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 오빠가 돌아왔다 창비 2004

문예지에 발표되었던 단편들을 묶어 소설집으로 냄

매끄럽게 잘 읽히는 문장들
그 속에 작가가 말하려는 것들이 너무 깊이 숨어있는지...
뒷편의 해설에서 말하는 '냉정'이니 '열정' 이니는 모르겠고
소설가라는 직업꾼 답게 줄줄줄 써내려간 힘이 부럽
소재를 소설로 꾸려낸 그것과 함께
물론 다소 작위적인 면도 있겠지만 소설은 소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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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 물밑에 달이 열릴 때 창작과 비평사 2002

내가 기억할 수 있는 한 가장 평화롭고 완벽한 느낌의 낮잠.
많은 이들은 가장 아름답거나 가장 고통스럽던 기억의 편린으로부터 자기 생의 팔할을
이미 완성합니다. 그리고 그 극단의 추억은 유소년기를 거치면서 흔히 가장 왕성한
에너지로 자신의 무의식에 각인되곤 하지요. 의식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한 인간의 가장 내밀한 지향,
혹은 내밀한 거부의 근원에는 이 추억의 힘이 있다고 나는 종종 생각합니다. 그것은 로고스로는
도달할 수 없는 세계이며 언어로 표현할 방도가 없는 원체험의 세계이지요.

"진리는 다만 적으로, 부정하는 자로 나타난다. 벗으로, 인정해주는 자로는 결코 나타나지 않는다.
진리는 악마 같은 무엇이다. 만일 그것의 악마성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진리의 한쪽 면만 보고 그것의 파괴적인 성격을 보지 못한다면, 당신은 진리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무념무상의 선정에 들어 무(無)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보다 더 그릇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이와 같이 들었노라- 마이다 슈이찌

"사람을 의지처로 삼지 말아라. 오직 다르마(法)를 의지처로 삼아라"-붓다-


때로 괴로운 책읽기가 필요하다. 모골이 송연해지는 어떤 두려움이 문득 내 영혼을 찔러오고,
나는 듣는다. 홀로 선 자의 길을 가라. 혼자서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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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룡 사랑, 소멸에 관한 잔혹하고 슬픈 이야기 비전코리아 2003'

언젠가부터, 그래보았자 2년 남짓이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부터 따지고 추궁하고 의심한다
그런 맥락에서

뭘 말하고 싶은가 화자는 혹은 작가는
시종일관 주구장창 읊어대는 인류학적 기원같은 들먹임은 독자들을 '한수' 가르치려 하는것 같고
불필요한 진술들의 남발과 구어체적인 문구들
그로인한 늘어짐
바짓 가랑이만 걷고 지날 수 있는 얕고 평탄한 물가를 지나는 지루함
폭이 짧더라도 푹 빠져 익사해버릴순 없었나
뭔가를 후벼 파 내지않고 두리뭉실 담넘기

몇년전 어느 국내 여류작가의 단편 소설을 읽은적이 있다
나는 지금도 알 수 없는것이
지금도 그렇지만 그당시 왜 내가 그 단편 소설을 읽으면서 읽고 나서도 울화가 치밀었는지 알 지 못한다

너무 많은것을 기대했던가? 그냥 읽고 던져버리면 그만이기도 하지 소설이란게
뭘 바래서 읽는건 아니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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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문학동네 1996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파괴할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다
스스로 태어날 선택권한이 없었으니 스스로 파괴할 권리는 주어져야 하는것은 아주 당연한 일

사람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권리들 중에 이 권리를 행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어떠한 이들은 그들의 종요적 혹은 개인적 신념등의 문제로
이 권리를 인정하지 않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인정되든 그렇지 않든 엄연히 존재하는 권리이기는 하다

모든 사람이 이 권리를 행사하고자 강한 욕구를 느끼는건 아니다
그것의 요인을 밝혀내보고자 혹은 현상을 드러내 보고자 하는 연구자들과 기술서는 많다
그렇지만 그러한 연구사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권리행사를 하는 사람들은 줄지않고 있다
어떤때는 그것을 행사한 사람들이 동경의 대상이 되거나 미화되기도 하며 그 권리 행사의 일
자체를 하나의 수단으로 삼기도 한다

내게도 그 권리의 행사 한 표가 아직 유효하고 있다
물론 이것을 보는 당신들에게도 마찬가지
주머니에 오래 가지고 다니는 무엇처럼 그것은 쪼글쪼글해져 버렸는지도 모른다
가령 15층 아프트단지를 지나칠때면 그 꼭대기에서 부터 한층씩 세어 본다
이 책에서 언급하지 않은 방법이지만 한번쯤 상상해 본다
15층의 위치에너지와 중력에 따라 낙하 운동을 할 때 그 물체는 지면에 닿는 그 순간을 볼 수
있을까 그 고통을 느낄까 아니면 허방을 디딘 후 바로 의식을 잃어버릴까
이건 오로지 당사자만이 알아서 이야기해 줄수 없는 호기심일지도 모르겠다

권리 행사에 부담을 느낀다면 누군가 조력자가 있어줘도 괜찮을 법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 조력자를 알아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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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 장정일 김영현 정찬 신경숙  자전소설 나의 나 문학동네 1996

최윤 - 개인적으로 그의 글들을 좋아한다 글밥을 먹고 살고 싶다면 한번쯤 그의 문장들을
필사해 보라고 권하고 싶기도 하다

장정일 - 이제는 소설가 이지만 그의 시를 더 좋아 한다 그가 펴내고 있는 '독서일기' 씨리즈
를 보며 따라 읽어 보아야겠다고 메모해둔 소설들 그 중에서 별로 읽어본 건 없지만 그가 결혼을
할 때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아이 낳지 않기'의 이유에서 ...
그가 겪었던 그의 아버지와의 불화 결국 그것의 도피처였던 책읽기가 그를 있게한듯도 하다
만일 그가 그의 아이가 생긴다면 결국 그도 자신의 아버지 모습을 하게될 것이라는
가장 싫어하는 사람의 모습을 닮아감을 어느날 확인 한다는 것
나의 아버지에게 갖는 연민과 증오의 동시적 감정 모르겠다.

김영현 - 나는 얼마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고 써볼 수 있을까

정찬 - 저 멀리 있는 내가 나름대로 어린시절을 보냈을 골목들이 도시 돌아갈 수 있을까
이제는 이렇게 떠나와 버린 이곳이 그곳보다는 낯설지 않게만 되가는데

신경숙 - 그가 말하고 있는것처럼 누군가와 헤어진다는것에 익숙한 사람은 없을것이겠지
그런 '이별'과 맞딱뜨리지 않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누군가를 만나지 않으면 된다 누군가와 부딪치지
않고 살 수는 없는것 이지만 무심코 지나가는 사람으로 만들면 되고 '금' 안으로 안들이면 된다
그냥 가볍게 가볍게 스쳐지나가라고 하자 곁에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멀어지는것
그것이 너무 두렵고 힘겹다
타인이 그것을 치유해 줄수 있을까 아니 나는 절대 그럴수 없다고 절레절레 고개 흔든다
이상한 감정에 이상한 말을 같다붙여 행세하는것 그것이 가지는 휘발성
역겨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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