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imes … therefore unable to reach our goal. The task arises of proving the impossibility of solving the problem…” (by Hilbert)


수학이나 자연과학의 방법론과 철학의 그것은 다르다. 다시 말하면 철학자들은 게으르다. 비트겐쉬타인의 "논고"가 그토록 짧은 이유다. 비트겐쉬타인은 "논고"의 서문에서 자신이 이 책에서 거둔 성취의 결과물이 얼마나 작은지에 대해 말한다. 그 성취의 결과물이 작으면 작을수록 비트겐쉬타인에게 영예로운 일이 될 것이다. "논고"의 성취의 결과물은 정말로 작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비트겐쉬타인에게 영예가 될까? 정말로 게으름이 영예가 될 수 있을까? 그럴 것 같지 않다. 건전한 눈에는 "논고" 같은 철학서가 허깨비로 보여야 마땅할 것이다. 내 눈에도 그렇게 보인다. 그러므로 나는 건전한 눈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똑같은 주제로 거듭 되돌아온다. 철학에 강한 열의를 갖고 있음에도 진학을 하지 않았던 이유... A4 한 장 짜리 자기 소개서를 쓰는데 무려 일주일을 소비하고도 끝을 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 철학은 해결책이나 제안들의 총합이 아니라 해결을 모색하는 과정들의 자취로 정의되며, 그것으로 가치를 평가받는다... 라고 나는 늘상 말하고 다녔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힐버트의 위의 인용문이 철학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그것을 긍정하기에는 나는 너무 건전한 눈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다행스러운 것은... 더 고민할 시간이 없다는 것. 목요일 비행기를 타야 하니 그 전에 모든 것을 완료해 놓아야 한다는 것... 내가 보기에 철학을 하는 진짜 방법은...(내 머리 속에는 완결된 문장이 들어 있지만 여기 적지는 않겠다. 내가 만일 훗날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된다면 그때 이 문장들을 써먹을 것이다. 그만큼 나는 충분히 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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