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유심인
정윈만 지음, 김소희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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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도 선택이란 걸 할 줄 알아. 나랑 같이 있기로 한 거잖아. 사람에게 선택권이 없다면 그건 개만도 못한 거지.

치료라는 게 병이 나은 다음 삶을 누리려고 하는 건데, 그 치료 과정이 너무 고통스럽다면 그건 본말이 전도된 거잖아요

고양이를 기르는 건, 세상에서 제일 바보 같은 일이에요. 고양이는 고마워할 줄도 모르고, 주인을 존중하지도 않고, 주인과 같이 놀아주지도 않거든요. 심지어 주인을 사랑해 주지도 않죠."

내 이름은……."

내일. 내일 다시 알려줘. 나는 생각했다. 우리가 내일도 여전히 존재한다면 말이야.

"이름을 옥상에 두고 왔어.

가난이 시녹의 견문을 가두지 않았으면 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몸과 마음을 지키고 아끼는 일은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그의 원칙이었으므로,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 대부분의 일들은 한순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비나 흰머리, 먼지가 그렇듯 누군가가 알아차리기 전에 소리 없이 삶 속으로 들어와 자리 잡는다.

어리숙한 사람이 책에서 답을 찾으려 드는 것에 절대 찬성하지 않습니다. 책에 담긴 건 전부 남의 말, 남의 생각뿐이거든요. 스스로 확고한 의지와 신념 없이 책만 읽으면 더 헤매게 될 뿐이에요."

함께 우주 대폭발을 기원해 보자.

귀한 목숨은 삶을 누리지만, 천한 목숨은 언제나 돈으로만 환산될 뿐이다.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면, 그걸로 충분했다.

야우 선생님이 읊어주던 두보의 시 구절이 떠올랐다. ‘물 위를 스치는 잠자리, 사뿐히 날아오르네’. 아니다. 잠자리는 끝없이 빠른 속도로 날개를 파닥여야만 한다. 그래야 물에 빠지지 않고, 그래야만 잔물결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청은 이제야 깨달았다. 그게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를. 그건 마치 산다는 것 그 자체임을.

야우 선생님이 읊어주던 두보의 시 구절이 떠올랐다. ‘물 위를 스치는 잠자리, 사뿐히 날아오르네’. 아니다. 잠자리는 끝없이 빠른 속도로 날개를 파닥여야만 한다. 그래야 물에 빠지지 않고, 그래야만 잔물결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청은 이제야 깨달았다. 그게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를. 그건 마치 산다는 것 그 자체임을.

그런 다음 개미는 총총히 걸음을 옮겼다. 이 벽을 넘어가는 것이 개미에게는 대장정이나 다름없을 터였다. 나는 녀석의 표정을 볼 수 없다는 게 안타까웠다. 비장했을까. 어쩌면 희망으로 가득 차 있을지도.

이 나이니까 미련도 한 번 떨어보는 거죠, 지금 아니면 또 언제 해보겠어요."
내 입에서 이렇게 현명한 대답이 나오다니, 다이마싱 자신도 깜짝 놀랐다. 그 비싼 파스타가 효과를 발휘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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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의 초급반 - 열두 번의 낮과 밤, 매일의 공부와 기록
남궁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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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완벽한 뷰란 무엇인가. ‘무엇’이 보인다고 하면 특정한 방향이어야 옳은가. 어떤 건물이나 자연경관이 가려져 있으면 완벽하지않은 것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야산 뷰에 다시 실망을 느꼈다. 나는이 풍광에 미리 비용을 지불했다. 근본적으로 풍광은 무용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절대적으로 좋은경관은 있고 그것은 내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그것은 분명 그날의 행복을 좌우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전망을 바꾸기 위해서 짐을 싸야만 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사랑하는 사람과함께 간다면 기가 막히게 좋은 곳들이 참 많다. 그런데 혼자서 온전히 좋은 곳은 좀처럼 발견하기 힘들다. 만약 그런 곳을 발견한다고 해도,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고립된 사람의 감정은 자꾸 침잠하고 어지럽고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혼자만의 천국은 존재하기 어렵다.

‘타인을 함부로 대해선 안 돼. 무슨 일이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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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의 삶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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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나는 일어나서 복도를 지나 부모님 침실로 다가갔다. 문밖에 서서 귀를 기울였다. 무슨 소리를 들으려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거기에 있으니 행복했다는 것만은 안다.
나는 그렇게 방 바깥의 어둠 속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를, 웃음소리를, 그들이 아직 그 안에 있다는 기색을, 한때 내가 알! 삶이 언젠가는 정상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조짐을 찾아 귀를 기울였다.

"뭐, 말했듯이, 우리와 영원히 함께 있진 않을 거야." 그리고 그건 어쩌면 어머니가 자신에게도 해왔던 이야기였을 것이다. 그렇게 선을 그어 그의 존재를 감당했을 것이다. 그가영원히 곁에 있진 않을 거라고. "있잖아, 어떤 사람은 우리삶에 잠시 들어왔다가." 어머니가 바다를 바라보며 말했고, 물위에 햇빛이 반짝였다. "그냥 그렇게 "어머니는 머리위로 손을 거칠게 내저었다. "그냥 그렇게, 사라지는 거야."

