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 답사 여행경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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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시 |
2002년 12월 13일~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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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소 |
전라북도 고창 선운사와 부안 변산반도 일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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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
시 간 |
내 역 |
금 액 |
비 고 |
02/12/13 |
~23:40 |
화장지,껌, 서울역 승차초과비용 |
1,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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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0~03:25 |
서울역 - 정읍역 |
14,700 |
LG카드 |
02/12/14 |
03:25~06:00 |
정읍역내 커피 |
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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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0~07:10 |
정읍터미날 옆 라면및 간식 |
3,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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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0~07:55 |
정읍터미날 - 선운사 버스비 |
2,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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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 입장료 무료통과(^^) |
- |
입장료:2,600원 굳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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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음료 및 시주 |
1,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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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5~12:15 |
선운사 - 흥덕 |
1,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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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덕 - 부안 |
2,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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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5~15:35 |
부안 - 격포 |
2,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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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강 입장료 |
1,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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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포 해수욕장 근처 분식집에서 오징어볶음 |
6,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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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 |
일몰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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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19:10 |
격포 - 부안 |
2,400 |
직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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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 |
부안 대형 24시 찜질방 |
5,700 |
삼푸포함 |
02/12/15 |
07:00~07:35 |
아침 및 간식 |
3,6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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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5~08:35 |
부안 - 내소사 |
2,3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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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사 입장료 |
2,6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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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사 시주 및 커피 |
1,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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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10:30 |
내소사 - 반계 유형원 유적지 |
1,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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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12:50 |
반계선생 유적지 - 개암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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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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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4~14:45 |
개암사 |
- |
입장료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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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 |
7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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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5~15:15 |
개암사 - 부안 |
1,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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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20:10 |
부안 - 인천종합터미날 |
14,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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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휴게소에서 통감자 |
2,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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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30 |
택시비 |
3,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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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
2,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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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 계 |
79,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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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사용분 |
- 14,7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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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현금 사용분 |
64,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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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삼아 공개하는 여행경비 내역서
거의 이틀을 꼬박 돌아다녔는데도, 왕복 차비를 포함해서 7만원도 안 들었다. 와우! 결정적인 비용절감은 야간열차와 찜질방으로 숙박비용을 최대한 절감한 것에 있겠지만. 한동안 혼자 여행 다닐 때는, 현지에서 여행기 쓰기와 다녀온 후 경비 정산을 확실히 했었는데, 지금은 쬐금 나이듦을 핑계삼아 여행기도, 경비내역서도 나몰라라 하고 있다. 아, 나의 게으름을 반성한다.
숨책에 올린 여행기들은 이번 개편으로(?) 깡그리 날아가 버렸지만(진작에 저장해놓을 것을...ㅠ.ㅠ), 내 컴에 드문드문 남아 있는 이 여행경비 내역서를 보는 것만으로도 새삼스럽게 그때를 떠올리며 즐거워하고 있다.
동백꽃 없는 선운사는 싱거웠지만, 왼쪽으로 난 길을 쭉 올라가서 만나는 도솔암에서 내려다보는 정경은 감탄할 만했다.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의 철계단을 타고 하늘로 올라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채석강을 걸어 격포 해수욕장에서 혼자 일몰을 보면서 몹시 안타까와했던 기억이 난다.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서 이렇게 아름다운 일몰을 같이 못 보는 것이 안타깝다고 은근히(?) 약을 올리기도 했다. 12월이라 차가운 바닷바람에 꽁꽁 얼어붙는 것 같아 발을 동동 굴리면서도, 꽤 오랫동안 아름다운 붉은 하늘빛에 넋을 잃었다. 그 후에 언 몸 녹여 가며 먹었던 오징어볶음은 정말 꿀맛이었다. ^^
내소사로 들어가는 길은, 아는 이는 다 알겠지만, 전나무길로 유명하다. 쭉 뻗은 늘씬한 전나무와, 꽃살문이 기억에 남는다. 선운사에 실망해서인지, 내소사가 더욱 돋보였다. 병풍처럼 펼쳐지는 풍광에 역시 넋을 잃고 일회용 카메라 셔터를 열심히 눌러댔었는데, 지금은 사진 한 장 없다. 어디 갔지? ㅜ.ㅜ
반계 유형원 유적지로 들어가는 시골길은, 차도 인적도 찾아보기 힘든 길이었다. 그 길이 맞는지 물을 사람도 없었다. 한참을 따뜻한 햇살 받아가며 나름대로 즐겁고(?) 힘차게 걷고 있는데, 때마침 몇 대의 자동차가 지나갔다. 답사를 하는 분들이었는데, 그분들과 꽤나 가파른 산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정신없이 올랐다. 눈이 녹아 질퍽해진 길을 올라가는 것은 배로 힘들었다. 사람의 발길이 드문 산길을 올라 도착하니,
드디어 반계초당이 눈 앞에 나타났다. 생각보다 크지 않은 규모였던 걸로 기억한다.
반계초당이 나즈막한 산 중턱에 있던 터라, 거기서 내려다 보는 전망은 꽤 괜찮았다. 혼자 다니면 아무래도 시선을 끄나보다. 답사일행 중 한 여자분이 스쳐 지나갔던 나를 기억해냈고, 내려오는 길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어서 한결 가벼웠다. 그분들은 넉넉치 않은 자리를 내어 유적지 입구까지 태워 주셨고, 한 나이지긋한 아저씨는 걸어가면서 요기삼아 먹으라고 한아름의 사탕을 안겨주셨다.
개암사로 가는 길 또한 발품이 많이 드는 꽤 먼 거리였지만, 저수지를 끼고 굽이굽이 들어가는 길이 운치가 있어서 걷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감탄사를 연방 발하면서 쉬엄쉬엄 걸어갔는데, 아니나다를까 역시 개암사는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개암사 대웅전 뒤로 병풍처럼 펼쳐지는 풍광이 선운사나 내소사보다도 오히려 날 더 감동시켰다. 무엇보다 이른 새벽도 아닌데 입장료가 없었다!! 점심을 건너뛴 허기를 달래는 동안에, 절에서 일하시는 아저씨 한분이 이런저런 전설같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안타깝게도 지금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그렇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다. 혼자만 보고 넘기기엔 아름다운 풍경들이 많아 안타깝지만, 혼자이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발품을 팔아 차곡차곡 쌓이는 나의 마음 속 사진들. 내 기억 속에만 존재하기에 더욱 아름다운 지도 모른다.
난 오늘도 혼자 떠나고픈 즐거운 욕망을 옛 기억들을 들추어 내어 가까스로 달래고 있다.
그 어느 날 새벽 3시, 청도역 대합실에서 마주친, 침낭 속에 홀로 잠든 그 용감한 아주머니를 잊을 수가 없다.
* 내가 찍은 사진들이 없어 아쉽지만, 위의 사진들은 그때를 떠올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검색창에서 빌려온 사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