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하는 애플 추월하는 삼성 SMART 대전! 신라이벌 열전 5
이창훈.최광 지음 / 머니플러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읽은 기간: 4/30 ~ 4/30
총평: 사서 볼 책은 아니다. 물론 샀다면 끝까지 읽어야 겠지만.

질이 무척 낮다. 제목도 그렇고 책에 사용된 이미지들도 그렇고 저자들의 문장도, 논리도, 문제의식도 일관되게 질이 낮다. 이런 책도 드물지 싶다.

애플은 시장을 창출하는 기업이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란 회사는 산업계에 부족한 것, 즉 혁신을 제공하는 기업이라고 정의한다. 반면 삼성은 시장의 문이 열리기를 지켜보고 있다가 문이 열리면 냉큼 따라 들어가는 기업이고 그런 부분에 탁월한 강점을 갖는 기업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fast fallower라는 것이고, 미안하지만 또 스티브 잡스를 인용하자면 copy cat이라는 것이다.

이쯤에서 벌써 애플과 삼성에 대한 가치평가는 끝나버린다. 그러니 두 기업을 동등한 위치에서 비교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인 것 같다.

그럼 저자들은 이 주제에 대해 우리가 놓치고 있는 뭔가를 알고 있다는 것일까? 나는 이 책을 한번 다 읽고 나서 리뷰를 쓰기 위해 다시 한번 읽었다. 그 결과로 말하겠다. 그런 건 없다.

이 책의 저자는 신문 기자들이다. 당연히, 지면 관계상 신문에서 하지 못했던 얘기들, 좀 더 심층적인 얘기들을 책에 담아냈겠지 하는 기대를 갖게 된다. 그러나 그런 것 전혀 없다. 신문에서와 마찬가지로 피상적인 이야기, 엉뚱한 결론, 상투적 문구, 누구나 알지만 기자들만 모르는 이야기들로 책을 가득 채워 놓았다.

예를 하나만 들어보자. "한국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어느 지역보다 가파르게 상승했던 요인 중의 하나는" 무얼까? 한국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관련 자료는 있는지 따위는 묻지 말자. 저자들이 그런 걸 제시할 리도 없다. 그냥 저자들의 결론만 들어보자. 그 "요인 중의 하나는 바로 나쁜 남자 코드와 절묘한 타이밍을 이루어 한국 시장에 진출한 애플의 행운이었다고 봐야 할까."(22페이지)라고 저자들은 말하고 있다. 농담인지 진지한 얘기인지 모르겠는데 불행하게도 저자들은 진지한 것 같다. 아이폰이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한국 통신 시장, 휴대폰 시장 상황의 심층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여기서 바로 책을 덮어도 된다. 그런 수준을 이 저자들은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미 책을 산 사람이라면 미장원에서 차례를 기다릴 때 여성 잡지를 이리 저리 뒤적이는 식으로 이 책을 보면 된다. 쓰레기통에 버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애플-삼성의 스마트 대전이라는 주제로는 도저히 책 분량을 채울 수 없어 이 주제, 저 주제 손에 잡히는 대로 건드리는 저자들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또 가끔은 재미있는 일화도 건지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이야기. 이건희는 신세계 백화점 사장에게 백화점 사업의 특성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단다. 당연히 유통업이라는 대답이 나왔지만 그건 이건희가 원한 답이 아니었다. 이건희의 답은 백화점 사업은 부동산업이라는 것이었단다. "백화점이 들어서면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주변 부동산을 개발할 여력이 커지는 만큼 백화점은 궁극적으로 부동산업"이라는 것. 현실적이고 일리 있는 얘기임에 틀림없다. 반면 한 사업을 정의하는 주요한 요소 중 하나, 즉 소비자가 간과되고 있음도 바로 눈에 보인다.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삼성이 취한 행보들이 이런 마인드에서 비롯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삼성은 아이패드에 맞서 7인치 갤럭시탭을 내놓았다. 문제는 갤럭시탭의 운영체제가 태블릿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7인치 갤럭시탭 이후의 삼성 태블릿들은 태블릿용 운용체제를 탑재하게 될 것이므로 7인치 갤럭시탭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이런 예는 계속 들 수 있다. 삼성이 이런 정책을 쓰는 이유는, 물론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등등이 아니다. 상대 업체에게 소비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제대로 된 제품이 준비되기 전까지 시간을 끌어 줄 제품을 브랜드 파워를 믿고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나는 삼성식의 정책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삼성이 틀렸다고 삼성이 실패할 거라는 얘기는 아니다. 삼성이 이런 정책을 쓸 수 있는 것도 fast follower로서의 자신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약간만 시간을 벌어준다면 곧 제대로 된 제품을 시장에 공급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 그러나 저자들이 조심스럽게 비판하는 것도 삼성의 이런 모습이다. 삼성도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일하게 저자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던 것 같다. 물론 누구나 다 알고 있고 느끼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쨌든 저자들(기자들)도 상식적인 사고가 가능하구나 하고 조금 놀랐다는 점을 특기해 두자.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하하하 2011-08-25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참 재미있는 책일거 같네요..
이런 책도 있구나.. 하면서 읽고 그냥 잊어버리는..
그런 책이라고 할수 있겠네요 ㅎㅎ

리뷰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