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가 태어나던 1994년 당시만 해도 남자 아이들의 포경수술은 당연한 거였다. 남자 아기가 태어나면 산부인과에서는 간단한 동의를 얻어 아기의 포경수술을 바로 시행했고, 내가 첫 아이를 딸로 낳지 않았다면 나 또한 아무 의심없이 포경수술에 동의했을것이다.
둘째가 태어나던 1997년은 조금 생각들이 바뀌었다. 아기때의 포경 수술은 태어날 때의 고통을 겪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큰 고통이므로, 조금 커서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산부인과에서도 그런 생각들이었는지, 아들이 태어났지만 포경수술에 대해 언급하는 간호사는 없었고 어떤 산모가 질문을 하자 커서 하라는 대답만 들려줬다.
그래.. 나중에 커서 시켜아지..!!
몇 년이 흐르고 둘째가 자라는 와중에 또 다른 이야기들이 들려왔다. 포경수술은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포경수술을 행하는 곳은 우리나라와 유태인들 밖에 없고, 포경수술을 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한다. 수술을 필요로 하는 신체적 조건을 가진 사람은 몇 % 안되는데, 그것 때문에 우리나라는 모든 남자들이 다 수술을 하는 격이라고...
그럼... 하지말까? 필요 없는 건가보네!!
며칠전에,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이 학교에서 포경수술에 대한 얘길 학교에서 듣고왔다. 나에게 열심히 얘길 한다.
" 엄마, 있잖아.. 누가 와서 그러는데, 고추껍질을 수술 안하면 병이 생겨서....어쩌고저쩌고~ 2학년이나 3학년때 해야된대~" "누가 그래?" "몰라! 어떤 사람이 왔었어.."
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길 듣다가 학교에서 그런 얘길 듣고 왔다니.. 조금 당황스러웠다. 결국 수술을 해야 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