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팝의 고고학 1990 - 상상과 우상 한국 팝의 고고학
신현준.최지선.김학선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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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라는 숫자만으로도 심쿵한 키워드가 떠오르는 시절.

그시절 그렇게나 막연했고 궁금했던 2022년을 사는 지금 다시 이 책 한권으로 그 시절을 소환한다.

✔️1960년대의 미8군 무대

✔️1970년대의 명동, 종로, 광화문 일대의 음악감상실 문화는 근대미술사에서도 중요한 키워드로,

✔️1980년대의 신촌, 대학로, 이태원 중심의 트렌트음악

✔️1990년대 압구정 로데오와 강남의 유행음악.

바로 그 시대 가운데 1990년대 나는 대학을 졸업했고 압구정 인근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30년후 그동네로 여전히 갤러리투어를 나서고있을거란 생각을 전혀하지 못했었던..지금에와서 돌아보니

그 치열했던 시간마저 낭만이고 추억이네....

그때 그시절의 케익하우스 윈 빵집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어 귀가길에 괜히 빵사들고 귀가하게 되는 오늘의 나.

그리고 시절과 함께 저절로 플레이리스트 재생되는 그런 시대의 음악이야기가 선물처럼 느껴졌다.

2005년 출간되었던 1960-70년대 음악사가 17년만에 복간되며 그 범위를 1980-90년대까지로 넓혀서 훨씬 풍성해졌고, 90년대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많은 변화의 시기를 겪었던 나의 개인적인 시대와의 교집합이 많은 시대라 새록새록 기억들이 살아난다.

고고학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뉘앙스처럼 세명의 저자가 공들여 발굴하듯 써 내려간 시대별 음악의 변화들과 계보, 시대별 장을 큐레이션하면 음악의 장르별 서사가 단단한 계보로 완성되는 특징도 이 시리즈들을 다 읽어보고 싶은 이유이다.


목차에 다른 년대별 키워드들을 수록해놓고 있으니 필요에 따라 찾아보기 쉽게 구성되었다. 대중음악은 사회, 문화 이외에도 정치와 경제적인 시대상이 반영된다. 1990년대의 키워드는 오렌지족, 재즈카페, 그리고 신세대 혹은 X세대를 반영한다.

신인류라고 그 당시 주목받던 그들, 그리고 그 시대의 20대였던 나도 이제는 진짜 중년. ^^;; 그래서 더 그리운 시대와 그 시대의 문화들.

IMF라는 어려운 시기도 바로 90년대의 많은 변곡점이 되었다. 그래서 더욱 음악이 소중했던 시간이었는지도.


'바람부는 날은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라는 영화를 비롯해 시대를 대변하는 키워드들,책을 읽다가 잊고있던 그 시대만의 문화들이 떠올라서 ^^ 새삼스럽게 추억여행.

그러고보니 90년대는 삐삐로 통신하던 시대, 카페에서 테이블마다 놓였던 전화로 소통하던 문화도. 그때는 나름 첨단이라고 생각했던 그런 문화들을 즐기던 시대, 그리고 그 속에 흐르던 음악들.

전화와 관련된, 삐삐와 관련된 음악들이 탄생한 배경이었다. 바로 그시대의 헤테로피아는 그런것.

코로나로 잠잠해 진 노래방 문화는 90년대에 이런 시대의 음악들을 등에 업고 또 다른 문화를 창출했고, 당시에 유행하던 노래방에서 부르는 음악을 카세트테잎에 녹음까지 할 수 있었던 시대.

친구랑 노래방에서 애창곡 모음집을 만들어 운전하는 차안에서 들었던 음악들을 책 속에서 다시 만나니 아련해지는 시간들. 그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왔던 경험들은 이렇게 책으로 잊고있던 기억을 소환한다. 그때는 몰랐던 음악에 관한, 아티스트에 관한 이야기들을 더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티스트들의 인터뷰와, 내가 잘 몰랐던 장르의 음악과 아티스트들, 그리고 알려지지 않았던 이슈들을 통해 지난 시간들에 대해 그때와는 또 다른 이해를 더한다.음악과 드라마가 더해져 그 시너지가 더 커졌던 작품들은 더 오래 많은이들의 기억에 남았다. 그 시대에 좋았던 음악들을 콘서트현장에서 마주했을때,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아티스트도, 관객도 나이들 더해가고 다시 만난 느낌은 젊은날의 그때와는 또 다른 감흥을 느끼게 한다.

시간이 더 많이 지나고, 지금의 음악들을 이렇게 누군가 또 발굴해준다면 그때는 또 어떤 느낌일까. 오늘은 또 오늘의 음악이 좋지만, 그 시절의 음악은 여전히 마음한켠에 박제되어 종종 재생된다. 대중음악이라는 키워드로 가장 아련하고 마음 벅차게 시대를 소환해 주는 책. 괜히 뭉클하다. 1990년을 음악으로 고스란히 담아준 소중한 책. 시대를 선물받은것 같아 너무 뿌듯하고 감사하다.

음악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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