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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의 유토피아 -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꿈꾼 세계 ㅣ 키워드 한국문화 5
서신혜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평점 :
서양의 이상사회 유형중 코케인의 경우, 곳곳에 꿀과 포도주가 강물처럼 흘러넘쳐 누구나 원할 때에 값을 치르지 않고 그 모든 것들을 얻으며 기쁨에 찬 생활을 한다고 했다. 그런 공간이야말로 끝없는 노동을 견뎌내며 힘들게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이 꿈꾸는 천국이다. 그러나 우리 선인들이 꿈 꾼 이상사회는 단순히 놀고먹는 사회가 아니다. 일하는 것이 너무나 지겨워 그것으로부터의 해방을 꿈꾸는 공간이 아니다. 그보다는 모두가 함께 열심히 일하면서 노동에서 오는 풍요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이상 공간 속에서도 사람들은 속세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일을 한다. 그렇다면 현실과 이상세계가 다른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인간이 자연을 존중하고 절제해 이용하므로 자연도 그 정성에 충분히 감응하는 세상이 바로 이상공간이다.
......................81~82쪽에서
우리 선조들이 바라는 이상향은 먹을 것 걱정하지 않으면서 열심히 일하고 함께 모여 글도 읽으며 늘 근면하게 사는 곳이었다.
..............................85쪽에서
조선인의 유토피아~~ 우리 할아버지들은 어떤 세상을 꿈꾸었을까? 일장춘몽이라는 말도 생각이 난다.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 나도 지금의 위정자들을 보면서 어쩜 저럴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한다. 낮은 자들을 돌보지 않는 권력자들의 삶을 보면서 과연 저렇게 살고 싶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세상이 싫어서 세상을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가서 다른 세상을 일구어내고 태평성대를 희망했다는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
어느날 꿈에 보았던 꿈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그곳을 그림으로 그려내길 소망했던 안평대군. 그런 안평대군의 뜻을 받들어 그려진 안견의 몽유도원도. 그리고 그와 비슷한 곳을 발견하고는 그곳에 터를 잡았던 안평대군을 시기하고 미워하는 권력의 무리들. 옛날에는 정말 같은 가족들 간에도 그렇게 권력에 눈이 멀어 서로를 밀어내고 유배시키고 죽게 하였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 그런데 요즘도 역시나 다르지는 않다. 대기업들을 보면 서로가 서로 더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욕망으로 얼마나 서로가 서로를 희생시키는가 말이다.
책의 말미쯤에 저승사자가 낮술에 취한 세사람을 때가 되지 않아 하늘나라에 데리고 갔다가 그들이 소란을 피우니 미안하다며 소원하나씩 이야기하는 이야기는 우스개소리이기도 하지만 뼈가 있다. 두사람은 세상에 나가서 권력을 소망하지만 한 사람은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하니 그 이야기를 듣고는 그런 세상이 있다면 내가 가서 싶다고 했다는 이야기. 정말 나이가 들면 들수록 모든 것들이 부질없구나..라는 생각이 들때가 참 많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잘 살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라는 생각을 하고 말이다.
누구나가 유토피아를 꿈꿀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꿈이 없다면 그도 역시 문제라는 말처럼 말이다. 정권의 회오리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고 있다. 커다란 권력의 힘으로 인해 힘에 밀리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고통을 받는다. 그런 세상을 누구나 살기좋은, 평등하게 살기좋은 세상으로 가꾸기를 소망하는 그런 이상향. 그런 곳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기에 한가닥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