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아빠 눈 보고 말해 - 자폐아들의 교육에 성공한 상협이 아빠의 희망키우기
임기원 지음 / 동아시아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자폐아를 둔 부모뿐만이 아니라 아이의 발달에 이상신호를 발견한 부모라면 필히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 아이 중 하나도 약간 발달이 늦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으니깐요. 상협이 아빠의 말대로 아이들마다 가지는 특성이 천차만별이다보니깐 단지 원론적인 이야기로는 아이의 문제를 풀 수 없는 부분이 많아요. 책대로 원칙적으로 아이를 키우려 들다가는 되려 생각지도 않은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지요. 전문가의 손을 떠난 상협이가 아빠의 노력으로 많이 나아진 것을 보면 아빠의 판단은 상협이에게 참 다행스런 일입니다. 아빠가 자폐에 대한 아주 기본 지식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일종의 모험일 수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자폐아를 둔 부모 중 자신의 판단을 믿을 것인가 무조건 전문가의 손에 아이를 맡길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상협 아빠의 경험은 아주 고무적인 일이예요.

담담하게 써내려간 상협이와의 많은 일이 어쩜 무미건조하게도 느껴지지만 아이 문제로 고민을 해 본 부모라면 담담한 아빠의 시선 밑에 깔린 본능적인 갈망과 고뇌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느낌이 살아야 교육이 산다라는 것과 자폐아를 치료하시는 선생님은 자폐의 한계를 보지만 부모는 자식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본다라는 시각의 차이입니다. 현실의 세계와는 다른, 또 하나의 세계, 영상의 세계에서 현실 속의 우리에게로 다가온 상협이에게 이젠 희망만이 함께 하길 바라며, 상협이를 통해 많은 것이 변했다는 아빠의 뼈아픈 수고로움와 현명했던 판단에 아낌없는 지지를 보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인과 여우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50
한성옥 그림, 팀 마이어스 글, 김서정 옮김 / 보림 / 200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에게 있어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는 한 방향으로 치우친 감이 많아요.일본하면 떠올리게 되는 것이 침략적이고 이기적이며 앞뒤의 모습이 다르고 작고 간사하다 등등이지요.어느 것 하나 긍정적인 측면을 찾을 수 없네요.그들의 흐트러짐없는 질서라는 것도 웬지 인간적이지 않아 싫다라는 식으로 왜곡되어 있으니 이런 식의 저의 편견은 역사적인 열등감의 한 모습인 것 같아 씁쓸하게 느껴지네요. 하지만 저의 이런 배타적인 감정도 좋은 책 한 권 앞에서는 스스럼없이 무뎌지니 풍부한 정서를 공유한다는 것은 참 올바른 모습인 것 같습니다.오래전 인간의 조건이란 책을 통해 일본이라는 나라 속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죠.국가로서의 일본과 우리가 뭉떵그려 부르는 일본사람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라는 생각이였습니다.이런 생각의 꼬리는 이 책에서도 계속 이어지지요.

물론 작가가 일본 사람이 아니고,그림을 그린이가 우리나라 분이라는 사실이 좀 독특하지만, 일본의 문화적인 향기와 인간적인 정서를 함빡 느낄 수 있는데는 부족함이 없군요.이야기는 일본의 유명한 시인 바쇼와 시를 좋아하고 멋을 아는 여우가 늦여름 버찌를 누가 다 먹을 것인가를 두고 벌이는 시 내기이지요.일본의 전통의상을 입은 바쇼와 여우의 모습이 일본색이 느껴지는 색채의 생소함과 어울려 참 이색적으로 다가오는데요,한낱 버찌를 두고 그렇게 진지할 수 있는 바쇼를 보면 그가 왜 좋은 시인인지 이해할 수 있죠.

