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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 2006년 제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박현욱 지음 / 문이당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보름 만에 14쇄가 찍혔을 만했다고 본다
~'상'이라는 촉매제도 하나 걸렸으니 그랬으리라
상? 받을 만 하다고 본다 일단 재밌다 가독성? 빙판에 미끄러지듯 하다 아주 쫙쫙 빨아들인다
짧게 딱딱 끊어 쓴 문장들이 내는 가속력은 더할 나위가 없다 ~다 로 끝나는 문장들을 많이 피하기도 했다
그것도 하나의 전략이었겠지만
어떻게 보면 군더더기로 읽혀질 수 있는 '묘사'가 전무하다 그러나 묘사를 읽으며 그려지고 맡고 들을 수
있는 '상상'의 맛보기가 없어서 빈 입맛만 다실 수밖에
신경숙 특유의 그런 묘사... 가 좋은데 그런 글맛을 젊은 남성 작가에게 기대하는 건 아닌 건가 싶기도 하다
제목 하나 정말 끝내주게 잘 걸었다
제목으로 일단 끌어들이는 데 성공
아내와 결혼과 그리고 '축구'
난데없는 축구 이야기
그 난데없는 축구에 관한 정보들이 있어 한층 이야기가 탄력을 받긴 한다 그러나
축구에 얽힌 정보들을 제외하면 이 소설은 어떻게 될까? 만약에 야구와 관계해서 썼다 해도 별반 다르지는
않았을 것 같다 축구든 야구든 모든 스포츠는 '인생'이라고 한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듯이
여하튼 축구와 각각의 정황들을 접목한 작가의 주도면밀하고 집요한 노력에 한 표
위와 같은 나름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리 탐탁잖다
애초부터 탐착찮은 이야기를 하려 한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여하튼 독자로써 불편하고 이해와 호응이 쉽지 않다
세 인물의 괴팍스런 아니면 이상한 '성격 내지는 가치관'에 동조하기 힘들고 하고 싶지도 않다
물론 소설 상의 인물들이 다소 과장되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것만도 아니지만 이야기를 끌고나가기 위해
억지스런 고집과 뻔뻔함으로 똘똘 뭉쳐 보이는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든 누가 되었든 한쪽으로 가닥을 잡아주기를 내심 바랬는지 모르겠으나 소설은 '그냥 그대로'
흘러갔다 흐리멍텅하게 말이다
아무리 외국 사례와 온갖 학자들의 연구 결과와 이론과 역사적 사실들을 들이민다 해도 그것이 '생활'일 수
있을까 싶다 소설은 최소한 그럴듯하게는 이야기 해줘야 한다 그럴듯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건 '빤타지'이고
그 분야는 따로 건재하다 최근 각 출판사 별 수상작들을 만들어 내는 작태를 보면 이게 과연 '소설'일까 하는
의구심을 갖는다 물론 소설이기는 하지만 '문학'일까 싶다 한 비평가는 어떤 작품을 두고 문학의 영역을 넓혔
다 라고도 했지만 넓혀진 영역이 과연 문학인지 그냥 '이야기'인지 묻고 싶다
아무개가 아무개와 잘살았단다~ 라는 건 그냥 이야기 일뿐이다 그걸 보고 문학이라고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문학이라는 것이 꼭 엄숙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출판계의 불황 가운데 특히 문학 분야의 불황
이라고 너무 '재미' 있는 것들만 포장해서 팔아먹기에 급급한 건 아닐까
어찌되었든 단박에 몇만 권이 팔렸을 만큼 소설은 재미있고 어느 정도 자리매김도 하지 않았나 싶다
사랑과 결혼과 제도와 가족 등등에 대해 가슴이 터지도록 하고 싶은 말이 넘쳐 나기도 했으나 일일이 왈가왈부
하지 않기로 했다 그 모든 '관계'들에 대해 언급한들 '관계'란 것은 변하지 않을 테니까
관계란 것은 변하기를 바랄 수 없는 속성을 지닌듯하다
관계하지 않고 살아가는 자만이 자유로울 수 있을 테지만 그런 인간은 없겠지
재미는 있지만 '좋(은게 뭐냐고? 각자 생각하길)은' 소설은 아닌 것 같다
욕심이겠지만 조금만 더 …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