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가 좋아 아기 그림책 나비잠
조은희 그림,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 최재숙 옮김 / 보림 / 200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에는 귀엽고 앙증맞다는 느낌이 먼저 와 닿는 예쁜 그림책이였습니다.그저 그런 생각으로 책을 읽어 주는데 아이가 자꾸 질문을 해 옵니다. 이건 무슨 벌레야? 뚱보 벌레!
아니!이름이 뭐냐구요? 어-- 엄마도 잘 모르겠는데.. 그럼 아이는 엄마의 잘 모른다는 말은 아예 무시하고 빨리 말해 보라고 성화입니다. 에구~이름을 좀 갈켜주지.하고는 어디 벌레 이름이 없나 구석구석 들여다 보지만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리고 책 표지에 도배해 놓은 수많은 벌레 이름들을 아는 것은 아는대로 모르는 것은 대충 끼워맞추기식으로 제 맘대로 붙여 보며 아이의 끝없는 이건 뭐야라는 물음에 답을 합니다.그래서 이 책이 아이 눈에 띌까 겁이 난답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나고 어느 날 아이는 또 이 책을 들고 앉습니다.전 미리 귀찮은 생각에 얼렁뚱땅 읽어 주었지요.

근데 정말 그렇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아이들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나는 꾸물대는 혹은 날아가는 아주아주 작은 벌레들의 모습은 정말 이렇겠구나라는 생각입니다.이미지로 다가오는 벌레라는 생각입니다. 제 아이처럼 학습적으로 이 책을 보기보단 느낌으로 즐기면 좋은 책인 듯 싶습니다.아기들이 보면 참 좋아하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법의 저녁 식사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53
마이클 갈랜드 글 그림, 이경혜 옮김 / 보림 / 200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에 보림 출판사로부터 책 한 권을 선물받았습니다. 우선 보림출판사에 감사하다는 말부터 드려야 될 것 같아요.이런 책을 만나기란 사실 쉽지 않은데 덕분에 좋은 그림책을 알게 되었거던요. 요즘 그림책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그 중에서 진짜 진주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거던요.

처음 책을 받아 본 순간 그림과 제목이 주는 느낌이 너무 강렬해서 어떤 내용일지 무척 궁금했었는데 어제 밤에야 겨우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머릿 속이 꽉 차 오는 만족감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그 느낌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작가 존 버닝햄의 지각대장 존과 구름 나라를 만난 이후 정말 오랜만에 저의 감성이 화들짝 깨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주 신선한 충격이었지요.

그리고 마지막에 엄마 아빠의 모습이 극단적으로 처리 된 것은 아마 영영 잊혀지지 않는 모습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사소한 사건들을 극단적인 이미지로 부각시켜 저를 혼란스럽게 했던 지각 대장 존 처럼요.

판타지세계를 잃어버린 어른들의 몰이해를 이런 식의 표현으로 이끌어내는 작가의 대담함이 존경스러웠답니다. 특히 어른들이 읽었을 때 그 충격은 그림책에 대한 일종의 신드롬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그것은 이야기의 재미를 더욱 배가시키는 효과도 있지요. 이런 극단적이 장치들과 자연스런 이야기의 흐름, 그리고 재미 또는 감동(?)으로까지 끌어낼 수 있는 마이클 갈런드라는 이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지더군요.

저희집 아이들도 워낙에 판타지 동화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 저와 비슷한 느낌으로 책을 대하는 것 같았어요. 책을 읽어주다보면 서로 감정이입이 돼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거던요. 때론 제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더 잘 보기도 하구요.

저녁 먹기 전 숲 속을 산책하는 장면, 강아지 비를 맞으며 웃고 있는 피에르와 그 친구들, 날치 수프와 자고새 파이는 정말 인상적인 장면이예요. 또 피에르가 과연 그 저녁식사를 어떻게 마칠 수 있었는지 무지 궁금해지기도 하지요.

책을 덮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엄마 아빠의 모습을 잘 살펴 보세요.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부분들이 하나씩 보인답니다. 이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으려면 작가 설명이나 이 책의 씌여진 배경에 대해서는 일단 접어두고 읽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야 맘껏 상상할 수 있잖아요. 알고 읽으면 자꾸 이해하려 하고 해석하려 해서 영 재미가 반감되는 느낌이 들거던요. 작가에 대한 궁금함은 책을 한 번 읽은 다음으로 미루셔도 괜찮을 거예요.

