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긴 꽃잎
이사벨 아옌데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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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북클럽을 통하여 이사벨 아옌데라는 작가를 알게 되어 무척이나 기쁩니다. 하마터면 이 책을 모르고 지나갈 뻔 했으니까요.
스페인내전을 피해 칠레로 망명한 빅토르 달마우의 50여년의 삶을 주된 줄거리로 하지만 그 배경의 역사적 사실이 뒷받침 되어 있으니 더욱 생생합니다. 또한 책 속에 살아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아주 매력적입니다. 전쟁속에서 만난 엘리자베트, 그의 아니 로세르, 그의 어머니 카르메, 그의 연인 오펠리아. 모두 그 분주하고 험한 시대에 휘들리지 않고 현실을 마주하고 스스로 길을 헤쳐 나가는 여성으로 등장합니다. 달마우를 안내하고 이끌어 주는 사람들은 모두 이 여성들이었지요. 책을 덮고 나서도 그 여인들의 실루엣이 더욱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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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 치료감호소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정신질환과 범죄 이야기
차승민 지음 / 아몬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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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특이한 직업을 가진 이들의 에세이를 읽을 때면 너무 말초적인 흥미위주로 글을 쓰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야기를 말입니다. 이 책 역시 작가는 직업적 소명의식에 대해 쓰기도 했고 사회가 바라보는 정신질환 범죄자의 편견을 바로잡으려는 의견에 대해서도 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읽는 내내 떠나지 않는 생각은 인력부족으로 힘들다 말하는 작가가 결국은 의대증원을 반대하는 입장에 있던 의사들 중 한명이었다는 것입니다.(책의 반정도를 읽고서 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약자의 입장으로 ‘임계장이야기’를 썼던 작가는 다른 쪽에서는 자신보다 약한 이를 상대로 힘을 쓰고, 환자를 돌보는 손길이 부족함을 아쉬워 하는 의사는 의대증원을 반대하는 현실입니다. 다들 각자의 입장은 있겠지만 글과 생각만이 자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도 자신임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 책을 덮고 나서 의외의 인물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백도라지님… 제가 아는 그분이 맞다면…안녕하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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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 난 물고기 모어
모지민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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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매한 인간들이 보내온 시선과 폭력은 그저 일상이었을 뿐, 그것들을 안고 사는 일은 시시하다. 나의 바람은 아름다운 사람으로 아름답고 끼스럽고 깨끗하게 살아나가는 것.
어제는 그랬고 오늘은 이렇고 내일은 행복하기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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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의 밤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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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오르한파묵 이니까’부터였으나 점점 ‘오르한파묵 이라도’로 바뀌는 마음은 책두께 때문이었을까요? 추리소설의 플롯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밋밋하고 그 두께에 비해 서사의 시간이 짧아 흥미진진하게 읽기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가상의 섬인줄 알면서도 자꾸 민게르섬이나 여러 인물들을 검색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역시 작가의 필력때문이겠지요? 중간중간 나오는 역사적인 그림에 대한 설명도 상상만 하게 되니 그 그림 역시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전염병이 소재이다 보니 현재의 상황을 떠올리며 읽게 되고 21세기에도 크게 달라질 것 없는 대처방법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소설 속의 인물들이 지금도 세상에서 힘들어하며 살고 있고 저 역시 그 중 하나일테니까요.
책을 덮고 느낀 소감은 ‘역시 오르한파묵이야!’라는 것보다 ‘아니! 내가 이 책을 다 읽다니!!’라는 것이 아쉽습니다.

+ 135페이지에 오타가 있습니다.
사십 일은 두 주로 —> 십 사일은 두 주로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

"캬밀 파샤는 이즈미르에서 전염병 관련 뉴스를 자유롭게 싣도록 했고, 그것은 잘한 일이라고 판단됩니다. 혹시 민게르에서 발간되는 신문들에 전염병 소식이 실리면 더 좋지 않을까요? 사람들이불안해하고 상점 주인들이 죽음의 공포에 휩싸여야 합니다. 그래야 방역 조치가 시작되었을 때 자발적으로 따르게 되지요."

