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고르는 책 - 탐험하는 독서가를 위한 안내서
손민규 지음 / 포르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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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부터는 책 고르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집에 항상 책이 쌓여 있었고 그때그때 내가 관심 있는 주제 혹은 저자의 책을 연속해서 읽고, 거기서 발생한 호기심이 이끄는 데로 다음 책을 골라 읽었다. 딱히 시간을 정해 놓고 읽지 않았으며 그저 틈날 때마다 책을 펼쳤다. 그게 내게 너무 당연한 일이었고 오히려 책을 읽지 않는 게 어색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저 운이 좋았다. 그렇기에 책고수의 조언은 언제나 반갑고 고맙다.


『책 고르는 책』은 온라인 서점 예스24에서 인문, 정치사회, 자연과학 담당 도서 PD(구 도서 MD)로 일하고 있는 손민규 저자의 책이다. 서점에서 일한 지는 15년이 넘었고 채널예스와 블로그(현 사락)을 담당하기도 했다. 『밥 보다 등산』(책밥상, 2021), 『힙 피플, 나라는 세계』(포르체, 2022)에 이은 세 번째 책을 펴낸 저자는 이번엔 자신의 전문 분야를 가장 잘 살린 주제로 책을 집필했다.



<호기심에서 출발하는 책 고르기>

책은 크게 1장 '재밌는 책, 어디서 찾아요?'를 시작으로 2장 '책 세계 여행자를 위한 안내 가이드'를 거쳐 3장 '책 읽으면 뭐가 좋아요?'로 마무리된다.

2장은 『책 고르는 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데, 소설 · 철학 · 심리학 · 사회 과학 · 역사 · 자기계발 · 경제/경영 · 자연과학 · 관계와 가족으로 분류하여 각 카테고리 별 추천도서와 기준을 이야기한다. 덕분에 이 책을 읽으며 여러 번 스마트폰을 켜서 서점에 책 제목을 검색했는데, 책 마지막 부분에 총정리 되어 있으니 나처럼 왔다 갔다 하며 읽을 필요 없다는 걸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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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쓴 책을 읽으면 이렇게 독서 의욕이 생기고 삶의 활력이 샘솟는다. 이런 게 바로 우리가 좋은 책을 소개한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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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연습하는 법 - 어학부터 스포츠까지, 인지심리학이 제시하는 배움의 기술
아투로 E. 허낸데즈 지음, 방진이 옮김 / 북트리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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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작가가 되기 위해선 어떤 능력이 필요하고 무엇을 연습해야 할까?

 

작년부터 탐구 중인 주제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작가, 예술가 = 타고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일부의 천재들은 그렇게 탄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진 않을 것이다. 약간의 재능과 노력이 더해져 능력을 꽃피우는 사람이 훨씬 많다고 믿는다. 그래서 흔한 자기계발서부터 과학 도서, 자서전 등을 살피며 자료를 모았다.


숙달의 기술을 배울 수 있는 뇌과학 책 『제대로 연습하는 법』은 미국 휴스턴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언어와 뇌에 관한 실험적 · 임상적·이론적 연구를 다루는 국제 학술지 《신경언어학 저널, Journal of Neurolinguistics》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아투로 E. 허낸데즈 (Arturo E. Hernandez)의 책이다.

 

원제는 『Mastery: How Learning Transforms Our Brains, Minds, and Bodies』으로 직역하면 '숙달 : 학습으로  두뇌, 마음, 신체를 변화시키는 방법'인데, 국내 책 제목은 은유적이라 많은 뜻을 내포한 느낌을 준다.


<1만 시간의 법칙 Ver.2>

책 『티핑 포인트』, 『블링크』 등으로 유명한 말콤 글레드웰은 『아웃라이어』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을 인용하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약 1만 시간의 의식적이고 체계적인 연습이 필요하다는 이론인데,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K. Anders Ericsson)의 연구였다.

 

 

『제대로 연습하는 법』의 저자는 에릭슨과의 만남을 서두에서 언급하며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1만 시간의 법칙 한계와 개선 방안을 언급하는 부분이 인상 깊다. 책이 마지막 부분에서 핵심을 다시 정리해 주는데 다음과 같다.

 

 

<숙달의 다섯 가지 원칙>

의지 : 숙달의 경지를 추구하는 각자의 여정에서 반드시 스스로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숙고해야 한다. 323쪽

능력 : 누구에게든 발전시켜 나갈 만한 능력이 있다. 그 능력을 찾는 것이 숙달의 경지로 가는 길의 두 번째 열쇠다. 325쪽

기회 : 기회를 포착하려면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327쪽

유연성 : 새로운 관점에서 새롭고 놀라운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다. 일단 그렇게 변화를 주었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328쪽

명료성 : 명료성은 가장 어려운 원칙이다. 스스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329쪽


<어렵지만 도전해 볼 만한 책>

『제대로 연습하는 법』은 어렵다. 제목만 보고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문 용어도 많이 등장하고 문체가 딱딱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독자에 따라선 대학 교재를 읽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고생을 하면서도 한 번쯤 볼만한 책이다.