형을 찾는건 그다지 힘들지 않았단다, 스티브.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나직해졌다. 그냥 아무도-그래, 정말 아무도 형을 진심으로 찾고싶어하지 않았던 거야. 그게 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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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오랜만에 만난 천명관작가님의 소설은 굉장하다는 말로 부족한 듯합니다. 초반에는 너무 진부한 소재가 아닌가 싶었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 들어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동이와 연이, 거북이, 깜상, 홍이, 미키, 양목사, 아미 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머리속 극장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였습니다. 게다가 동이와 미키가 미군부대 안을 가로 지를 때는 이경과 옥희도씨가 뒷 배경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그려질 정도였습니다.
읽는 동안 가슴이 울컥해서 잠시 책장을 덮고 창밖을 바라 볼 독자를 (제가 바로 그 독자 입니다 ㅠㅠ)상상해 주신 작가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또 다시 긴 기다림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들은 발을 내딛어도 밟을 땅이 없었고 손을 내밀어도 지푸라기조차 잡을수 없는 인생이었다. 그래서 아무데도 발을 디디지도 못하고 끝없이 추락하기만 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속에선 무언가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다. 그것은 절망과 슬픔의 무저갱에서 스멀거리며 올라오는 은은한 분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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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묻는 사회 - 한국형 연령차별주의와 멸칭 문화
정회옥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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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주의는 문화적 연령주의와 제도적 연령주의로 구분되는데, 문화적 연령주의는 특정 연령과 관련한 고정관념, 편견, 가치 등에 의한 차별을 뜻하며, 제도적 연령주의는 특정 연령에게 불리한 법 제도, 시스템, 규정 등을 가리킨다. 한국사회는 문화적 연령주의와 제도적 연령주의가 사회 곳곳에서 쉽게 발견되는 사회다.

한 연구에 의하면, 노인들은 본인이 속해 있는 노인 집단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때로는 동일시하고 때로는 자신과 분리하기도 했는데, 노인으로서 활동적 삶을 영위할수록다른 노인들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자신과 구분 짓는 경향이컸다. 이러한 현상을 공포관리 이론terror management theory에 기반해 설명하는데, 바람직한 집단과의 동일성을 통해자기 세계관을 승인받고 자존감을 얻을 수 있으며 그렇지않은 집단은 그룹 내 구성원들의 세계관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배제한다. 즉, ‘나는 그들과 다르다‘는 것을 승인받기위해 노인들은 같은 노인들을 더 신랄하게 비판하곤 한다.

관리 안 된 나이 듦은 관리받고 치료받아야 할 것이 된다.
‘안티에이징 anti-aging 신드롬은 나이 드는 것을 부정적가치로 전제하며 저항해야 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한국 사회는 생산성, 죽음, 자기 관리라는 잣대를 통해 나이를 평가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편견과 차별이 만들어진다. 노인은 생산성이 떨어지고, 죽음과도 가깝고,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요구되는 수준의 자기 관리도 되지 않는다고 여긴다. 어린이 역시 생산성이 떨어져서 경제적 기여를하지 못하고, 죽음과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자기 관리는 되지 않는 미성숙한 존재라고 본다. 중년의 경우 노인보다는덜하나 세 가지 관점에 있어 모두 쇠퇴하는 나이대이다. 청년의 경우 젊은 외모와 생생한 활기를 갖고 있어서 생산성이 가장 높은 연령대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노오력이 부족한 세대‘로 그려진다. 그래서 ‘욜로 세대‘라 뭉뚱그려 불리거나, 주 4일제 56시간 이하 근무 등을 요구하는 ‘나태함‘을 지닌 나이 집단이라는 편견에 갇혀 있다.
이렇게 우리 사회는 모든 나이대마다 편견과 차별의 틀이존재하는 연령주의 사회가 되었다. 나이에 집착하는 사회는피로하고 행복하지 않다.

미국 사회학자 로자베스 모스 칸터 Rosabeth Moss Kanter는 조직속에서 어떤 잡단이 극도로 소수에 머물기 될 때 나타나는 현상을 세 가지 단계로 설명한다. 먼저 눈에 띄는 존재가 된다는 점이다. 소수자는 언제나 시선의 중심에 놓이고 그 존재 자체가 가시적인 표시로 읽힌다. 이어서 대조의단계가 뒤따른다. 다수와 소수 사이의 차이는 더욱 부각되고, 다수는 공통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소수자를 가장자리에 몰아세우며 경계를 그린다.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것은동화의 과정이다. 소수 집단은 다수의 고정관념에 맞춰 자신을 조정하고 결국 다수가 부여한 이미지를 따라가며 살아가게 된다. 이렇게 소수자는 점점 더 다수의 시선과 질서 속으로 끌려들어 가며 스스로의 고유한 모습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자기 연령주의 self-ageism‘ 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나이차별을 겪은 이들이 그 부정적 시선을 고스란히 자기 안에새겨 넣고, 그로 인해 현실에서 움츠러들며 침체된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을 말한다. 한국 사회의 연령차별은 많은 사람을 자기 연령주의에 빠지게 하는데, 위축되고 불안한 삶은 건강하지 못한 몸과 마음으로 이어진다.
사람들은 자신도 한때 아이였다는 사실을, 그리고 반드시노인이 된다는 사실을 잊는다. 노키즈존이나 노시니어존은우리보다 먼저, 혹은 늦게 태어난 사람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세대 간 근본적 약속을 깨는 것이자 지극히 연령차별적인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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