마지막 엄마 아빠의 모습은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메세지로 다가온답니다. 피에르가 집에 와 보니 엄마와 아빠는 여전히 돌처럼 조용히 꼼짝도 않고 앉아 있었다는 글과 함께 진짜 돌처럼 굳어버린 듯한 회색의 엄마 아빠 그림을 보며 아이는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정말 돌이 되었냐며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아이에게 이웃집 마그리트 아저씨가 했던 말을 들려 주었지요. '아저씨는 그림을 눈에 보이는대로 그리지 않고 생각하는대로 그린다고 했잖아. 그래야 사람들이 그림을 볼 때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의 마음을 볼 수 있는 거라고. 여기서도 피에르의 마음이 엄마 아빠가 돌처럼 느껴져서 그렇게 그려진 거란다. 그러니까 그건 피에르의 마음이지!' 늘 그랬듯 이 책과 앞으로 많은 날을 함께 하지않을까 하는 예감이 드는군요. 즐거운 예감이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가 만드는 꼬마철학자
에바 졸러 지음, 김현자 옮김 / 인북스 / 1999년 10월
평점 :
절판


철학은 참 매력적인 학문입니다. 그리고 어렵고 난해하지요. 생각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생각하기가 즐거운 놀이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않은 경우가 더 허다합니다. 엄마가 철학적이질 못하기 때문에 내 아이는 철학적이길 바라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아닐지! 철학적이라는 말은 똑똑하다, 남다르다, 좀 특별하다, 집중력이 좋다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니깐 이런 책을 고를 땐 엄마들의 바람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우리 아이가 좀 철학적이길..그러니깐 생각이 깊기를 바라는 엄마로서의 바람을 쉽게 저버리지 못해 다분히 유혹적인 책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구입했었지요.

<엄마가 만드는 꼬마 철학자>. 괜찮은 제안이지요. 그런데 이 책을 다 읽어 갈 즈음 이렇게 좋은 제안을 받아들일 만큼 제 자신이 준비되어있지 않다는 결론이 나더군요. 느닷없이 철학적으로 변한 엄마를 아이가 어떻게 생각할지도 좀 우습구요. 처음부터 모든 걸 알고 아이를 낳았다면, 아이를 키우면서 생길 사소한 문제들과 엄마의 제시대로 아이들은 따라와 주지 않았을 때 자연스레 베여오는 실망감 같은 것을 미리미리 알고 있었다면 이 책대로 가 가능했을지도 모르겠군요.

아이가 자기 주장이 강해지고 머리가 커가는 걸 느끼면서 늘 생각하는 것은 마음을 비워야 된다, 기대를 버려야 된다입니다. 도 닦는 기분으로.. 제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책대로 커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느껴지는 소외감이죠. 저의 육아법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이 책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엄마가 만드는’이란 의미는 엄마의 아이에 대한 배려가 아주 깊고 넓어야함을 의미합니다. 늘 공부하고 준비해야 되지요. 이런 노력만 뒤따른다면 여기서 제시하는 방법들은 아주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들도 채워지겠지요.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의 접근은 아주 어려서부터 늘 일상적인 생활의 밑바닥에 깔려있어야 되겠지요. 그래야 아이도 준비된 아이로 자랄테니깐요.

하지만 이 책은 아주 재미있고 신선한 내용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이런 내용이 있죠.탈레스가 별을 쳐다보며 걸어가다 물웅덩이에 빠졌다고 해서 철학자들이 당장 자기 발 밑도 보지 못하는 무능력한 사람들일까? 저자는 탈레스를 통해 철학자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철학이 왜 필요한가를 알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인간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참아야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등의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것은 우리가 바르게 사는 길을 터득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지요.

특히 요즘같이 의지할 곳이 많지않은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생각의 연습은 분명 의미깊은 대안으로 아이들의 삶에 유익한 등대와 같겠지요. 그러나 늘 바르게 고민하려고 노력하고 애쓰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꼭 이렇게 특별난 방법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시키지 않더라도 잘 자랄 겁니다. 또 하나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순발력있게 여기에 나오는 신선한 질문들을 던져보는 것도 괜찮겠지요.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우리집 고양이는 내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고 있을까라는 재미있고 신선한 발상에서부터 만두피 속에 들어갈 송아지의 뇌를 보며 이 뇌는 어떤 기억들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왔는지를 알고자 하는 결코 가볍지 않은 철학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아이를 철학적으로 키울 마음에서 떠나 나 자신을 위해 읽을만한 철학교양서로 좋은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록텔레 가족 - 세계의 그림책 007 세계의 그림책 7
클로디아 비엘린스키 그림, 파트리샤 베르비 글, 양진희 옮김 / 함께자람(교학사)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크록텔레 가족과 저희 가족은 닮은 점이 많아요. 텔레비젼을 너무 좋아하지요. 식사 시간에도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하는 아이들을 향해 매일매일 야단치고 다짐하고 타이르지요. 그만큼 했으면 벌떡 일어날 만도 한데 그게 너무 어려운가봐요. 텔레비젼 속의 신나고 재미난 세상을 아이들은 쉽게 뿌리치질 못하네요.

