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즉사 사즉생(生則死 死則生).
필생즉사 필사즉생(必生則死 必死則生)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을려고 하면(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
아마도 저 말의 뜻은, 죽기를 각오할만큼 강하게 마음 먹고 열심히 노력하면 오히려 살길이 열릴 수도 있다는 얘기일 게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것처럼.
전에도 저 말을 들은 적 있었는데, 새삼스럽지만 어제는 <그린로즈>란 드라마에서 고수의 입을 통해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 속에 들어와 박혔다. 지금 죽고 싶은 심정인 내게 그 말이 신의 계시처럼, 가뭄에 내리는 단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처음에 내가 그 말을 들었을 때 퍼뜩 떠오른 생각은, 죽기를 각오하고(어찌보면 대책없이) 떠나는 여행이 어쩌면 내게 살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그 다음에는, 여행이 오히려 지금 내게는 살려고 하는 일이고, 지금 이 상황이 내겐 죽을만큼 괴로운 일일지도 모른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아! 그럼 대체 어느 쪽이 내가 살길, 죽을려고 뛰어내려도 살아남을 벼랑이란 말인가.
아.. 근데 <생즉사 사즉생>을 찾다가 보니 죽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방송에서 들었지만 실감은 하지 못했던) 참 많아서 놀랐다. 삶을 포기하고 죽고 싶다고 고통없이 죽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는 글도... 나도 죽고 싶을 만치 괴롭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나도 한때는 고통없이 죽는 방법이 없는지 찾아보고 궁리해본 적도 있었지만, 정작 죽는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 순간조차 죽어야 할 이유보다는 살고 싶은 이유들이 더 많았으니까. (순전히 내 기준에서) 죽고 싶을 만큼 괴로운 상황 속에서도 말이다. 살면서 나보다도 더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밝게 웃으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약한 내 자신이 말할 수 없이 부끄러운 적이 참 많았다. 누구에게나 지금 자신의 짐이 가장 무겁고 버겁게, 자신의 현실이 가장 힘들고 괴롭게 느껴지겠지만, 그럴 때마다 다시 한번 열심히 살아가는 다른 이들을 생각해보기 바란다. 그리고 이건 지금 내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