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주일 전에 시작한 지붕 고치는 일이 이제야 끝났다. 인부들에게 품삯을 주고 "안녕"하는 것으로 끝을 맺을 수 있었다.

 

이 친구들은 아주 엉망으로 일을 했다. 그래서 이들에게 아주 고래 고래 소리를 질러대기도 했다. 나는 역시 한국인...

 

이 친구들을 보면서 영국의 노동 윤리에 회의하게 되었다고 하면 오바일까? 물론 오바다. 그러나 독일이나 스웨덴 일꾼들이라면 이렇듯 엉망이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아니 들 수 없었다.

 

지금까지 영국인 팀을 4번 정도 접했다. 그 중 둘은 아주 열심히 일을 잘 해주었다. 한 팀은 술 먹고 뻗어서 펑크를 냈었다. 그리고 이번 팀도 엉망. 평균을 내자면? (계속 싼 팀을 고르긴 했다.)

 

오늘 지붕 공사를 하기 위해 옆집 지붕을 이용해야 했다. 옆집 아줌마랑 이 친구들 일하는 걸 지켜보면서 험담을 잔뜩 했다. 쟤네 엉망이야! 알아요, 정말 후회해요. 검증된 사람 써야 하는 거야. 아, 정말 이번 일로 교훈을 얻었어요. 아줌마 말 안듣고 놈팽이들 쓴 거 후회한다는 내 말을 듣고 아줌마는 기분이 좋아진 듯 했다.

 

우리가 계속 험담 하고 있는 걸 다 듣고 있었기에 이 친구들은 불쌍할 정도로 풀이 죽었다. 반면 나는, 수 많은 불평들이 동양인의 까탈때문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어서 유쾌했다.

 

이번 일의 일반적인 교훈은 일차적으로는 사람 사는 데는 다 똑같다... 라는 것이리라. 그러나 나는 한 사회의 건강함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그 나라를 알려면 시장에 가 보고 학교에 가 보고 등등 하라는 이야기처럼. 

 

구체적으로 지금 내 머리 속에는 영국 워킹 클래스에 대한 생각이 잔뜩 들어 있다. 물론, 워킹 클래스에 대한 일반적인 비판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이 본질적으로 계급 사회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예를 들면 영국은 2차대전 직후부터 1970년대인가 90년대까지 자국의 멀쩡한 아이들을 오스트레일리아로 노예 수출한 나라였다 등등...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므로 나중에 이야기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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