그가 통치한 지난 오 년 동안 총독 파샤는 도시가 그토록 쓸쓸해 보이기는 처음이었다. 봄이면 오렌지나무가 꽃을 피우고, 거리에 인동덩굴, 보리수, 장미 향기가 가득 차고, 새와 벌레와 벌들이등장하고, 갈매기들이 지붕에서 미친 듯이 짝짓기를 하던 즐겁고활기찬 분위기 대신 정적과 불안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일 없는 사람과 건달들이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희롱하던 길모퉁이, 신사들이 웃으면서 잡담을 나누던 거리 카페, 룸 부인과 하인들이 세일러복을 입은 아이들을 산책시키던 인도, 그리고 총독이 개장한하미디예 공원과 ‘파크 두 레반트‘라는 이름의 유럽식 공원 두 곳에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었다.

역사에서 ‘성격‘이 얼마나 중요한가? 어떤 사람들은 이 주제를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역사는 어떤 개인보다 훨씬 더 거대한 바퀴다. 일부 역사가들은 역사상의 사건들에 관해중요한 인물과 영웅들의 성격에서 설명을 구한다. 우리는 역사 인물의 성격과 기질이 때때로 역사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개인적인 특징을 정하는 것 역시 역사 그 자체다.

하지만 질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람들은 서로 껴안거나악수조차 하지 않았고 대부분이 한시라도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어 했다.
여느 때와 달리 손등에 입 맞추기, 상대의 손을 이마에 갖다 대대며 인사하기, 포옹하기 같은 절차를 생략했기 때문에 결혼식은 짧게 끝났고, 행복한 신부와 신랑은 곧 마부 제케리야가 모는 총독파샤의 랜도 마차를 타고 스플렌디드 호텔로 향했다.

일상에서 거짓말과 징조들을 읽는 것으로 충분한 희망을 찾지못하면 깊은 ‘체념‘의 감정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내와 논쟁한적이 있는 이 정신 상태에 대해 누리는 ‘운명주의‘와 비슷한 감정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우리 생각에 ‘운명주의‘는 아니다. 왜냐하면운명주의를 믿는 사람은 위험을 알지만 신에게 자신을 맡겼기 때문에 조치를 하지 않는다. 체념에 휩싸인 절망‘인 경우 위험을 모르는 것처럼 행동하고 누구에게도 자신을 맡기지 않으며 믿지 않는다. 부마 의사는 때로 총독이 하루의 업무를 마친 다음 ‘이제 우리가 달리 할 수 있는 것은 없어.‘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았다. 혹은항상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지만 인력 혹은 여력이 모자라거나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그 시간에 잠시의 행복과 위안을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하게 이성적인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희미한 어둠 속에서 서로를 안는 것임을 총독 파샤나 콜아아스나 누리나 이제는 다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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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 2022-04-26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무래도 오타 건은 ‘십사 일=두 주‘라는 뜻이 아니라 ‘사십 일이라는 격리 기간이 두 주로 줄었다‘라는 의미로 보입니다. 해당 단락 두 번째 줄인가에 격리가 의미하는 바를 말하면서 ‘사십 일‘을 언급하고 있기도 하고요..

vooc 2022-04-26 15:46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제 문해력이…ㅠㅠ
 
[전자책] 요즘 사는 맛 - 먹고 사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인 작가들의 일상 속 음식 이야기 요즘 사는 맛 1
김겨울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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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마주하는 여러분의 첫 식사가 조금은 달리 보이길 바랍니다. 부디 대충 때우는 한 끼가 아닌 나를 챙기는따뜻한 감각으로 자리하길 빕니다. 결국 모든 건 잘 먹고 잘살기 위함이니까요.

행복은 웬만해선 먼저 노크를 하지 않는다. 내 손으로 문을열고 나서야 겨우 만나지는 게 바로 행복이다. 말 그대로 다행스러운 복. 별거 아닐지라도 가슴을 쓸어내리며 눈을 슬며시 감고 안도하는 마음 말이다.

우리는 살면서 참 많은 뻘짓을 한다. 결과가 나오지 않는노력은 쉽게 뻘짓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하지만 뻘짓 없는세상은 너무 지루하지 않을까. 즐겁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예측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한 세상에서내 뻘짓이 뭘 캐낼지 역시 알 수 없는 일이다. 갑자기 하고싶은 뻘짓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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