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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는 법 - 진정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단 한 권의 안내서
데이비드 리코 지음, 이은경 옮김 / 두시의나무 / 2026년 6월
평점 :
#협찬 도서
나는 종종 스스로를 의심한다.
데이비드 리코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말한다. 어른다움은 세월이 저절로 안겨주지 않기 때문이다. 내면을 들여다보고, 감정을 어루만지고, 역경을 이겨낸 사람만이 조금씩 어른에 가까워진다. 『어른이 되는 법』은 꼰대스러운 제목과 달리 얇고 가벼웠다. 그런데 완독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좋은 신호였다.
저자는 융 심리학, 신화를 한 줄에 꿰어 어른다움을 설명한다. 신경증적 자아에서 기능적 자아를 거쳐 영적 자기로 나아가는 이 구조는 조지프 캠벨이 말한 영웅의 여정과 정확히 포개진다. 출발하고, 분투하고, 귀환하는 이야기. 저 멀리 신화 속 영웅의 일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진행 중인 이야기다.
<세월이 검증한 책>
『어른이 되는 법』의 원서 제목은 『How to Be an Adult』이고 부제는 'A Handbook for Psychological and Spiritual Integration'이다. 직역하면 『어른이 되는 법: 심리적·영적 통합을 위한 지침서』다. 제목만 보면 자기계발서의 전형처럼 읽힌다. 그래서 책을 펼치기 전에 저자부터 확인했다. 데이비드 리코는 1962년 세인트존스 신학교에서 심리학 학사를 받은 뒤 1969년 페어필드 대학교에서 상담심리학 석사를, 1984년 시에라 대학교에서 임상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76년부터 공인 결혼·가족치료사 면허를 유지하며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해온 정통 임상가다. 사이비 자기계발 저자들과는 결이 달랐다.
책의 이력도 따져봤다. 1991년 초판 이후 11개국에서 번역 출간됐고, 아마존과 굿리즈에서 1,000명이 넘는 독자가 4점 이상을 줬다. 자기계발서, 심리학 책 시장에서 30년 이상 살아남는 책은 드물다. 대부분의 책은 출간 직후 반짝 팔리다가 절판된다.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세월이라는 냉혹한 독자 앞에서 『어른이 되는 법』은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유행을 타지 않는 질문>
출판 시장은 전 세계 어느 나라 건 빠르게 돌아간다. 뇌과학이 내년에는 행동경제학으로 교체되고, 그 이듬해에는 또 다른 키워드가 서점을 메운다. 많은 책이 검증된 연구를 내세우며 등장하고, 데이터와 임상 사례로 내용을 채운다. 그런데 데이비드 리코는 조금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명확한 통계 대신 융 심리학과 신화를 가져왔다. 과학적 근거를 기대한 독자라면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이 스테디셀러가 된 비결은 여기에 있다.
저자가 제목에서 말하듯이 강조하는 질문은 하나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1991년에도 유효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뇌과학이 발전하고 심리치료 기법이 정교해져도, 이 질문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나이를 먹는 것과 어른이 되는 것이 다르다는 사실은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전해도 뒤바뀌지 않는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밝힌다. "나는 이 책을 아주 함축적으로 썼다. 그래서 한 번에 조금씩, 문장과 인용구를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사색하며 읽기를 추천한다." 나 또한 저자의 조언을 충실히 지켰다. 하루에 조금씩 나눠서 읽었다. 분량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하루 만에 읽었다면 얻는 것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밑줄 친 문장 앞에 머물렀기에 조금은 어른이 된 것 같다.
다만 이 책에 기대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우울증, 불안장애,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은 치료제가 아니다. 『어른이 되는 법』은 어디까지나 조금 더 성숙한 어른이 되고 싶은 사람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점검하는 용도로 써야 한다. 끝으로 부록 '진실성과 따뜻한 친절을 보이는 법'에 실린 일부를 전한다.
- 나는 상대방의 절박함, 나에 대한 집착, 불운, 경제 형편을 이유로 그 사람을 이용하지 않는다.
- 나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고마워한다. 또한 내가 어떤 점에서 배려, 관용, 개방성이 부족했는지를 알려주는 선의의 비판 역시 환영한다.
- 아무리 조금이더라도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해주는 것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