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소개 글에서 직업에 대한 정의를 읽고 밥벌이 수단으로서의 직업이 소명이 되었다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삶의 질을 바꾸어 놓기에 충분하고도 완벽한 조건이다.
그런 작가의 시선으로 마주한 미술관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감상들은 미술관 일상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나에게는 더 공감으로 다가왔다. 특히 도슨트에 대한 경험들이 그랬다.
관람객들이 미술관에 전시를 보러 가고, 종종 해설을 듣는 과정처럼 하나의 전시를 다양한 사람에게 해설하는 도슨트의 입장에서는 관람객에 따라 또 전달 방식이 조금씩 달라질 수밖에 없고, 다양한 피드백을 경험하게 된다. 책에서 소개한 관람객의 에피소드를 읽다가 괜히 마음이 찡했다.
종종 전시에, 혹은 작품에 감동을 느끼는 관람객들의 반응은 기획자가 아니라도 충분히 기분 좋은 감정의 이입이 생긴다.
기나긴 팬데믹으로 미술관의 전시 형태가 온 오프라인으로 확장되었지만 여전히 전시를 보는 맛은 미술관 현장에서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이다. 미술관의 많은 전시는 작품을 통해 작가와 관람객의 소통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훨씬 흥미진진하고 신기한 과정이다.
시대와 세대를 넘어 예술이라는 장르를 통해 소통을 나눌 수 있는 미술관의 많은 전시들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의 협업의 결과물이다. 그리고 그에 호응하는 관람객까지.
큐레이터는 그 과정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