크록텔레 가족도 텔레비전 없는 세상은 있을 수 없다는 듯 모든 생활이 텔레비젼으로 집중되어 있어요. 하루 24시간을 밥먹을 시간도 없이 가족들을 위해 일해야 하는 텔레비젼은 결국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비명을 지르곤 기절해 버리지요. 크록텔레 가족은 그제서야 자신들이 텔레비젼에게 어떤 일을 했는지 깨닫고 텔레비젼에게 일주일의 휴가를 주지요. 재충전을 위해서 어서어서 나아 자신들에게 돌아오길 간절하게 원하는 가족들의 신속한 대처가 얼마나 그들에게 텔레비젼이 절실한 존재인지 피부에 와 닿게 하네요.^^

월요일 모두가 심심하고 화요일 모두가 심심하고 수요일도 목요일도 가족들은 뭔가에 심하게 중독된 모습으로 무기력하게 금단 증상을 호소하며 소파에 침대에 늘어져 있지요.금요일이 되자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된 가족들은 텔레비젼을 데리러 가는데 불쌍한 텔레비젼은 가족들의 그 집착에 그만 기가 질리지요. 차분하게 재미있는 거리들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며 가족들 마음을 돌려놓기에 성공하네요. 차분하고 안정된 생활을 여유롭게 즐길 줄 아는 가족이 되었어요.우리에게도 이런 평화로움이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재미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지요. 고양이 괴롭히기부터 창문 열고 고함 지르기까지. 그런데 정말로 그랬다가 어떤 봉변을 당할지 조금 걱정되지만요. 무미건조하게 쫓기며 살아가는 생활에 지쳐, 생각하길 싫어하는 현대인의 모습이 아주 잘 그려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림 속의 가족들을 보며 아이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반성할 수도 있겠구요. 그리고 퀭한 눈으로 잠도 자지않고 티비에 열중하는 모습이 꼭 저의 모습처럼 보여 괜히 아이들에게 미안해 지기도 하네요.

아이들과 티비말고 재미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말해보자고 했더니 창문 열고 고함지르기가 제일 하고 싶은가봐요. 그래서 그냥 앉은 자리에서 신나게 고함을 질러봤습니다. 진짜 창문 열고 그랬다간 이웃들의 곱지않은 소리를 들어야할테니깐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물놀이 이야기 우리 문화 그림책 1
곽영권 그림, 김동원 글 / 사계절 / 200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저희집 막내 돌 선물로 재작년에 받은 건데 그 때 새내기 초등학생이였던 큰아이가 읽어보더니 손에서 놓질 못하더군요. 일요일이라 아침부터 계속이더니 오후엔 외출할 일이 있어 다른 가족들은 서두르느라 정신이 없는데도, 그 바쁜 틈을 타서 잠시 기다리는 게 지루했던지 그 새 오디오를 틀어놓고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는 아이에게 재미있냐고 물었더니 정말 재미있다더군요. 그리고 이 책이 너무 마음에 든답니다. 그러면서 덧붙이길 우스운 곳은 우습고 무서운 곳은 무서워 재미있답니다.

그것을 풀어서 생각한다면 이야기의 구조가 짜임새 있게 전개되어 있고 극적인 구성 요건이 충분하다라는 이야기로 받아들이면 될까요? 어쨌던 아이들이 보는 책이니 아이들에게 이렇게 후한 점수를 받는다면 이 책의 좋고 나쁨에 대해선 더 이상 말이 필요없겠죠. 은은하면서도 힘있게 퍼지는 삼도풍물굿을 저희집 막내도 도리질을 해대며 흥겨워 했습니다.

한번은 제가 읽어주겠다고 했더니 반도 듣질 않고 도망가더군요. 시디로 듣는 게 훨씬 재미있다면서요. 정말 이 시디의 음향효과를 듣다보면 어두운 부분은 칠흑같은 깜깜한 밤을 헤매이는 답답함이 들어요. 그리고 밝은 부분은 햇빛이 쨍 비치는 듯 환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멋진 그림책입니다.

1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