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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제17호 - Summer, 2010
아시아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아시아 여러 국가의 문학의 흐름을 파악하고 체험할 수 있는 문예 계간지 "ASIA"
국내에 소개되는 문학이나 번역서는 주류가 서양문학이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거의 90%이상 아니 이보다 더 많은 번역서들이 서양문학이리라 생각된다. 나름대로 여러 나라의 문예적인 특징을 살펴보길 원했지만 짧은 외국어 실력 때문에 항상 어려움을 느끼던 차에 아시아라는 계간지를 알게 되었다.
이번 호에는 인도네시아 문학 특집을 다루고 있다.
단편소설과 시, 그리고 인도네시아 문학의 흐름을 파악 할 수 있는 좌담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솔직한 표현으로는 인도네시아 문학 또는 소설이 이렇다 저렇다 할 능력이 없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아시아라는 계간지를 통해 인도네시아 문학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은 참 좋은 느낌이다.
누군가가 문학은 그 시대의 삶을 표방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미넴이 아이를 낳았다'라는 단편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인도네시아의 풍광이 한 눈에 확 다가오는 느낌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미넴은 겨우 14살 이다. 우리나라에서 14살 되는 아이가 아기를 낳았다면 분명 이야기거리가 되것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서는 그리 큰 이야기 거리는 아닌 듯 하다. 소설 속에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오늘 미넴의 출산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었다. <...중략.....>아이가 자궁에 들어선지 불과 7개월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중략...>그가 마을에 물을 뜨러 가기를 거절하지 않았더라면 미넴은 두 달 후에나 아이를 낳았을 것이다.’
그리고 소설 말미에서는 또 이렇게 말한다.
“여보, 지금 당신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미넴이 태어났을 때 내가 열네살밖에 안 됐던 거 잊었어요?”
그러니 그곳에서는 열네살에 아이를 낳는 것이 당연한듯 하다. 아마 우리나라도 조선시대 쯤에는 그 나이에 아이를 낳는 것이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었으리라.
그리고 아시아에서의 특징 중 또 하나는 영어로 쓰여진 글이 나온다는 것이다.
특히 좌담에서는 인도네시아 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줌으로서 인도네시아 문학에 나처럼 문외한인 사람들에게는 큰 읽을거리를 마련해 주었다.
‘1998년 수하르토 체제가 무너진 후 인도네시아 문단에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는 것도 이런 좌담을 통해서 알았다.
좌담 참석자인 에카 부디안타(인도네시아 시인)는 ‘수하르토 시대의 문학은 인도네시아 문학의 암흑기’라고 진단하면서 그 이유로는 ‘작가가 바깥세상을 보지 못하고 자신만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좌담은 지적 호기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다음에도 인도네시아 문학을 찾아 읽고 싶어진다.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계간 문예지 ‘아시아’는 그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것의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에카는 좌담 말미에서 인도네시아 문학의 특이점으로 ‘통치자들이 문학을 사랑했다’는 것을 들었다. 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 존재했던 왕조의 왕들이 시문을 즐겼고, 곧 출간될 [작은 왕의 자장가]라는 시집에는 요도요노 대통령의 시도 수록되어 있다’면서 ‘이것은 대통령도 시인이 되고 싶어 하고 문학 활동에 참여한고 싶어 한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 좋았던 점은 인도네시아의 신화를 다뤘다는 것이다. 신화는 항상 우리에게 상상력과 즐거움을 전해준다.
정말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읽었던 책, 계간지이면서 꼭 보관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