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개구리 - 아동용
이와무라 카즈오 글.그림, 김창원 옮김 / 진선아이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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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네 칸짜리 만화형식으로 만들어지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철학 동화입니다. 조그마한 개구리 한 마리가 가슴에 다소곳이 손을 얹고 먼 곳을 응시하며 앉아 있는 표지 그림을 보고 '개구리는 지금 뭘 생각하고 있을까?'라고 물으면 아이는 '하~늘.'이라고 해맑게 웃으며 대답하지요.
'하~늘? 또~오?' '잘 몰라' '왜 잘 몰라?' '생각이 안 나. 다인이 생각 주머니가 없어졌어.' 하며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 보입니다.
이렇게 아이들의 생각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닌 개구리가 지금 보고 있는 단지 하늘일 뿐이랍니다. 아이들은 현재에 집중하고 눈에 보이는 것을 중시하니까요. 그래서 대답은 항상 맑고 깨끗하답니다. 이 책의 개구리는 항상 생각하지요. 자신의 눈 앞에서 보여지는 자연의 모든 일들에 대해서요. 달팽이의 얼굴은 어디있을까? 그럼 지렁이의 얼굴은? 얼굴이 없는 지렁이는 친구와 친척을 어떻게 알아볼까? 그리고 얼굴이 없으면 어디를 앞이라 해야 되고 어디를 뒤라 해야 되는지도 궁금하답니다. 이렇게 생각의 꼬리는 결국 마음으로 이어져요. 얼굴과 마음의 상관관계에 대한 개구리와 친구 생쥐의 진지한 탐구자세에선 웃음이 나오고 말지요.
개구리의 생각을 통해 보여지는 많은 것들이 자연과 생명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없다면 보기 힘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주위의 모든 것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개구리의 예쁜 마음이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전해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개구리처럼 풀잎 그늘과 노을진 구름, 솔개 아저씨의 하늘이 가져다 주는 평안함과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아이로 자라나길 바랍니다.

'엄마! 생각은 머리로 하는 거야, 아님 가슴으로 하는 거야?'
'머리로 하지.'
'그런데 슬픈 생각을 하면 왜 여기 가슴이 아파?'
'응? 그건…'
여러분은 마음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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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늑대의 눈 비룡소의 그림동화 56
조나단 런던 글, 존 반 질 그림, 김세희 옮김 / 비룡소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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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차분함으로 사물을 고요히, 그러나 예리하게 응시하는 듯한 회색 늑대의 눈빛은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한켠이 서늘해지는 두려움과 경외심을 느끼게 하지요. 잔인하고 무서운 늑대의 모습이나 그림책에서 악역을 맡아놓고 하는 희화화된 늑대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답니다.

전 어릴 적 특히 인간과 동물의 우정과 모험을 극적으로 그려 나간 영화를 빼놓지 않고 보 려고 참 많은 정성을 기울였어요. 그런 영화를 보고나면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어린 맘을 온통 휘젖곤 했으니까요. 저의 이런 희열과 들뜸의 경험을 제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맘에 늘 이런 내용의 책에 대한 갈증을 느껴왔죠. 그리고 아이가 어서어서 자라길 학수고대했답니다.

어느덧 힘찬이는 그 떨림을 이해할 나이가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정작 저는 이 책을 처음 읽고는 아무런 느낌을 받지 못했어요. 그건 한 편으로 서운하기도 하고 한 편으론 이해가 되지 않는 불가사의였죠. 힘찬이는 한 동안 이 책을 손에서 놓을 줄 몰랐으니까요. 읽고 또 읽으며 이 책이 주는 감동과 재미를 혼자 음미하는 것을 쳐다보며 제가 보지 못한 어떤 부분을 아이는 보았다는 생각만 할 뿐이었죠.

생각해 보면 저의 이런 무덤덤함은 너무 많은 모험과 극적인 반전에 익숙해지고 무뎌진 저의 감각이 문제인 것 같더군요. 판을 이미 다 짜 놓고 이런 이런 내용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끼워맞추기식의 억지가 아직은 날카롭고 깨끗한 감성으로 책을 대하는 아이의 시선을 놓치고 만 거죠.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면 과장되지 않은 담담함으로 사실적으로 그려나간 문장이 시리도록 푸른 겨울산의 서늘함과 회색 늑대의 우울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위엄이 서린 눈빛과 한덩어리가 되어 아이의 맘을 그토록 사로 잡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리고 인간들의 무모한 사냥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늑대들의 위태로운 삶을 책의 마지막에 실린 작가 노트를 통해 읽고 나면 회색 늑대의 눈빛이 왜 그리 차갑고 무겁게 젖어드는지를 알 수 있어 마음이 착잡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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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4-11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쓰는 즐거움입니다.
 
