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덕후 1호 - 나를 몰입하게 한 것들에 대하여
문화라 외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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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미래엔 단편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품집>

진정한 덕후가 나타났다!!

세상 곳곳에 숨어있는 숨은 덕후들이 그들만의 덕질을 대놓고 자랑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다.

그렇게 모인 덕후들의 이야기들 중 선정된 다섯 편의 작품은 등수로 나뉘었지만 우열을 가리기 쉽지않을 만큼 모두 자신들의 덕질에 진심이 느껴지고, 프로페셔널함마저 장착했다.

모임덕후, 영국 록 덕후, 기계식 키보드 덕후, 튤립 키우기 덕후, 다이어리 덕후가 선정되었다.

어떤 일을 도모함에 있어 혼자의 힘과 여럿이 하는 일에 대한 찬반은 늘 존재한다. 혼자 하는 것보다 능률도 오르고, 십시일반의 힘을 내지만, 오래 지속하기 어렵고, 관계에서 오는 사소한 트러블 등을 무시할 수 없다. 모임덕후가 소개한 모임 중 반찬을 나누는 모임은 잠깐 솔깃했으나 개인적으로 나는 섣부르게 도전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다양한 모임을 결성하고 유지하기 위한 노하우가 역시 덕후로서의 내공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키보드가 이렇게 다양한 줄 몰랐다. 나는 타자기 세대에서 키보드 세대로 넘어온 터라 요즘처럼 용도에 맞춰 새로운 키보드가 등장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나, 일반적인 실용성 있는 키보드 하나로도 만족하는데 주부가 그릇에 관심이 많듯, 키보드에 대한 관심이 있을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영국 록 덕후와 튤립 덕후의 이야기는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저절로 잘하게 된다는 말이 일리가 있어 보인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는 과정은 때로 고단한 순간이 있게 마련이지만 그런 과정마저도 진정으로 즐기는 그들이 진정한 덕후임에 틀림없다.

여러 덕후의 이야기 중 내게 가장 솔깃했고 공감 가는 일은 다이어리 덕후의 이야기다. 실제로 나도 학창시절부터 플래너와 다이어리에 집작하는 여자라 느낌 아니까. 맞아맞아~를 연발하게 되는 장르였다. 여전히 10년 다이어리 이외에도 다양한 용도의 기록을 생활화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프로 작가들의 글과는 다른 불특정 다수들의 형식과 장르, 혹은 주제마저 자유로운 이런 글이 주는 생생함과 좋아하는 일에 대한 열정이 느껴져서 재미있게 읽었다. 1회차 공모전의 이 글들을 보니 다음번 공모전의 주제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면 나도 한번 멍석을 깔아보고 싶다는 강렬한 의욕이 생기네. ^^

벌써 2회차 <덕후공모전>이 진행중이다. 또 어떤 덕후들의 세계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다.


★참고URL https://www.mirae-n.com/ct/mn-ct-2-01.frm?linkServiceCd=CT0001BC&mcmIdx=72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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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팝의 고고학 1990 - 상상과 우상 한국 팝의 고고학
신현준.최지선.김학선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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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라는 숫자만으로도 심쿵한 키워드가 떠오르는 시절.

그시절 그렇게나 막연했고 궁금했던 2022년을 사는 지금 다시 이 책 한권으로 그 시절을 소환한다.

✔️1960년대의 미8군 무대

✔️1970년대의 명동, 종로, 광화문 일대의 음악감상실 문화는 근대미술사에서도 중요한 키워드로,

✔️1980년대의 신촌, 대학로, 이태원 중심의 트렌트음악

✔️1990년대 압구정 로데오와 강남의 유행음악.

바로 그 시대 가운데 1990년대 나는 대학을 졸업했고 압구정 인근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30년후 그동네로 여전히 갤러리투어를 나서고있을거란 생각을 전혀하지 못했었던..지금에와서 돌아보니

그 치열했던 시간마저 낭만이고 추억이네....

그때 그시절의 케익하우스 윈 빵집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어 귀가길에 괜히 빵사들고 귀가하게 되는 오늘의 나.

그리고 시절과 함께 저절로 플레이리스트 재생되는 그런 시대의 음악이야기가 선물처럼 느껴졌다.

2005년 출간되었던 1960-70년대 음악사가 17년만에 복간되며 그 범위를 1980-90년대까지로 넓혀서 훨씬 풍성해졌고, 90년대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많은 변화의 시기를 겪었던 나의 개인적인 시대와의 교집합이 많은 시대라 새록새록 기억들이 살아난다.

고고학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뉘앙스처럼 세명의 저자가 공들여 발굴하듯 써 내려간 시대별 음악의 변화들과 계보, 시대별 장을 큐레이션하면 음악의 장르별 서사가 단단한 계보로 완성되는 특징도 이 시리즈들을 다 읽어보고 싶은 이유이다.


