람에 꽃잎 날리듯이 한마디 툭 던지고는 커피 잔에 코를 박았다.(79쪽)

 

딸을 챙기지 못할뿐 아니라 엄마는 사귀는 남자도 있다. 딸과 엄마는 같은 남자를 바라보지만그 남자는 엄마를 택하고 알고보니 동네 유명한 바람둥이? 별것도 없는 선생도 아닌 글지망생도 아닌 그저 그런 남자였다. 일상속에서 솟아나는 작은 삶의 열매들이 새록새록 눈앞에 아롱거리는 듯한 구절구절들과 사연들이 설레이게 하기도 하고 미소를 짓게도 한다. 이렇게 살면 좀 그렇겠다..라는 생각도 들고 이렇게 사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드는 그런 이야기를 만날수 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최고의 좋은 자격을 갖추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고 조바심을 내다가도 이런 이야기를 만나면 아이들을 자유롭게 풀어놓아야겠다는 안도감도 든다. 아이를 위해 나를 더 닥달해야겠다가 아닌 나로 인해 아이들이 더욱 발전하지 않을까라는 풍요로움을 느낀다.

 

작가가 되고싶어하는 꿈을 꾸는 사람들의 보통의 이야기를 만나니 반갑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좋은 글이란 어떻게 태어나는지, 그리고 서사의 중요성등 작가로서 길을 걷기 위한 기본적인 구조를 조금 들여본듯도 하고 말이다. 알듯 모를듯 글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던져주기도 하고 그런 의문을 어떻게 풀어가야할지 고민하는 모습이 반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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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기둥 3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5
켄 폴릿 지음, 한기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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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기둥의 대장정 마지막편이다. 전세계 1억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서스펜스 스릴러와 역사소설의 대가인 캔 폴릿의 멋진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철학을 전공하고 기자로 활동했던 그는 신문사를 떠나 작은 출판사에서 여러 권의 소설을 냈지만 그닥 유명세를 띠지 못하다가 미국의 문학에이전트인 앨 주커먼을 만나게 되고 그 결과 열한번째책인 [바늘구멍]이라는 굉장한 소설을 썼다. [바늘구멍]은 1978년 에드거 상을 수상하고 현재까지 전세계 1천만부가 판매되었다. 바늘구멍이라는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도 많은 작품들로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다.

그리고 1986년 역사소설에 도전하게 되는데 이 책의 계획은 그가 기자로 활동하던 20대 시절 우연히 피터버로 대성당을 방문했을때부터 준비해온 것으로 지인들과 출판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970년대부터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던 소설을 3년 동안 작업하게 된다. 

출간 직후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과 독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고 18주 동안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오르며 30개 언어로 번역 출판되어 1400만부가 팔려나갔고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8년후 2007년 속편을 써달라는 독자들의 요구에 [끝없는 세상]을 낸다. 그리고 그 해에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에 선정 되고 두 작품은 나란히 베스트셀러에 오른다. 2010년 리들리 스콧 감독이 8부작 드라마로 만들어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2010년 가을에는 20세기 초 영국, 독일, 러시아, 미국, 웨일스를 배경으로 다섯 가족의 얽히고 설키 드라마가 제 1차 세계 대전, 러시아 혁명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20세기 3부작' [거인들의 몰락] 1부를 발표했다.

[대지의 기둥]의 마지막편인 3부의 내용을 보면 징그럽게 사람을 괴롭혀대던 윌리엄. 윌리엄에게는 아마도 그렇게 될만한 정도의 고통스러운 삶이 도사리고 있었을 것이다.  어머니의 너무 못생긴 부스럼딱지가 있는 얼굴때문에 미모에 그렇게 메달리게 된 것일까? 윌리엄이 사랑하는 앨리에너에 대한 집착. 앨리에너는 윌리엄을 거부하고 앨리에너를 쟁취하고 싶어하는 윌리엄의 무서운 집착이 결국엔 불행으로 다가오게 된다.

