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누가 해줘? 일공일삼 33
임사라 지음, 양정아 그림 / 비룡소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최근 들어 어린이 책을 많이 보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내 생각은 누가 해줘?'이다.

황금빛나래는 엄마와 살아가는 열 두 살 아이다.

엄마가 임신한 상태로 이혼하는 바람에 나래는 아빠와 살아보지도 못한 채 엄마와 단 둘이 살게 된다.

엄마는 세상의 편견에 휘둘릴 나래를 생각해 이혼가정이라는 것을 숨기고 있다.

엄마는 나래를 위한다고 하지만 나래는 아빠가 외국 연구소에 있다고 거짓말 하는 현실이 탐탁치 않다.

결국 이혼가정이라는 것을 들키게 되는 상황이 오자 맞서기보다 전학이라는 선택을 한다.

나래는 오히려 엄마를 위로하고 싸워서라도 이겨야만 평화가 온다고 생각한다.

아무렇지 않다며 위로해도 역시 아빠가 없는 현실이 쓸쓸하기만 한다.

아직 열 두 살밖에 되지 않은 나래는 쓸쓸함과 외로움을 느낀다.

'별도 없는 깜깜한 들판에 혼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외로웠다.'

이혼이라는 것이 나래의 잘못이 아니며 비난당할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손가락질 당하고 수군거림과 불행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견뎌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도 슬프다.

엄마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로 인해 감당해야할 나래의 마음은 늘 불안하고 답답할 것 같다.

나래도 상처받고 외롭고 쓸쓸하지만 엄마를 위로하고 씩씩한 척 하는 모습에 안타까웠다.

부모의 이혼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이혼으로 인한 불안, 두려움, 외로움을

갖고 살아가게 만드는 세상의 편견이 참 무섭다.

나래는 새로운 학교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외톨이 희주와 친해진다.

그리고 나래의 지갑을 훔치려다 발각된 나리를 만나게 된다.

나리는 시장통에 사는 가난하고 아빠가 없는 아이다.

지갑 사건으로 나래는 교무실에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선생님들의 대화를 들으며 자신의 처지가 창피해진다.

'아빠 없이 자란 애들은 빨간 신호등에도 마구 달리는 폭주족 같다니까요.'

선생님들초자 이렇게 편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그러나 사실 이것이 바로 현실이다.

'아빠 없이 자란 애'를 보는 현실.

그래서 나래 엄마는 그렇게도 이혼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었던 거겠지.

나래는 따돌림을 당하는 희주를 도와주며 희주와 더욱 가까워진다.

그리고 친구들의 놀림에도 발레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배워나가는 희주에게 좋아하는 감정이 생긴다.

'친구들의 따돌림을 받아 가면서도 목표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희주야말로 정말 용기 있는 애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꿈을 인정하고 그것을 용기있다고 생각할 줄 아는 나래가 참 기특했다.

남과 다른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름을 틀림이라며 밀어내는 경우가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나래는 희주네 아빠가 하는 동물병원에 갔다가 희주아빠를 알게 되고

친해지게 된다. 나래와 엄마, 희주와 아빠는 미술관 나들이를 통해 더욱 가까워지고

엄마는 희주아빠가 재혼을 생각하게 된다.

나래는 희주를 좋아했기 때문에 엄마의 재혼이 싫다.

희주가 좋아하던 누나와의 만남을 막기 위해 미술관 나들이를 추진했더니

결국 엄마와 희주아빠의 데이트만 만들어준 꼴이 되었다.

엄마도 희주도 희주아빠도 모두들 행복해한다. 이제 새로운 가정을 만들고 행복하게 살아갈 일만 남을 것 같다.

그런데 나래를 기쁘지가 않다. 희주랑 결혼도 할 수 없고 아빠가 있는데 새로운 아빠가 생기는 것도 싫다.

'아무도 내 맘은 몰라준다.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비겁한 반칙이다. 친구한테 난 뭐가 되나. 나도 자존심이 있고 체면도 있다. 엄마만 좋으면 다 된 건가.'

엄마가 재혼하게 되는 일이 나래는 속상하기만 하다.

새아빠가 될 희주 아빠는 너무나 좋은 사람이고, 아빠는 새엄마와 잘 살고 있다.

오빠도 나래보다 새엄마와 동생을 더 챙기고 좋아하는 것 같다.

나래는 이런 현실이 화가나고 슬프다.

아빠가 없는 현실도, 새아빠가 생기는 현실도 나래의 생각과 상관없이 진행된다는 사실이 나래를 슬프게 한 건 아닌지.

이혼한 것을 거짓말로 숨겨왔고 이제 그것을 드러내고 새로운 가정이 생긴다는 것이

나래가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아빠가 있는 강원도로 가서 아빠와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나래를 깨닫게 된다. 꼭 같은 집에 살아야 만 아빠하고 딸인 건 아니라는 것을.

'세상 사람들의 얼굴이 다 다르듯, 가정의 모습도, 가족의 사연도 모든 집이 똑같을 순 없다고 생각해.

다른 집의 행복이랑 모습이 좀 다르다고 해서 우리가 반드시 불행한 건 아니라고 믿어.'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 속에 각각의 사연이 있는 것이다.

나래는 아빠와 새엄마, 오빠, 봄이(여동생)를 통해 함께하지 않아도 나래의 아빠라는 사실은 변함없다는 것과

아빠와 엄마의 상황을 이해하게 된다.

그렇게 새로운 가족과 삶을 받아들이게 된다.

'세상에는 운명으로 맺어진 가족도 있지만, 사랑으로 선택한 두 번째 새 가족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둘은 똑같이 소중하다는 것을.'

'한 번 불행했다고 영원히 불행하란 법은 없다.

그 희망 때문에 어떤 어려운 일도 참고 견디며 내일을 향해 도전하고 노력할 수 있다.'

이제는 이혼과 재혼이 특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일어나고 있다.

혈연주의가 팽배한 우리나라에서 이혼가정, 재혼가정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극복하고 소중히 여기고 행복을 향해가는 나래네 가족의 모습이 애틋하면서 따뜻하다.

이제 우리 사회가 가정마다 각각의 사연이 있고 혈연만이 온전한 가족이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밀어내지 말아야 한다.

모든 이혼과 재혼 가정이 희망을 잃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별도 없는 깜깜한 들판에 혼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외로웠다.`

`아빠 없이 자란 애들은 빨간 신호등에도 마구 달리는 폭주족 같다니까요.`

`친구들의 따돌림을 받아 가면서도 목표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희주야말로 정말 용기 있는 애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내 맘은 몰라준다.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비겁한 반칙이다. 친구한테 난 뭐가 되나. 나도 자존심이 있고 체면도 있다. 엄마만 좋으면 다 된 건가.`

`세상 사람들의 얼굴이 다 다르듯, 가정의 모습도, 가족의 사연도 모든 집이 똑같을 순 없다고 생각해.


다른 집의 행복이랑 모습이 좀 다르다고 해서 우리가 반드시 불행한 건 아니라고 믿어.`

`세상에는 운명으로 맺어진 가족도 있지만, 사랑으로 선택한 두 번째 새 가족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둘은 똑같이 소중하다는 것을.`

`한 번 불행했다고 영원히 불행하란 법은 없다.


그 희망 때문에 어떤 어려운 일도 참고 견디며 내일을 향해 도전하고 노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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