목차에 다른 년대별 키워드들을 수록해놓고 있으니 필요에 따라 찾아보기 쉽게 구성되었다. 대중음악은 사회, 문화 이외에도 정치와 경제적인 시대상이 반영된다. 1990년대의 키워드는 오렌지족, 재즈카페, 그리고 신세대 혹은 X세대를 반영한다.

신인류라고 그 당시 주목받던 그들, 그리고 그 시대의 20대였던 나도 이제는 진짜 중년. ^^;; 그래서 더 그리운 시대와 그 시대의 문화들.

IMF라는 어려운 시기도 바로 90년대의 많은 변곡점이 되었다. 그래서 더욱 음악이 소중했던 시간이었는지도.


'바람부는 날은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라는 영화를 비롯해 시대를 대변하는 키워드들,책을 읽다가 잊고있던 그 시대만의 문화들이 떠올라서 ^^ 새삼스럽게 추억여행.

그러고보니 90년대는 삐삐로 통신하던 시대, 카페에서 테이블마다 놓였던 전화로 소통하던 문화도. 그때는 나름 첨단이라고 생각했던 그런 문화들을 즐기던 시대, 그리고 그 속에 흐르던 음악들.

전화와 관련된, 삐삐와 관련된 음악들이 탄생한 배경이었다. 바로 그시대의 헤테로피아는 그런것.

코로나로 잠잠해 진 노래방 문화는 90년대에 이런 시대의 음악들을 등에 업고 또 다른 문화를 창출했고, 당시에 유행하던 노래방에서 부르는 음악을 카세트테잎에 녹음까지 할 수 있었던 시대.

친구랑 노래방에서 애창곡 모음집을 만들어 운전하는 차안에서 들었던 음악들을 책 속에서 다시 만나니 아련해지는 시간들. 그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왔던 경험들은 이렇게 책으로 잊고있던 기억을 소환한다. 그때는 몰랐던 음악에 관한, 아티스트에 관한 이야기들을 더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티스트들의 인터뷰와, 내가 잘 몰랐던 장르의 음악과 아티스트들, 그리고 알려지지 않았던 이슈들을 통해 지난 시간들에 대해 그때와는 또 다른 이해를 더한다.음악과 드라마가 더해져 그 시너지가 더 커졌던 작품들은 더 오래 많은이들의 기억에 남았다. 그 시대에 좋았던 음악들을 콘서트현장에서 마주했을때,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아티스트도, 관객도 나이들 더해가고 다시 만난 느낌은 젊은날의 그때와는 또 다른 감흥을 느끼게 한다.

시간이 더 많이 지나고, 지금의 음악들을 이렇게 누군가 또 발굴해준다면 그때는 또 어떤 느낌일까. 오늘은 또 오늘의 음악이 좋지만, 그 시절의 음악은 여전히 마음한켠에 박제되어 종종 재생된다. 대중음악이라는 키워드로 가장 아련하고 마음 벅차게 시대를 소환해 주는 책. 괜히 뭉클하다. 1990년을 음악으로 고스란히 담아준 소중한 책. 시대를 선물받은것 같아 너무 뿌듯하고 감사하다.

음악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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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그린 사람 - 세상에 지지 않고 크게 살아가는 18인의 이야기
은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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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를 하기도 바빠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여유가 없는 시대, 나를 드러내는 일에 적극적이어야 살아남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시대. 그 와중에 목소리를 끊임없이 내고 있으나 들어주는 사람들이 없어서 자신의 목소리에 함몰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사회생하게

해주는 이들이 있어서 세상은 그래도 살만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생긴다. 은유 작가의 인터뷰집을 읽다 보니 종종 그녀가 드러났던 몇몇 순간들이 떠올랐다. 그렇게 모아진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비로소 귀 기울여 들을 준비를 한다.

그저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 길은 명확하지도, 곧은 길도 아닌 종종 돌발 상황들도 생기고, 의외의 길로 잘못 들어서기도 하고, 예상과 기대와는 다른 장애물들이 많다. 소신대로 조심스럽게, 혹은 용기 내어 발을 디뎌보지만 목적지까지 당도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그런 여정에서 좋은 동행을 만난다면 잠깐의 짐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서로의 곁을 지키며 가까이 서있는 것만으로도 온기가 전달되는 신기한 현상. 누구나 알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은 일, 그러나 꼭 필요한 일. 내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느라 급급해 옆 사람이

넘어져도 알아채기 힘들고, 알아차릴 여유도 없는 것은 아닌지.

타인의 큰 상처보다 내 손톱 밑의 가시가 더 아프다는 말은 그래서 괜한 말이 아니다.