윌리엄은 킹스브리지를 불태우고 마을 사람들 몇몇은 그들의 학살로 목숨을 잃게된다. 그러고도 그는 자신의 불행이 두려워 자신의 웨일런 주교로부터 자신만은 사죄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웨일런 주교는 또 다시 윌리엄에게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일해주면 사죄해주겠다고 말한다. 스티븐 왕을 버렸다가 다시 스티븐왕의 힘이 막강해지자 돌아섰다며 윌리엄도 돌아설것을 강권한다. 권력에 길들여진 개처럼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킹스브리지 화재로 필립 수도원장은 완전히 절망에 빠진다. 잔인한 습격, 공포에 질린 군중의 끔찍한 모습, 무시무시한 살육, 그리고 자신의 무기력함에 정신이 마비될 지경이다. 거기에다 대성당을 짓는 일을 총괄하던 톰이 습격에 살해된다. 그나마 잭이 지하성당으로 옮기고 부상자들을 수사 전용숙사에 수용하고 마을의 생존자들을 위해 비상 습식 대책을 세운다.

톰의 자리를 대신해 톰의 아들인 알프레드가 자연스럽게 건축 책임자가 된다. 알프레드는 화재로 전재산을 잃어 더 이상 동생 리처드를 돕지 못하게 된 앨리에너에게 리처드가 있는데서 불시에 예전의 청혼을 다시 하게 된다. 그 모습을 본 리처드는 누나가 자신을 위해 알프레드와 결혼하기를 원하게 되고 엘리에너는 원하지 않는 결혼을 동생을 위해 하게된다. 결혼 전날 엘리에너를 사랑하는 잭은 수도원에서 엘리에너를 만나다가 규범을 어겼다는 명목으로 수도원에 강금되어있던중 엄마인 엘렌의 도움으로 엘리에너를 결혼 전인 새벽에 만나게 되고 사랑을 나누다. 그렇지만 엘리에너는 동생을 위해 잭은 떠나보내고 알프레드와 결혼하게 된다. 그 광경을 보던 엘렌의 저주를 받게 된다. 그 저주로 알프레드와 엘리에너의 결혼생활은 파탄에 이르게 되고 급기야는 잠깐 사랑을 나눈 잭의 아이를 낳게 된다.

수도원을 떠난 잭은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떠나 건축에 관련된 일을 하며 돌아다니고 나중에 엘리에너는 잭의 아이를 데리고 잭을 찾아 떠난다. 둘은 만나게 되고 잭은 새아버지인 톰에게 받은 건축에 대한 열정으로 자신의 바램대로 위용을 갖춘 휼륭한 대성당을 완공하게 된다.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들이 험난하고도 스펙타클하고도 웅장하게 그려지고 있다.

엘렌의 이루지 못한 사랑은 자신의 아들인 잭에게 커다란 도움이 되고 엘리에너의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처절함, 윌리엄의 삐뚫어진 사랑. 웨일런 주교의 야욕. 헨리왕과 사제인 토마스의 힘의 대결. 필립의 종교에 대한 순결함등을 보면서 내 삶이 이렇게 평범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는 것에 이런 거추장스러운 명목과 이권들이 개입한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그리고 관습에 얽메이는 답답함과 관습을 오히려 악용하는 자들의 죄악된 모습. 그러한 모습들에도 굴하지 않고 끝내 이루어내는 사랑의 열정이 솔직하고도 담대하게 그려지고 있다.