희망의 이유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제인 구달 지음, 박순영 옮김 / 궁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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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구달.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큰아이가 네 다섯살 정도 되었을 때인 것 같다.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 아빠의 손에 하루는 내셔널 지오 그래픽이란 비디오 테잎 두 개가 들려있었다. 이 비디오가 얼마나 교육적이며 좋은 것인가를 우리에게 설명하기 위해 약간은 억양이 상기되어 있는 신랑의 말에, 반신반의하긴 했어도 그 성의를 생각해 저녁상을 물리자마자 우린 모두 TV 앞에 둘러앉아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란 프로를 시청했다. 그런데 신랑의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도입부의 배경음악부터 나와 아이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 날의 강렬한 인상 속에 제인 구달 그녀가 있다. 침팬지들과 약간의 거리를 두고 그들을 방해하고 싶지 않은 듯한 표정으로 평화롭고 인자한 미소와 함께 앉아있는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고도 신비로웠다. 침팬지들과 많은 날들을 함께한 그녀를 무리의 일원으로 침팬지들이 받아들였다는 나레이터의 해설을 듣곤 그저 놀라웠다. 그 놀라움은 그녀가 여성이기 때문에 더욱 컸던 것 같다. 가냘프게만 보이는 그녀의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왔을까. 그게 늘,지금껏 궁금했었는데 얼마 전에야 겨우 이 책을 통해 그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책을 통해 알게 된 그녀의 삶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기대를 한번도 저버리지 않는다. 그녀의 어린시절은 생명에 대한 호기심과 경외감, 사랑으로 가득 차있고 대니 할머니의 성경구절은 힘들 때마다 그녀에게 영적인 충만함으로 채워지게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희망을 단 한번도 완전히 손에서 놓은 적이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이렇게 묻는다 한다. 어떻게 그렇게 평화로울 수 있냐고? 그러고 보면 사람들의 이런 의문은 그녀에 대한 공통적인 호기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좁은 우리에 갇혀 발과 다리는 자라지 않고 몸집만 비대해진 돼지들. 인간은 더 많은 고기를 얻기 위해 이렇게 돼지를 사육한다는 사실은 일찍이 우리에게 알려진 사실이지만,인간적인 연민으로 가득찬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그녀처럼 이젠 고기를 먹지 못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내 의지의 나약함으로 이런 감정이 비록 순간적인 흔들림으로 끝날 것 같긴 하지만 내 속에 숨어있는 사악함과 이기심을 보는 것 같아 맘이 편치 않았다. 비록 우리의 밥상에 올려지기 위해 키워진다 해도 그들이 사는 동안의 행복까지 뺏을 권리에 대해서 애초에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기때문이다.방목하는 젖소가 좋다는 말을 들을 때만 해도 자유롭게 자란 젖소에서 양질의 우유가 생산되어 사람에게 더 좋은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생각만했지 그들이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젖소의 자유와 행복이 양질의 우유로 귀결되어지는 우리의 이기심이 부끄럽다.

막연히 그녀에 대해 침팬지를 사랑하는 여성,마음이 따뜻하고 용기있는 여성정도로만 생각해왔었는데,이 책을 통해 동물보호론자라는 소극적인 입장에서 그녀를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큰 실례가 되는지를 알게 되었다.그리고 왜 그녀가 세계를 움직이는 열명의 여성 가운데 하나인지 이해하게 되었다. 동물 보호의 차원을 넘어서 인류가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하는 곳이 어디인지를,그녀는 삶의 전과정을 통해 우리를 설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나이가 너무 많이 들어버린 제인 구달을 보며 우선 걱정이 앞선다.그리고 그녀의 소망대로 우리들이 하루빨리 달라지길 소망해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이 무엇이 있는지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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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3-06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우님, 저도 몇년 전 이 책을 처음 읽고 상당히 감명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부드러움과 평화로움이 세상을, 사람을, 움직이는 힘인 것 같아요.

툴툴 2004-03-06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지요!
 
