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까칠한 얼굴을 차마 볼 수가 없다.  그를 마주하고 앉아 있어도 그의 눈을 마주치기가 힘들다. 

내가 그라면 정말 사면초가에 절망적인 심정일게다.  노모에 처자식은 어찌할런지...  쉰이 다 되어 가는 나이에, 수많은 빚을 짊어지고 밑바닥에서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겠지.  잠시 성경을 들여다보는 그의 모습에서 절박한 그의 마음을 짐작하긴 그리 어렵지 않다.

오늘, 내일 하면서도 꽤 오랫동안 끌어왔다. 어느 정도 예상된 불경기 조짐에도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해온 것이 화근이 되었을 터.  자신의 실책도 실책이지만, 그리고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것처럼 버는 것보다 쓰기에 급급한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진작에 내치지 못한 것 또한 그의 실수이겠지만, 남에게 모질게 하지 못하고 남의 일까지 자신 일처럼 신경쓰던 그가, 결국 이 모든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그가, 난 안쓰럽고 가엾기만 하다.  나나 그들이야 자신과 가족만 챙기면 된다지만, 그는 이 모든 빚을 다 떠안아야 하는 것 아닌가. 

난 그가 그렇게 안쓰러우면서도, 내가 필요할 땐 역시 그를 이용할 것이다. 사실 지금 당장이라도 모든 것을 때려치우고 싶은,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라오는 욕구를 억지로 참고 있다.  날씨가 더우니 점점 참기가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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