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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트 2/3를 끝낸 기념으로 간만에 메신저에 접속-
쪽지가 하나 와 있었다.
"깐따삐야, 요즘 왜케 뜸해. 데이또해? 클스마스에 머해?"
찌질이 같은 연애만 해온 내가 과연 누구한테 시집 갈까나 관심 만땅인 그녀.
친구는 친구 맞는 것 같은데 염탐하듯 이럴 때면 가끔 짜증난다.
꿀꿀해져서 로그아웃 하려는데 메신저 아래 통합검색란에 반짝이는 저것은,
꼭안아주세요! 허그데이
헉;;; 으... 그냥 레포트나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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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유출 사태가 벌어진 충남의 태안반도는 사실 내 고향에서 매우 가까운 곳이다.
거기 사는 친구는 주말에 자원봉사를 하러 간다고 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사태가 매우 심각한 모양이다.
별로 뉴스에 자주 등장하지 않는 곳이었는데 이런 일로 분주하게 회자되니 참 안타깝다.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작게라도 도움이 될 방법들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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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크스에 대해-
우리나라 역대 선거 상 징크스는 내가 사는 이 지역의 투표결과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는 것이 징크스란다.
뉴스보다 빠른 엄마가 소식통이니 믿을만 하려냐(?).
곰곰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다.
내가 몇 해 살아본 결과, 이 동네 사람들은 선하고 온화하긴 한데 당최 속을 모르겠단 말이쥐.
그런데 막상 결과를 놓고 보자면 대단한 소신이 있다거나 그래 보이지도 않는다.
...... 이른바 말줄임표의 공포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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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징크스는-
별로 없고, 없다고 믿고 싶은데 올해 들어 살짝 꺼림칙하면서도 갸우뚱했던 것이 있다.
소개팅 나갈 때 드라이만 하고 나가면 꽝이라는 거.
생머리라서 딱히 손질할 거야 없지만 그래도 나름 신경쓴다고 머리에 힘 좀 넣고 나가보면,
그냥 딱 첫눈에도 왠지 두 번 만나긴 어렵겠다 싶은 냥반이 눈에 힘 바아-짝 주고 앉아 계시는 거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외모를 엄청 따지는 것도 아니고(그럴 입장도 못 되지만), 소개팅을 어마어마하게 해본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냥 어이하다 보니 그렇게 되더라구.
대충 툭툭 털어 말리고 나가보면 완전 재밌고,
신경 좀 써주시기만 하면 두번 다시 신경쓰고 싶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는.
대관절 드라이와 소개팅의 상관관계가 의심스럽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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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다.
관리 좀 해야지, 이거이거.
밤낮을 가리지 않는 레폿질과 태그질로 인해 깐숙자씨로 개명할 지경.
소설책도 읽고 싶고 여행도 가고 싶은데 일단은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
후보 측근은 아니고 레포트 마감 기한이 고날이거든.
여러모로 공사다망, 기념비적인 19일이 되겠다.
19일을 기점으로 대변신을 감행하기...는 힘들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