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쩌다 그만두지 않았을까
정옥희 지음, 강한 그림 / 엘도라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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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여름에 생에 최초의 발레공연을 보았습니다. 공연에 목마른 코로나 시국에 멀지 않은 곳에서 유니버셜 발레단의 공연이 있다하니 놓칠 수가 없었지요. 무대에서 먼 자리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무대가 한눈에 보여 모든 무용수들의 모습을 한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주연무용수의 무대도 아름답기는 하였지만 백조들의 군무가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 몸이 저절로 앞으로 기울고 박수에 힘이 들어가고 눈물이 글썽일 정도였습니다. 한편 그들의 아름다움 뒤에 숨어 있을 시간과 노력이 상상되기도 하였지요.
공연에 다녀와서 남편에게 발레의 굉장함과 무용수들의 노력에 대한 감탄을 쏟아내자 남편은 시큰둥하게도 ˝그 사람들은 그게 직업이니까 그렇지. 당신도 하루 8시간씩 일하고 당신이 일하는 분야에서는 전문가잖아˝ 라고 하더군요. 맥빠지는 소리이기도 하고 저를 향한 응원의 말이기도 하였습니다. 발레리나처럼 제가 일한 성과를여러 사람에게 보여주며 박수를 받지는 않지만 저 역시 제 일을 위해 많은 공부를 하였고 이 직업을 포기하지 않고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많은 두려움과 시험이 있었으나 모두 거쳐내며 지금의 제가 되었으니까요. 많은 사람이 그럴테지요.
자신의 무대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모든 사람을 격려해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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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
정세랑 외 지음 / 창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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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봐, 남자 부장이랑 남자 과장이 싸우면 부장과 과장의 싸움이라고 하지, 남자의 적은 남자‘라고 안 해. 남자들은 매번 자기들끼리 전쟁하고, 대통령 경선하고, 자리다툼, 밥그릇 싸움하잖아? 여야 간 갈등이나 노사 갈등이라고하지, 누가 남자들끼리 싸운다고 해? 남자들이 더 심하게 싸우지 않나? 자기들이 가진 파이가 크니까. 그런데 여자들 간에 갈등이 있으면 공적인 지위가 아니라 성별인 여성으로 환원해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말해. 그러니까 정말 이건 여성혐오, 약자혐오인 거야. 여자는 다 같다는 거지. 페미니즘은인간을 남녀로 구분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잖아? 왜 남자는 인간이고, 여자는 여자야? 결국 여자의 적은 여자‘, 이런말을 할 필요도 없는 세상이 되어야 해. 여자가 아니라 인간으로 승격되어야 이런 말이 없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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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 죽여야 사는 변호사
카르스텐 두세 지음, 박제헌 옮김 / 세계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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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자체도 재미있지만 가끔씩 튀어나오는 유머가 더욱 제 취향이었습니다. 명상을 통하여 자신을 이해하고 통제하여 원하는 것을 이루어 내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무척 매력적입니다. 한국식으로 해석하면 ‘호랑이가 물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내용 쯤으로 해석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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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착취의 지옥도 - 합법적인 착복의 세계와 떼인 돈이 흐르는 곳
남보라.박주희.전혼잎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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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옷을 입고 같은 일을 하면서도 누구는 정규직이고 누구는 계약직입니다. 같은 실수를 해도 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면죄부를 받고, 계약직이라는 이름으로 눈총을 받으며 통장에 입금되는 금액도, 회사에서 받을 수 있는 복지도 다릅니다.
아웃소싱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내걸고 벼룩의 간을 모아 스테이크로 만들어 먹고, 티끌을 모아 태산을 이루어 내는 놀라운 일을 아주 쉽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놀랍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이 저같은 사람들의 무관심이나 당사자들의 무책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장생활 20여년동안 그러한 구조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자신이부끄럽습니다. 물론 제가 일하는 회사에도 아웃소싱업체를 통해 입사한 직원이 있으며 그 수 또한 셀 수 없는데도 말입니다. (저의 아버지 또한 이런 업체를 통해 근무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알게된 지금도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는 것도 답답합니다.
책에 실린 대부분의 내용에 어이가 없었지만 그중 최고는 파견법개정안에 대해 ˝파견사업을 취소하는 것도 모자라 3년간 못하도록하는 것은 이중제제˝라는 고용부의 설명이었습니다. 그들의 이중제제를 완화시켜주고 있기에 노동자들은 삼중, 사중의 고통의 받고있는지 그들은 모르는 걸까요? 앞으로 비정규직 노동권이나 정치후보들의 공약 등 각종 선거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될듯 합니다. 저 역시 시간이 지나 아웃소싱업체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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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들
정혁용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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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본인의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은 미스터리 택배기사님의 이야기가 유쾌하면서도 씁쓸했습니다. 출판사 제공의 카드리뷰 그림이 너무나도 귀염뽀짝하여 책과의 이질감이 느껴 지지만 책은 무척이나 재밌었습니다. 어느 리뷰의 말처럼 시즌 2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프리퀄이 더욱 기다려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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