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도 - 천 년의 믿음, 그림으로 태어나다 키워드 한국문화 1
박철상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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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에 대해서는 유명하다는 것만 알았지 이렇게 자세히 접해본 적은 없다. 그리고 한가지 그림 세한도에 얽힌 여러가지 정보들은 정말 새롭고 아주 흥미롭다. 사실 세한도라는 그림이 있고 이 그림이 세한도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중간까지는 보면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거지? 라는 의문이 좀 들었다. 문화적인 문외한 티를 팍팍 내면서 말이다. 그런데 뒤로 가면 갈수록 이 책에 빠져드는 나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추사 김정희라는 사람을 왜 사람들이 그렇게 높이 평가하는지 왜 그 그림이 그렇게 좋은 그림인지를 책을 다 읽고나면 알수 있다. 시대를 넘어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기에 다른 나라들의 문화를 접할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다른 문화를 접하더라도 생각을 하고 그것을 나에 맞게 잘 간추려서 알맞게 받아들일 것인지 아무 생각없이 무턱대고 받아들일 것인지는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중국의 새로운 문화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고 열심히 눈여겨 보았던 추사 김정희가 그래서 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문화를 더 먼저 받아들일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이 열려있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항상 내 것만 옳은 줄 알고 살아가다보면 독선에 빠지기가 쉽다. 그렇지 않기위해서 열심히 창의적인 이상을 바라보는 추사 김정희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동생에게 도장을 보내달라고 하는 대목에서도 가족간에 흐르는 문화적인 깊이를 느낄수 있었다.

 

사람이 힘든 일을 겪게 되면 정말 얼마나 사람이 귀한지를 알게 된다. 추사 김정희가 그렇게 고통가운데 있을때 항상 같이 해주었던 이상적이 있었기에 이렇게 휼륭한 세한도라는 작품이 나올수 있는 것이고 그렇게 나온 작품이기에 더욱더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게 된 것이리라. 고통은 또 다른 창조를 낳기도 한다. 이상적이 귀한 책들을 보내줄뿐 아니라 중국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힘내라는 글을 받아온것을 보고 추사 김정희가 감동하였다는 대목에서는 따뜻한 전율이 내 마음가운데에도 밀려왔다. 나 역시 아니 우리 가족 역시 그런 경험을 하였기에 그런 일들이 더욱더 가슴에 와닿는다. 힘들고 어려울 때 문인들이 김정희에게 힘내라고 글을 보내주었듯이 우리도 역시 그러한 일을 겪으면서 글을 쓰시는 분들이 글을 보내준 적이 있다. 아이들에게 아빠로 인해 힘겨워 하지 말거라. 아빠로 인해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다...라는 글을 받으면서 얼마나 감동했는지...그렇듯이 추사 김정희에게 보낸 글들이 마지막부분에 가서 담겨 있다. 정말 시대를 초월해서 사람사는 세상은 어찌 이리 똑같은지...

 

만약 오늘밤 꿈에라도 추사 김정희 선생님을 만난다면 ....맞습니다..우리도 그 때 참 힘들었는데...힘이 되더라구요...하면서 서로가 뜻이 통하는 맞장구를 치지 않을까 싶다. 모닥불앞에서 서로만이 아는 그런 감정으로 말이다.

 

그리고 창조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들...얼마나 수고를 해야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엿볼수 있었다.



추사는 1839년 자신을 찾아온 소치 허유에게 이 책( [백운산초화고] 청나라 건륭시대의 왕잠이 원나라 사람들의 필법을 모방하여 그린 화첩)을 주며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은 원나라 사람들의 필법을 모방하여 그린 것이네. 이 그림들을 모방하여 그리고 나면 점점 깨닫는 게 있을 것이네. 그림 하나를 열 번씩 본 떠 그려야 하네.

 

.......................113쪽에서



외래문화의 수용을 통해 새롭게 창조한 우리 문화가 그 보편적 가치를 확보해나가기 위해서는 얼마나 처절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추사는 [세한도]를 통해 우리에게 그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208쪽에서
귀한 책을 만나서 너무 반가웠다. 시대를 초월한 교감이라는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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