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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기둥 3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5
켄 폴릿 지음, 한기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평점 :
대지의 기둥의 대장정 마지막편이다. 전세계 1억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서스펜스 스릴러와 역사소설의 대가인 캔 폴릿의 멋진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철학을 전공하고 기자로 활동했던 그는 신문사를 떠나 작은 출판사에서 여러 권의 소설을 냈지만 그닥 유명세를 띠지 못하다가 미국의 문학에이전트인 앨 주커먼을 만나게 되고 그 결과 열한번째책인 [바늘구멍]이라는 굉장한 소설을 썼다. [바늘구멍]은 1978년 에드거 상을 수상하고 현재까지 전세계 1천만부가 판매되었다. 바늘구멍이라는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도 많은 작품들로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다.
그리고 1986년 역사소설에 도전하게 되는데 이 책의 계획은 그가 기자로 활동하던 20대 시절 우연히 피터버로 대성당을 방문했을때부터 준비해온 것으로 지인들과 출판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970년대부터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던 소설을 3년 동안 작업하게 된다.
출간 직후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과 독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고 18주 동안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오르며 30개 언어로 번역 출판되어 1400만부가 팔려나갔고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8년후 2007년 속편을 써달라는 독자들의 요구에 [끝없는 세상]을 낸다. 그리고 그 해에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에 선정 되고 두 작품은 나란히 베스트셀러에 오른다. 2010년 리들리 스콧 감독이 8부작 드라마로 만들어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2010년 가을에는 20세기 초 영국, 독일, 러시아, 미국, 웨일스를 배경으로 다섯 가족의 얽히고 설키 드라마가 제 1차 세계 대전, 러시아 혁명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20세기 3부작' [거인들의 몰락] 1부를 발표했다.
[대지의 기둥]의 마지막편인 3부의 내용을 보면 징그럽게 사람을 괴롭혀대던 윌리엄. 윌리엄에게는 아마도 그렇게 될만한 정도의 고통스러운 삶이 도사리고 있었을 것이다. 어머니의 너무 못생긴 부스럼딱지가 있는 얼굴때문에 미모에 그렇게 메달리게 된 것일까? 윌리엄이 사랑하는 앨리에너에 대한 집착. 앨리에너는 윌리엄을 거부하고 앨리에너를 쟁취하고 싶어하는 윌리엄의 무서운 집착이 결국엔 불행으로 다가오게 된다.
윌리엄은 킹스브리지를 불태우고 마을 사람들 몇몇은 그들의 학살로 목숨을 잃게된다. 그러고도 그는 자신의 불행이 두려워 자신의 웨일런 주교로부터 자신만은 사죄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웨일런 주교는 또 다시 윌리엄에게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일해주면 사죄해주겠다고 말한다. 스티븐 왕을 버렸다가 다시 스티븐왕의 힘이 막강해지자 돌아섰다며 윌리엄도 돌아설것을 강권한다. 권력에 길들여진 개처럼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킹스브리지 화재로 필립 수도원장은 완전히 절망에 빠진다. 잔인한 습격, 공포에 질린 군중의 끔찍한 모습, 무시무시한 살육, 그리고 자신의 무기력함에 정신이 마비될 지경이다. 거기에다 대성당을 짓는 일을 총괄하던 톰이 습격에 살해된다. 그나마 잭이 지하성당으로 옮기고 부상자들을 수사 전용숙사에 수용하고 마을의 생존자들을 위해 비상 습식 대책을 세운다.
톰의 자리를 대신해 톰의 아들인 알프레드가 자연스럽게 건축 책임자가 된다. 알프레드는 화재로 전재산을 잃어 더 이상 동생 리처드를 돕지 못하게 된 앨리에너에게 리처드가 있는데서 불시에 예전의 청혼을 다시 하게 된다. 그 모습을 본 리처드는 누나가 자신을 위해 알프레드와 결혼하기를 원하게 되고 엘리에너는 원하지 않는 결혼을 동생을 위해 하게된다. 결혼 전날 엘리에너를 사랑하는 잭은 수도원에서 엘리에너를 만나다가 규범을 어겼다는 명목으로 수도원에 강금되어있던중 엄마인 엘렌의 도움으로 엘리에너를 결혼 전인 새벽에 만나게 되고 사랑을 나누다. 그렇지만 엘리에너는 동생을 위해 잭은 떠나보내고 알프레드와 결혼하게 된다. 그 광경을 보던 엘렌의 저주를 받게 된다. 그 저주로 알프레드와 엘리에너의 결혼생활은 파탄에 이르게 되고 급기야는 잠깐 사랑을 나눈 잭의 아이를 낳게 된다.
수도원을 떠난 잭은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떠나 건축에 관련된 일을 하며 돌아다니고 나중에 엘리에너는 잭의 아이를 데리고 잭을 찾아 떠난다. 둘은 만나게 되고 잭은 새아버지인 톰에게 받은 건축에 대한 열정으로 자신의 바램대로 위용을 갖춘 휼륭한 대성당을 완공하게 된다.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들이 험난하고도 스펙타클하고도 웅장하게 그려지고 있다.
엘렌의 이루지 못한 사랑은 자신의 아들인 잭에게 커다란 도움이 되고 엘리에너의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처절함, 윌리엄의 삐뚫어진 사랑. 웨일런 주교의 야욕. 헨리왕과 사제인 토마스의 힘의 대결. 필립의 종교에 대한 순결함등을 보면서 내 삶이 이렇게 평범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는 것에 이런 거추장스러운 명목과 이권들이 개입한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그리고 관습에 얽메이는 답답함과 관습을 오히려 악용하는 자들의 죄악된 모습. 그러한 모습들에도 굴하지 않고 끝내 이루어내는 사랑의 열정이 솔직하고도 담대하게 그려지고 있다.
군고구마를 까먹으면서 따땃한 아랫목에 배를 깔고 거대한 폭풍우속의 아름다운 사랑을 그리고 역사적인 파노라를 잠깐이라도 호흡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의 속편인 [끝없는 세상]도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