군고구마를 까먹으면서 따땃한 아랫목에 배를 깔고 거대한 폭풍우속의 아름다운 사랑을 그리고 역사적인 파노라를 잠깐이라도 호흡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의 속편인 [끝없는 세상]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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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과 인상주의 : 경계를 넘어 빛을 발하다 - 19C 그림 여행 마로니에북스 아트 오딧세이 4
가브리엘레 크레팔디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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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를 보면 이 책은 주요 용어, 예술 중심지, 대표적 예술가 중심으로 그림과 함게 훑어볼수 있도록 되어있다. 각 장마다 그림이 나오고 그 그림과 연관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그림에 대한 상식을 키우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주용 용어에는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나자렛파, 순수주의, 비더마이어 등의 주용 용어와 함께 대표적인 그림들을 보여주며 왜 그런 용어들이 생성되었는지 알수 있다. 제일 첫번째 주용 요어로는 신고전주의가 나온다. 신고전주의는 고대의 이상적인 아름다움에 대해 새롭게 일어난 숭배를 말하며 고전미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들에 의해 완전하게 표현되었으며 모든 화가들에게 최고의 모범이었다.

 

펠리체 자니의 [마차를 탄 디아나]와 프랑수와 제라르의 [쿠피도와 프시케]등을 보여준다. 에르콜라노와 폼페이의 고고학적 발굴과 함께 18세기 중반에 태어났고 유럽 전역과 미국에 널리 전파되었다. 회화, 조각, 문학, 건축, 장식미술등 광범위한 문화전반에 이르고 있다. 이때의 작품은 양감의 조화, 명료한 드로링, 가장 작은 세부에 대한 정확한 형태가 특징이다. 고전적인 모범을 따르고자 했던 화가들은 자신의 개성을 잃기도 했다.

 

그러한 신고전주의의 반작용으로 탄생한 것이 낭만주의이다. 낭만주의는 개인의 표현적 자유, 창조적인 자발성을 중시하고 외부에 어떤 규범에 제한되거나 굴복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감정과 내면을 보여주기를 원했다. 보다더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깊은 명상으로 인도했다. 계몽주의자들의 범세계주의와는 달리 조국의 가치와 민족의 전통을 재발견했다. 자크 사블레의 [로마의 애가],하인리히 퓌슬리의 [줄리엣의 관옆의 로미오]등이 있다.

 

예술 중심지를 기준으로 그림을 보여주고 있기도 한데 중북부 유럽의 여러나라, 프랑스와 지중해 지역, 영미권, 마음의 장소등으로 나위어져 있다. 중북부 유럽 중 코펜하겐은 화재와 나폴레온 전쟁기에 파괴된 이후, 북유럽의 파리로 불릴정도로 경제적 문화적 번영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파울 피셔의[코펜하겐의 어느 겨울 날]은 잔잔하면서 은은하게 눈온 풍경을 지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파리의 최신유행에 맞춰 옷을 입은 인물들을 통해 그 시대적인 패션을 볼수 있다. 문득 그림속의 눈길을 걸어보고 싶어진다.

 

대표적인 예술가들로는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작가들과 그 외의 여러 작가들의 그림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폴 세잔, 애드가 드가, 폴 고갱, 클로드 모네등의 수많은 작가들의 그림을 만날수 있다.

 

포드 매독스 브라운의 그림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영국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그는 브뤼해와 헨트, 안트웨르펜 등지에서 미술을 공부했고 런던에 정착해서는 사회주의적인 주제로 아카데미가 지배적인 풍토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끊임없이 수정을 했고 준비와 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런 그를 따르는 수많은 젊은 화가들로 그의 집은 작가들의 토론과 만남의 장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 그의 그림은 역시나 섬세하고 서민들의 모습을 담아낸 그림들이 아주 인상적이다. [영국이여, 안녕]은 아주 인상적인 두 사람들의 얼굴이 커다랗게 화면을 장악하고 있다. 그림을 제작하는 동안 인도로 이주할 계획을 세웠고 그래서 자신과 아내를 주인공으로 그렸으며 자신의 아내의 모습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하기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을 섬세한 필치로 잘 담아냈다.

 

그림 하나하나가 아주 매혹적이고 그러한 그림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들을 겪들이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많은 그림들과 정보들이 기술되어 있어서 그림에 대한 이해와 감성을 한층 드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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