산에 가자 보림 창작 그림책
한병호 그림, 이상권 글 / 보림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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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은지 꽤 된 것 같은데 이제야 펼쳐보았습니다. 이렇게 한동안 아이들과 저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있던 책을, 다른 그림책을 보겠다는 네살박이 막내아이를 꾀어 마침내 읽을 수 있었지요. 전 아이와 함께 책을 읽지 않으면 느낌이 잘 전달이 안되는 편이라 가능하면 같이 읽을려고 합니다.

부끄럽게도 이 책의 그림들이 그리 특별하게 다가올 줄은 정말 상상도 못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은 책을 보신 분들이라면 다 동감하실 거예요. 아이와 전 솔이와 아빠의 정다운 대화에 푹 빠지고 그림에 푹 빠지고..그랬습니다. 책을 덮으며 제가 산에 가고 싶다.단풍이 벌써 졌겠지? 하며 조금 큰소리로 혼잣말을 하고 있으니 둘째가 쪼르르 달려오며 어디 산에 갈 거냐고 물어옵니다.

아이들은 아빠의 말을 솔이가 이어서 따라하는 부분을 특히 좋아합니다.그리고 억새풀로 화살을 만드는 대목에선 어떻게 하냐고 보채는군요. 당장 어디서 억새풀을 구할 방도도 없고 해서 먹다 남은 귤껍질로 흉내를 내봅니다. 아이들 모르게 약간의 손재주를 동원해서 귤껍질 화살을 보기 좋게 날려 보내니 아이들이 너무너무 좋아라 합니다. 곧 온 방에 귤껍질이 굴러 다닙니다. 이러니 억새풀로 날리는 화살은 오죽 좋겠습니까!

각시풀로 머리땋기를 하는 솔이와 아빠를 보니 어릴 적 생각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그러고 보면 머리를 땋아 본지도 언젠지 가물가물합니다. 솔이를 위해 나무를 열심히 흔들어대는 아빠를 보며 잠깐 저와 아이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빠의 뒷모습이 참 편안해 보이고 행복해 보였거든요. 울긋불긋한 나뭇잎 눈을 맞는 솔이의 뒷모습은 말할 것도 없겠죠. 그 둘의 모습이 참 부럽습니다. 저와 아이 아빠의 뒷모습도 이리 편안해 보이면 좋겠습니다.

와! 산꼭대기다.야호! 정상을 향해 영차영차 올라가는 솔이와 아빠를 뒤로하고 책장을 넘기면.. 아! 상쾌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군요. 그것이 공해로 찌든 도심속의 산이란 걸 알아서 더욱 그렇겠죠! 사방이 꽉 막힌 듯 솟아있는 고층 건물 속의 가을산. 해방감이 느껴지는군요. 정말 특별한 느낌입니다.

책을 알고나니 이상권 선생님과 한병호 선생님의 이름자가 눈에 아로새겨지는군요. 보는 눈이 없는 제가 좀 미안하고 죄송스럽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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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real florist 2010-01-08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책 이군여
 
백창우 동시에 붙인 노래들 (악보집 + CD 2장) - 백창우 아저씨네 노래창고
백창우 지음 / 보림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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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꽃을 보려면 감자밭에 가야해. 정말 맞는 이야기지요!근데 아이들은 틀렸다하는군요. 우리집 밭에는 고구마꽃도 있고 감자꽃도 있고 가지꽃도 있잖아 이러더군요. 하하! 이 이야기도 맞지요!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우리 가족은 저를 비롯해 이 노래를 무지 좋아한다는 거예요. 자꾸 듣다보면 노래들이 몸 속에 베여드는 그런 느낌이 들어요.아주 익숙해지지요. 그래서 친근하게 느껴지고 우리 곁에 늘 함께 있어 온 듯한 그런 느낌이 들어요. 아주 어렸을 적부터 듣고 자라지 않음 조금 낯이 선 법인데 40을 바라보는 저에게도 그런 낯섬을 찾아볼 수가 없지요.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본다면 아이들의 생활을 평범한 가사 속에 평이하게 드러내고 있는 점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특히 감자꽃과 내기할까, 내 이름은 무섬이를 듣고 있음 맘이 즐거워져요.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하나씩 둘씩 떠오르지요. 그러다 보면 저도 모르게 어느새 큰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지요. 가뜩이나 음치인 엄마의 모습이 좀 바보스러 보이는지 아이들은 노래 좀 듣자고 핀잔을 줍니다. 그러면 그러지요. 자꾸 부르고 싶은데 어떡하노.엄마도 통제가 잘 안된다 아이가. 백창우 아저씨! 앞으로도 좋은 노래 많이 많이 부탁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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