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으로 살다 - 짧지만 강렬하게 살다 간 위대한 예술가 30인의 삶과 작품 이야기
케이트 브라이언 지음, 김성환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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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대중화되어있는 요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100권의 책을 읽어도 늘 제자리걸음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아졌다. 많은 도서들의 기준을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보니 매일 접하는 화가 이야기만 도돌이표처럼 반복해서 읽고, 보게 되는 경향이 있어서 어느 순간부터 식상한 느낌마저 드는 경우가 있는 반면, 미약하지만 반가운 현상은 새로운 관점의 예술서적들이 또 다른 시도들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불꽃으로 살다>는 근간에 가장 반갑고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이 책은 짧은 활동 기간 혹은 생애를 살았다는 공통점과, 죽음이 작품에 대한 평가에 미친 영향 혹은 그들이 예술을 통해 투쟁했던 치열한 사실과 그 배경, 뒤늦게 빛을 발하게 된 예술가 등 5개의 주제로 나누어 30명의 예술가들을 소개한다. 영웅화된 예술가에 대한 소개가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인 관점의 서술을 다루고 있어서 흥미진진하다.

저자는 예술적 유산과 예술사가 만들어지는 방식에 관해 객관적인 시선으로 예술가 혹은 작품에 대한 후대의 평가가 변화하는 과정을 담았다.

예술가의 요절은 오래전부터 왜곡된 낭만에 휩싸이게 하는 많은 오류를 남겼는데, 그런 관점에서 왜곡된 낭만을 분석하고 신화화된 예술가들의 고군분투했던 과정을 소개한다.

흔히 예술가들의 광기에 대한 예찬마저 저자는 위험한 개념이라 경종을 울린다. 예술은 그들에게 분투하는 하나의 이유이자 도구였음을 여러 예술가들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스타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바스키아는 사람들이 바로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직설적인 그림을 그리고자 하였으나 바스키아 사후 10여 년 동안 미술관들은 그를 시장의 스타로 평가절하했고, 영국의 미술관들은 후원자들이 기증하는 바스키아 작품을 하나도 소장하지 않았다.

저자는 30명의 예술가의 이야기와 더불어 그런 전설적인 작품들이 오늘날까지 전해져 올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다룬다. 많은 예술가들이 알려진 것과 달리 사장될 뻔했던 환경에서 극적으로 작품을 보존하고, 후대에까지 전해질 수 있었던 사건들을 통해 비평가

혹은 소장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는다.


다소 파격적인 작품으로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메이플소프의 말이 많은 예술가들의 역할을 잘 반영하고 있는듯하다.

저는 '충격적'이란 단어를 별로 안 좋아합니다.

단지 예상치 못한 것을 찾고 있어요.

저는 그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그렇게 하는 것이

제 의무라고 느꼈습니다.

- 메이플소프 인터뷰 인용 -

"진정한 예술가는 죽지 않는다"라는 이 책의 표제어처럼 예술은 당대에 빛나는 작품 못지않게 오랜 시간이 지나고 재평가되고, 새롭게 대중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도 많다. 비단 예술이 아니라도, 우리 모두 각자의 삶은 어쩌면 예술과 닮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화려하게 작품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많은 예술가들도 그때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지금도 수많은 예술가들은, 그리고 우리 모두는 어쩌면 각자의 삶을 예술처럼 분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예술이라는 필터를 통해 생각하게 한다.

<디자인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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