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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의 여름 - 개정판, 서울대 교수진이 추천하는 통합 논술 ㅣ 휴이넘 교과서 한국문학
박완서 지음, 조현영 그림, 방민호, 조남현 감수 / 휴이넘 / 2007년 5월
평점 :
배반의 여름, 도둑맞은 가난, 너무도 쓸쓸한 당신,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그리움을 위하여
다섯 작품이 담겨져 있는 책이다.
배반의 여름과 도둑맞은 가난, 여덟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처음 읽는 글이었고,
너무도 쓸쓸한 당신과 그리움을 위하여는 예전에 읽은글이다.
글이 어찌나 좋으니 감탄에 감탄을 하며 읽었다.
내용도 내용리려니와 그 표현법, 한 문장 한문장이 감탄스러웠다.
박완서작가님은 낱말 하나하나가 퍼즐 맞추듯 제 자리에있어야 할 것 같다며 고심에 고심을 하신다더니 딱 그말이 맞다 싶을 정도였다.
도둑맞은 가난, 그리움을 위하여가 좋았고
너무도 쓸쓸한 당신과 여덟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정말 수작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여덟개의 모자로 당신은 눈물을 흘리며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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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선택한 인간다운 최선은 가장 아까운 시간을 보통처럼 누리는 것이었고, 내가할 수 있는 최선은 그에게 순간순간 열중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우리 부부에게 일생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 열 달이나 계속됐다.
그의몸을 차디찬 땅속에묻은 건 확실한데아침마다우수수 지던 그 숱한 머리카락은 지금 어디로멀리 흩어져 티끌로 떠도는 걸까. 생명의 가엾음이 티끌과 다를 것 없다는 서글픈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그의 말이 생각나는 것도 그가 끼면 편안하고 여유로워지는 분위기지, 멋있거나 뜻깊은 말뜻은아니다. 오로지 그가 했던 말, 틈바구니만은 예외다. 내가 생전 어떤 틈에 끼어보지않았다는 게 무슨 뜻일까? 그런 생각이 나를 자꾸 심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