 

 

우리는 '어떤 일'을 잘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런데 막연하게 열심히 해선 결코 실력이 늘지 않는다. 이 책은 바로 그 부분을 깊이 파고들어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 1만 시간의 법칙에 대한 최신 연구라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




나는 이 책 덕에 2025년 계획을 더 정밀하게 손볼 수 있었다. 글쓰기 관련 책을 읽고 내게 도움 될만한 책을 읽고 공부하고 정리하면 성장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전면 수정했다. 얼마나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책이란 게 원래 그렇다. 저자가 주장한 '숙달의 다섯 가지 원칙' 중 4번째에 괜히 유연함이 있는 게 아니다. 올 연말 한 해를 복기하며 『제대로 연습하는 법』이 얼마나 효과를 보았는지 다시 펼쳐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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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4.겨울호 - 84호
박광규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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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지망생이라면 꼭 봐야 할 글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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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4.겨울호 - 84호
박광규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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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한 가지 비밀을 털어놓자면 내게는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 없는 소설 습작 원고가 있다.

학창 시절부터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으며 떠오른 아이디어를 내 나름의 방식으로 끄적인 것인데 워낙 졸작이라 혼자만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간직하고만 있어서는 '작가'의 꿈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해 내년쯤에는 공모전에 도전해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승우의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와 『계간 미스터리 2024년 겨울호』를 읽고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뼈 때리는 신인상 심사평과 서미애 작가의 조언>


이번 『계간 미스터리』 2024년 겨울호에는 20여 편의 신인상 응모작이 투고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중 수상작은 한 편도 없었다. 본심에 오른 <독보다 무서운 것>, <살인자의 대출목록>, <아내를 죽이는 일흔아홉 가지 방법>, <X, Y, Z의 비극> 네 편이 있었지만, 심사를 통과하기엔 아쉬운 점이 있었나 보다. 이는 심사위원 평에서 알 수 있었는데, '소재가 생겼다고 무턱대고 쓰지 말고, 그 소재를 어떤 플롯과 캐릭터로 극대화할 것인지를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은 여러모로 와닿았다.


이와 함께 이번 호에는 30년 차 미스터리 소설가 서미애의 인터뷰가 실렸다. 해당 글에서도 공모전 심사평처럼 작가 지망생에서 도움 되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중 저자가 공모전을 심사하며 출품작에서 가장 먼저 느꼈다는 '조급함'은 나를 지칭하는 것 같아 뜨끔했다. 서미애 작가의 말처럼 '조금만 더 고민하고 이야기를 숙성 시킬 수' 있도록 작가로서의 역량과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 + 독립서점 미스터리 유니온>

<계간 미스터리> 2024년 겨울호에서 또 하나 흥미로웠던 글은 박광규 편집장이 쓴 '베스트셀러 순위로 살펴보는 2024 미국 추리문학계 흐름'과 계간 미스터리 편집부에서 정리한 '미스터리 장르 전문 출판사가 본 2024년과 2025년 전망'이다. 전자에서 소개된 책들은 아쉽게도 대부분 우리나라에 번역되지 않았지만, 스티븐 킹 · 존 그리샴 · 데이비드 발다치 등 국내에서도 유명한 작가들이 미국 현지에서도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또한 '아프로스미디어 · 황금가지 · 블루홀6 · 리드비 · 자음과 모음 · 시공사'처럼 추리소설 팬들에겐 익숙한 출판사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끝으로 매번 서울 여행 갈 때마다 가고 싶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방문하지 못했던 독립서점 '미스터리 유니온' 탐방기가 흥미로웠다. <계간 미스터리>의 새로운 시도인데 잡지의 오랜 팬으로서 이러한 변화가 반가웠다.


<계간 미스터리>는 이름처럼 계절에 맞춰 한 권씩 발매되기에 자연스럽게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요즘은 보기 드문 잡지를 구독하는 사람만의 특권이다. 2025년에도 <계간 미스터리>의 흥미로운 단편소설과 칼럼, 특집 기사는 계속될 것이다. 출판계는 언제나 불황이라지만 든든하게 버텨주는 이들이 있기에 도전하는 사람도 있다. 언젠가 나도 1인분을 할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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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물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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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뢰성』 다음에 『가연물』이라니. 요네자와 호노부의 최고점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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