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이 책을 보고는 '뭐지?' 싶었다. 그리고 나서 책의 소개를 보고 아~~차이, 배려를 이야기하는 거구나~~라는 것을 알았다. 너무도 기발한 발상이다. 아이가 학교에 알몸으로 간다니 말이다. 아이들의 담담한 모습들에서 신선함을 느꼈다. 우리나라에서는 차마 일어날까 싶은 그런 이야기이다. 정말 프랑스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작가의 상상이 너무 재미있기만 하다. 작가의 시선은 곧 그 나라의 문화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흠~~정말 프랑스에서는 작가처럼 반응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일단 책을 보면서 단도직입적으로 드는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어느날 알람시계가 울리지 않아 아빠는 늦잠을 자 버리고 아이가 준비를 제대로 했는지 못했는지 미쳐 살피지 못하고 허겁지겁 나가게 된다. 헉...그런데..아뿔사.....정말 아이는 오랫동안 기억할만한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만다. 알몸으로 학교에 가다니 말이다. 아이는 자신이 예전에 실수했던 기억들을 되집어 본다. 그리고 한가지는 다행이라고 이야기한다. 신발은 잊지않고 신고 온 것이다. 빨강장화. 아이가 빼꼼히 교문안으로 얼굴을 디밀고 재미있게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본다. 아이들의 얼굴은 모두 아무일없이 스마일이다. 그리고 피에르가 운동장에 들어서자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몰려와 인사를 한다. "피에르, 안녕?" "피에르, 별일 없지?" "피에르, 오늘 좀 달라 보이는데?" "어, 그런데 피에르, 너 장화 예쁘다." ............... .............. 아이들은 피에르의 다른 보습에 놀라지 않고 피에르의 칭찬할 만한 모습을 발견해 내고는 칭찬한다. 시작종이 울리고 가장 친구 친한 폴과 손을 잡고 학교로 들어가면서 폴은 묻는다. "안 추워?" ......... 선생님 역시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웃기만 한다. 오히려 피에르가 그런 자연스런 선생님의 반응에 놀란다.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고 피에르는 질문마다 자연스럽게 잘 대답한다. 그리고 선생님은 피에르가 알몸이라는 것은 이야기하지 않고 오직 피에르의 칭찬할 만한 것들만 칭찬한다. 심지어 앞에 나가서 과감하게 발표도 하고 체육시간에는 두 발을 모으고 뛰기 까지 한다. 그렇게 하루를 아슬아슬하게 보낸다. 그런 가운데 아이들은 피에르가 알몸인 것에 대해 상처받을까봐 인지 오히려 조심하고 그런 아이들을 보며 피에르도 의연한 모습을 유지하려고 애를 쓴다. 그리고 자신처럼 옷을 입고 오지 않은 또 다른 아이를 발견하고는 반가워한다. 마리와 피에르는 왜 서로를 바라보며 웃어댄 것일까? 반가워서? 공통의 문제를 발견하고? 여러가지 질문들이 어우러져 있는듯한 아주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정말 색다른 소재이고 말이다. 색다른 소재라는 것이 흥미롭기도 하고 보통의 문제를 색다르게 다룬것이 너무 재미있고 신선하기도 하다. 그리고 그림도 너무 이쁘고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