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셔스 - 인류의 진화를 이끈 미식의 과학
롭 던.모니카 산체스 지음, 김수진 옮김 / 까치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때 정설처럼 받아 들여졌던 ‘혀의 맛 지도’는 절반의 진실로 여겨진다. 19세기 독일 연구자 ‘헤니히’의 혀의 부위별 맛 민감도를 심리학자 에드윈 G.보링이 확대, 오인 해석한게 원인이었다.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2006년 네이처에서 공식적으로 잘못된 내용임을 못 박았다. 

이처럼 맛의 세계는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우리가 맛을 느끼는 원리와 특정 음식에 더 끌리는 이유처럼 다양한 주제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된 책은 조리, 영양학, 화학 관련 전공자가 쓴게 많은데, 진화생물학과 인류학자가 ‘맛’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 낸 책이 나와 소개한다.

저자 롭 던 진화생물학자와 모니카 산체스 인류학자는 부부가 알려주는 ‘맛’의 역사 이야기 『딜리셔스』는 기존의 음식, 요리 책과 달리 역사와 생물학적 부분 중심으로 서술 되었다.


<음식 이야기를 기대하면 실망할지도>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맛, 요리, 음식에 관해 풀어낸 책은 많다. 『음식과 요리』(2017)나  『더 푸드 랩』(2017)이 대표적이다. 

『딜리셔스』는 그런 부류의 책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음식과 지역, 역사를 생물학과 인류학의 관점에서 서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대 포인트를 다르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4장 ‘요리가 불러온 멸종’, 9장 ‘식사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든다’ 처럼 기존의 음식, 요리 책과 방향성이 다르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 때문에 더 넓은 시야, 새로운 관점을 얻으려는 분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믿음직한 참고 문헌>

이런 류의 책에서 흔히 보이는 아쉬움이(개인적으론 큰 실수라고 생각) 참고 문헌 부재이다. 자칫 저자의 지식 뽐내기 책이 되버리기 때문이다.

어째서 저자가 이런 주장을 하는지, 어디서 근거를 찾았는지 알 수가 없다. 저자의 약력을 보면 어느정도 신뢰감은 올라가지만, 그 책을 통해 직접 출처를 확인하고 인용하려는 사람에게 이러한 일은 재앙이다. 자료를 뒤져가며 책을 검증 해야하는 일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저자들은 독자를 아주 많이 배려했다. 주석에 대한 해설뿐만 아니라 그림출처, 인용문헌을 모두 표기했다. 


미식 평론계의 전설이자 프랑스의 법관, 장 앙텔므 브리야 사바랭은 『미식예찬』(2004)에서 “어떤 음식을 먹는지 알려주시오.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리다.”라는 말로 음식의 가치를 비유했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음식 종류는 다양해지고 이 덕분에 자신만의 취향을 알게 되는 계기가 생긴다. 그러한 음식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좋은 통찰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글은 서평 이벤트를 통해 책을 지원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어로 공부하는 생물학 + 기초생리학 for AP Biology, A Level Biology
배소윤 지음 / 위키하우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목표 중 하나는 ‘영어 완벽하게 구사하기’ 이다. 여행이나 일상 대화를 자연스럽게 하고 싶다는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동기는 영어로 추리, 미스터리 소설을 써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어 소설 쓰기에 앞서 필요한 단계는 원서로 미스터리, 의학 소설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아직은 조금 먼 미래의 일이지만,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던 중 좋은 책을 발견해 소개하고자 한다.



와디즈와 함께 국내에서 손꼽히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을 가끔 방문하곤 한다. 얼마 전에도 『대한제국의 군복』(2022), 『천사소개록』(2022)(링크)을 펀딩으로 구매했다. 저자 입장에선 미리 수요 조사하고 책을 출간하니 리스크가 적고, 독자의 입장에선 희귀한? 책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간혹 괜히 샀다 싶은 책도 있긴한데 1/10정도의 확률이다)

『영어로 공부하는 생물학+기초생리학』 또한 2022.06.24 ~ 2022.07.31 동안 펀딩을 진행하여 3002%(약 1천 5백만원)의 후원을 받아 제작 된 책이다. 100~500%가 일반적인데 1000%가 넘어가면 대박 펀딩에 속한다. 펀딩 수치 = 책의 퀼리티를 평가할 수 없지만, 많은 관심을 받은 책이라는 점을 증명한다.



<일단 관련 영단어 부터 외워보아요>

펀딩 이후 온라인 서점에 책이 풀린 후 이 책의 구매 여부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다. 이 책 생각보다 친절하다고.

전공서 수준이라 다짜고짜 본문내용이 나오면 당황할 수도 있는데, 다행히 ‘생물학+기초생리학’ 관련 영단어 2500선을 먼저 알려준다. 개인적으로 이 목차만 봐도 책 값의 1/4은 한다고 본다. 

대학 시절 전공과목을 공부할 때 원문을 봐야하는 경우 사전과 번역기를 찾아가며 고생한 경험은 썩 유쾌하지 않다. 무엇보다 흩어져있는 관련 단어를 일일이 찾는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적어도 소개 된 단어만 외워도 관련 공부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당연히 어렵지만, 그림과 여백이 그대를 위로하네>

솔직히 일반 독자를 위한 책은 아니다. 영어 실력이 아쉽다면 더더욱 추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생물학+기초생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겐 더 없이 반가운 책이다.

