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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가득 찬 책 - 제25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ㅣ 민음의 시 137
강기원 지음 / 민음사 / 2006년 12월
평점 :
올해부터 수상자 선정방식이 바뀌고 첫 수상시집으로 선정됐다.
'상'이라는 것이 객관성을 얼마나 확보해 주는지 모르겠다. 오죽하면
황지우 시인은 '제1회 김수영 문학상'이라는 시를 썼겠나
역대 수상시집과 견주어 보지는 않겠다 선정방식이 바뀌었으므로.
여기에서 출판사 측은 꼭 '김수영'이라는 이름을 계속 가지고 갔어야 했나 싶다
나처럼 ...수상시집 이라는 말에 혹하는 독자를 노리고
한 권이라도 더 팔아먹어야하는 출판사 입장에서야 당연했겠지만 '김수영'이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위상을 살핀다면 이제 김수영문학상은 더이상 김수영문학상
이라고 붙여져선 안되지 않을까 싶다.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실망도 없었겠지만 대다수 역대 수상시집들의 역량을 생각하면
내 작은 기대는 당연했다고 본다 그러나 그 기대는 무참했다
아는만큼 본다는 말처럼 일개 아마츄어 독자인 내가 볼 수 있는 영역이
좁아서인지 이 시집에서는 보이는게 너무나 없다 해설을 붙인 서동욱의 설명을 읽어보아도
과연 이 시집 한권에서 '고기 척추 유기체...'등등으로 전체 시집을 읽어 낼 수 있을까 싶다
전문비평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할 말 없다 비평가에게나 읽히는 시집을 '상'씩이나
수여해야 할까? 그들만의 문학을 하겠다면야 하든가 말든가.
전체 시편들을 읽어나가보면 참신한 비유도 그럴듯한 상징도 없고 탄탄하게 지어진 한편의 시를
찾기란 더 어렵다 편편들에 흩어져 있는 문장 몇 가닥을 독자가 꿰맞춰야 하는가?
그럴 문장도 없더라 한 줄의 문장을 쓰기 위해 또 그 문장들로 직조하기 위한 부단한 흔적은
읽히지 않는다
행갈이한 행과 행들을 붙이건 띄우건 읽어보면 문창과 학생들의 습작시 정도랄까
내겐 딱 그 수준으로 읽혔다
'왜 썼을까?' 계속 맴도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정현종, 최승호 두 시인의 심사평과 비평가의 그럴듯한 주례사 해설이 있으니 그러려니 할밖에
다시 한번 소망한다면 이제부턴 그냥 '민음사 문학상'이라고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