사는 일 자체로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작은 안도를 갖게 한다. 한 인간이 되는 일은 때때로 인간들을 감내하는 일이라고 했던 카프카의 말처럼, 전 지구적 인간, 동식물, 생태계 모든 존재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서로가 서로에게 존재의 근거가 되

는 공생적 인식의 전환을 이야기했던 책 속 인터뷰이의 말처럼,

문장의 쓰임이 빛을 발하는 순간은 허공에 흩어져서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 있는 말과 생각을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기고 전달하는 일이고, 너무 작아서 들리지 않는 말들을 귀담아듣고 기록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대화들이 끊임없이 이어졌으면 좋겠고,

귀를 기울이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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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으로 살다 - 짧지만 강렬하게 살다 간 위대한 예술가 30인의 삶과 작품 이야기
케이트 브라이언 지음, 김성환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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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대중화되어있는 요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100권의 책을 읽어도 늘 제자리걸음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아졌다. 많은 도서들의 기준을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보니 매일 접하는 화가 이야기만 도돌이표처럼 반복해서 읽고, 보게 되는 경향이 있어서 어느 순간부터 식상한 느낌마저 드는 경우가 있는 반면, 미약하지만 반가운 현상은 새로운 관점의 예술서적들이 또 다른 시도들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불꽃으로 살다>는 근간에 가장 반갑고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이 책은 짧은 활동 기간 혹은 생애를 살았다는 공통점과, 죽음이 작품에 대한 평가에 미친 영향 혹은 그들이 예술을 통해 투쟁했던 치열한 사실과 그 배경, 뒤늦게 빛을 발하게 된 예술가 등 5개의 주제로 나누어 30명의 예술가들을 소개한다. 영웅화된 예술가에 대한 소개가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인 관점의 서술을 다루고 있어서 흥미진진하다.

저자는 예술적 유산과 예술사가 만들어지는 방식에 관해 객관적인 시선으로 예술가 혹은 작품에 대한 후대의 평가가 변화하는 과정을 담았다.

예술가의 요절은 오래전부터 왜곡된 낭만에 휩싸이게 하는 많은 오류를 남겼는데, 그런 관점에서 왜곡된 낭만을 분석하고 신화화된 예술가들의 고군분투했던 과정을 소개한다.

흔히 예술가들의 광기에 대한 예찬마저 저자는 위험한 개념이라 경종을 울린다. 예술은 그들에게 분투하는 하나의 이유이자 도구였음을 여러 예술가들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스타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바스키아는 사람들이 바로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직설적인 그림을 그리고자 하였으나 바스키아 사후 10여 년 동안 미술관들은 그를 시장의 스타로 평가절하했고, 영국의 미술관들은 후원자들이 기증하는 바스키아 작품을 하나도 소장하지 않았다.

저자는 30명의 예술가의 이야기와 더불어 그런 전설적인 작품들이 오늘날까지 전해져 올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다룬다. 많은 예술가들이 알려진 것과 달리 사장될 뻔했던 환경에서 극적으로 작품을 보존하고, 후대에까지 전해질 수 있었던 사건들을 통해 비평가

혹은 소장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는다.


다소 파격적인 작품으로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메이플소프의 말이 많은 예술가들의 역할을 잘 반영하고 있는듯하다.

저는 '충격적'이란 단어를 별로 안 좋아합니다.

단지 예상치 못한 것을 찾고 있어요.

저는 그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그렇게 하는 것이

제 의무라고 느꼈습니다.

- 메이플소프 인터뷰 인용 -

"진정한 예술가는 죽지 않는다"라는 이 책의 표제어처럼 예술은 당대에 빛나는 작품 못지않게 오랜 시간이 지나고 재평가되고, 새롭게 대중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도 많다. 비단 예술이 아니라도, 우리 모두 각자의 삶은 어쩌면 예술과 닮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화려하게 작품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많은 예술가들도 그때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지금도 수많은 예술가들은, 그리고 우리 모두는 어쩌면 각자의 삶을 예술처럼 분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예술이라는 필터를 통해 생각하게 한다.

<디자인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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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에 머물다 - 노자 그 한 줄의 깊이
장석주 지음 / 테오리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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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는 춘추시대 사상가이자 춘추시대의 말기 주나라에서 장서를 관리하던 관리였다.

2000년 전을 살았던 노자의 지혜는 도와 덕, 무위와 자연을 바탕으로 지혜의 본보기로 요즘 같은 첨단 시대에도 그 빛을 발하고 있다. 노자와 장석주 시인의 글은 내게 너무나도 솔깃한 문장일 수밖에 없다. 장석주 시인이라는 필터라면 노자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

책이 조금 더 두꺼웠으면 하는 아쉬움마저 드는 ^^

장석주 시인이 꼽은 40여 문장들은 한눈에 노자의 사상을 엿보게 한다.

철학은 해석이 아니라 철학함이다.

그것은 흐름이거나 약동이며 운동성이다!

가장 좋은 철학은 항상 존재의 사건으로 스미고 섞이며 삶을 빚는다.

철학함은 말 안에 사유와 상상의 역동의 자리를 찾아주는 일.

역동성에 제 삶을 섞고 포개는 일

<고요에 머물다_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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