교보문고, 알라딘, Yes24 어디를 검색해도 관련 학과의 번역서가 없다. 그렇다고 이 책이 풍부하게 번역 되어 있냐면 그렇지는 않다. 그럼에도 원서에 비하면 보기 좋다. 그림 자료도 풍부하고 빽빽하게 글로 채우지 않았다. 이러한 사소한 배려가 독자의 숨통을 튀어준다고 생각한다.


나도 영어 실력이 출중 하진 않아 책을 다 읽진 못했다.(어차피 이런 책은 한 번에 다 읽는 책이 아니긴 하다) 책 속의 오류 또한 잡아 낼 능력도 없다. 

그럼에도 국내 유일 생물할+기초생리학 관련 책이고, 앞부분에 관련 단어를 모두 모아두었다는 점만으로도 관련 공부를 하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이 글은 서평 이벤트를 통해 책을 지원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흑뢰성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흑뢰성』이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님의 최고작이냐고 묻는 다면 ‘No’이다.
앞으로 더 뛰어난 작품으로 우리를 찾아올거라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작가님의 현재 최고작이냐 묻는 다면 ‘Yes’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illlll1017 2023-02-07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 이딴 찐따같은 댓글이..
 
흑뢰성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1~2022년 일본 문학계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전무후무한 주요문학상 9관왕을 석권한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님의 『흑뢰성』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대표작 『고전부 시리즈』(2013~2021), 『소시민 시리즈』(2016~2021),『부러진 용골』(2012) 『야경』(2015) 등의 장점을 모두 합친 작품으로,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추리소설이다. 역사소설이라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주 기초적인 역사 지식만 알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사실 몰라도 괜찮다)




<겨울, 봄, 여름, 그리고 가을>

작품은 프롤로그에 해당 하는 인因을 시작으로 겨울, 봄, 여름, 가을 동안 아리오카 성에서¹ 일어난 사건을 다룬다. 

인因과 과果 사이에 제1장 설야등롱 雪夜灯籠, 제2장 화영수훈 花影手柄, 제3장 원뢰염불 遠雷念仏, 제4장 낙일고영 落日孤影 은 단편소설로도 훌륭하지만, 모든 이야기 합쳐지는 순간 완성되는 하나의 장편소설이기도 하다.

1578~1579년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기상천외한 트릭이나, 특이한 무대장치가 등장하진 않는다. 하지만 각 장 별로 작가가 20년 넘게 쌓아온 내공을 발휘하여 제시하는 사건과 해결 과정은 충분히 추리소설의 매력을 담고 있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장점이 만개하다>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님의 작품은 코지 미스터리(일상 추리물)과 본격미스터리의 매력을 적절히  활용하는 소설이 많다. 대표작 『고전부 시리즈』의 경우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가벼운 추리물이다. (애니메이션 「빙과」²로도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부러진 용골』, 『왕과 서커스』는 진지한 장편 추리소설이다. 이처럼 다양한 작품을 다룰 수 있는 작가이기에 『흑뢰성』 또한 각 장 마다 일어나는 사건에서 ‘물리 트릭’, ‘밀실 트릭’, ‘심리 트릭’, ‘시간 트릭’ 등을 사용한다. 

다만, 소설 속 이야기의 구조는 각 장 별로 비슷하다. 사건이 일어나고 조사를 하고 증거를 모아 범인을 지목한다. 대부분의 추리 소설 구조와 동일하다. 자칫 지루해질수 있는 부분인데 소설은 닮은 듯 다른 두 명의 인물을 등장시켜 이를 상쇄한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아라키 무라시게’에게 메인 탐정을 맞기고, 또 한 명의 안락의자 탐정(죄수 탐정) ‘구로다 간베에’를 배치함으로써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또한 독자가  등장인물과 동등한 정보를 가지고 추리를 할 수 있게 하여 몰입도를 높인다.

작품을 따라가며 읽는 것도 괜찮지만,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직접 추리하기에 충분히 공정한 작품이다.




<백성 그리고 시민에게 전하는 메시지>

책에서 묘사 된 ‘전국시대였다. 모두가 죽고, 죽인다. 남김없이 베고 태워 죽이는 일도 흔한 세상에서, 그래도 누부나가는 살생이 과했다’(497p)는 문장처럼, 전란의 시대 벌레만도 못한 목숨이 <백성>이었다. 높은 세금, 부역, 병역. 전쟁이라는 명분하에 가장 착취당한 신분이다. 21세기 또한 다르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전세계 모든 시민들도 세금을 내고 일을 하며 때론 전쟁에 동원된다.

그런 우리에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질문을 던진다. 

‘리더란 무엇인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전진하면 극락, 후퇴하면 지옥인 세상은 과연 옳은 세상일까?’

책을 읽으며 여기에 대한 답을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면 책값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흑뢰성』이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님의 최고작이냐고 묻는 다면 ‘No’이다. 앞으로 더 뛰어난 작품으로 우리를 찾아올거라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작가님의 현재 최고작이냐 묻는 다면 ‘Yes’다. 

역사 소설 혹은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만족할 작품이다.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한 번쯤 올바른 리더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분에게도 권하고픈 책이다. 다가오는 가을, 책읽기 좋은 계절을 맞아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뷰 쓰는 법 - 내가 보고 듣고 맡고 먹고 느낀 것의 가치를 전하는 비평의 기본기
가와사키 쇼헤이 지음, 박숙경 옮김 / 유유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자신의 리뷰를 더 잘 전달하고 싶은 분, 타인과 발전적인 의견교환을 나누고 싶은 모든 분에게 추천합니다.기술적인 부분보다 태도와 마음가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어 기술적인 부분은 많지 않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