그리고 여우의 시에 대한 독특한 해석 앞에선 아이들과 크게 웃을 수 있어 좋더군요.여우의 말을 들으니 좋은 시란 대상에 따라 달라지고 생각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고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시를 듣는 대상들의 경험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니 여우의 해석은 아집과 고집으로 똘똘 뭉쳐 좋은 것과 나쁜 것의 기준점을 세워둔 우리에게 허를 찌르는 정답을 제시한 것이죠.책장을 한장씩 넘기며 마지막 시에 대해 여우는 무어라고 이야기할까? 잔뜩 기대했었는데 그 대답의 허망함에 그만 허허 웃음을 터트리게 되네요.하지만 그 대답이 마음을 순화시킬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습니다.그리고 이렇게 수준 높은 이야기를^^ 제 아이가 좋아하니 전 더할 수 없이 좋구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뽀끼뽀끼 숲의 도깨비
이호백 글, 임선영 그림 / 재미마주 / 200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달전에 어린이 도서 전시회엘 갔다가 꼬꼬댁 꼬꼬는 무서워란 책과 함께 우리 둘째 눈에 띄인 책입니다.이 책 저 책 구경하랴 아이들 챙기랴 정신없는 엄마의 계속된 부름에 쪼르르르 달려왔다간 또 돌아가고 돌아가고 하며 이 두 권의 책 옆에서 떨어질 줄을 몰라 구입을 했죠.둘째는 도깨비 벌레 괴물이라면 생각이 수습이 잘 안되거던요.한마디로 정신을 못 차리죠.^^ 아이만큼이나 이 책도 생각을 수습하기 좀처럼 힘든 책입니다.한 마디로 정신없는 책이죠. 그 수도 헤아리기 힘들만큼 책 속에 가득 들어차 있는 벌레들,또 그 이름들은 어찌나 어렵던지.그 수많은 벌레들의 이름을 지어내고 기억하시느라 작가분이 얼마나 힘드셨을까.역시 책 뒷편에 이 책을 만들기위해 아이디어를 내시고 도와주신 분이 네댓 분은 되시는 것 같더군요. 혼자 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였을 것 같아요.

저희 둘째도 이름 붙이기에는 선순데..그러고보면 이 책과 궁합이 딱 맞죠? 이야기는 하루종일 지칠 줄 모르고 놀이에 빠져 사는 뽀끼뽀끼 숲의 꼬마벌레들과 심심한 걸 하루 일과로 삼고 사는 뭉기뭉기숲의 덩찌들이 우연한 계기를 통해 만나면서 벌어지는 황당하고 엉뚱한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그리고 이 이야기는 도깨비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구요.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도깨비에 관한 전설같은 이야기가 아닌 우주선같이 생긴 윙뜽불이가 등장하는 21세기형 전설이지요.후후..과연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지 않나요?

사실 알고보면 별 거 아니예요.꼬마 벌레들과 덩찌들의 끊임없는 합체와 변신,진화가 주된 줄거리죠.그런데 이렇게 별 거 아닌 걸 파악하는데 인내심을 요구하는 책읽는 수고로움이 여러 번에 걸쳐 뒤따르긴 했습니다. 무던한 인내심이 필요한 건 이 별난 책이 호기심 왕성한 아이들의 손과 입을 가만히 묶어 두지 못한다는데 있지요.또 도깨비의 진짜 이름을 읽어주고 있으려면 얼렁뚱땅 그냥 넘기기도 그렇고 미련스럽게 그걸 다 읽어 주자니 그렇고... 괴상한 딜레마에 빠지고 만답니다.별난 사람들이 만들어낸 이 별난 그림책을 별난 아이들은 아마 그냥 지나치지 못할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터와 늑대 미래그림책 2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지음, 프란스 하켄 그림, 유영미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0년 12월
평점 :
품절


음악 동화라는 것을 알고 읽기 시작해서인지 정작 이 음악은 한 번도 듣지 못했지만 동화를 읽으면서 알지못하는 선율이 늘 생각의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느낌이였습니다.그래서인지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는 저의 목소리는 웬지 더 발랄하고 경쾌한 생기가 감도는 것 같아요.또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이 작은 피아노 건반이 통통 힘있게 튀는 듯 귀엽고 아기자기해 재미있기도 하지요. 판화기법의 흑백 그림에 사실적 표현이 더해져서 그 독특한 느낌 또한 남다르답니다.한 마디로 그림과 글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지요. 그리고 이 책의 좋은 점을 좀더 나열해 보자면 늑대를 쫓아온 사냥꾼들의 살벌하고도 엄숙해 보이는 총의 모습이 빗자루 형태를 띄고 있다는 거예요.

이 그림에선 아이들에게 혹 무서울 수도 있는 장면을 따뜻하게 배려한 것을 알 수 있지요.거기다가 아이들은 이 빗자루로 진짜 늑대를 잡을 수 있나요?라는 즐거운 의문도 가지더군요.정작 늑대는 피터가 밧줄로 사로잡았으니 이 일은 영영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만약 사냥꾼들이 늑대를 잡았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궁금하기도 하답니다.
두 번쨰로 늑대 뱃 속에서 알을 낳은 오리의 그림이지요.배고픈 늑대의 먹이가 된 오리의 신세가 처량하게 느껴질 쯤 나타나는 늑대 뱃 속의 오리 모습은 이야기의 긴장을 일시에 녹이는 효과가 있어요.

투시경으로 늑대 뱃 속을 들여다보는 듯이 점선으로 처리된 오리의 그림은 오리가 살아있다라는 안도감과 늑대 뱃 속에서도 오리가 꽥꽥거리며 울 수 있을까 궁금하게 하고 또 만약 그렇다면 그 꽥꽥 울음 소리를 밖에서 들을 수 있을 때의 신기함을 생각하면 그저 마냥 즐거워져 아이들은 입이 다물 줄 모르죠.더욱 아이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두 말할 필요없이 오리가 낳은 알이예요.그 경황 중에도 알을 낳을 수 있는 아무 생각없는 듯한 오리의 그림을 정말 좋아하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터널 그림책은 내 친구 2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늘 다투고 닮은 곳이라고는 한 군데도 찾을 수 없는 남매간의 우애를 터널이라는 비밀스러운 열쇠를 통해 회복시켜 나가는 이야기입니다.터널은 과연 어떤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까요.터널을 통과하기 전에는 둘의 화해를 기대하기 어려웠는데 터널을 통과한 후 오빠와 동생 로즈의 관계는 180도 선회하지요.오빠를 바라보는 로즈의 따뜻한 미소 뒤에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지 알고싶다.라는 호기심이 이는군요.그러나 이 비밀은 책을 읽는 아이들 각자의 상상에 맡겨두기로 하는 편이 좋겠지요.

최근까지 저와 우리 아이들은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에 큰 흥미를 나타내지 않았답니다.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에 대한 호평으로 그의 책을 이것 저것 구비하긴 했지만 한 번 보고나면 좀처럼 다시 들추어 보지 않았죠.그래서 어떤 부분들이 그렇게 다른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서 지내왔답니다.아이들도 엄마의 시큰둥한 반응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저처럼 시큰둥하기는 마찬가지였구요.언제 날 잡아 한 번 제대로 봐야지 하고 마음 먹고 있다가 겨우 얼마 전에야 제대로 꼼꼼히 살펴 볼 수가 있었죠.

와!과연 무릎읖 딱 치게 만들더군요.아이들과 두시간 가량을 그의 책들과 함께 놀 수가 있었죠.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느끼면서 말이죠.정말 절묘하게 숨어 있는 그림들을 찾는 재미에 푹 빠져버린 거죠. 이렇게 재미를 느끼고 나니 친밀함때문인지 작가의 개성이 뚜렷하게 느껴지더군요. 단순하게만 보였던 터널의 상징적 의미가 무언지 어렴풋하게나마 짐작도 되구요.여러 형제들 틈에서 자라났다면 자신의 어린 시절을 살짝만 떠올려 봐도 누구나 이 부분을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이젠 그림책이 왜 그림없는 동화들과 달라야 되는지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할 것 같아요. 표지부터 작가의 의도를 읽어나갈 수 있는 작은 그림들의 배치가 작가의 섬세함을 느끼게 해 준답니다.꼭 읽어 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