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내 그런 생각을 지웠다. 이제 앞으로 이거보다 더 창피한 일을 많이 당할 텐데
우리 손자랑 같이 천국 가려고 그랬지. 이산가족 될까 봐……. -
진만과 정용은 원래 두산 팬이었는데, 이사 온 지 두 달 만에 한화 팬이 되고 말았다. 제발 이겨라. 제발 좀 이겨라. 간절히 염원하는 팬
토요일 밤이었지만, 누군가는 다른 사람의 따뜻한 잠자리를 위해 아찔한 허공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그 사람의 직업이었겠지만, 그 모습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겐 어떤 위로가 되는 모양이었다.
진만은 머릿속으로 그날 밤 사거리 횡단보도를 반복해서 떠올렸다. 초록불이 깜빡거릴 때, 목을 잔뜩 움츠린 채 횡단보도를 건너던 자신의 등 뒤로 탈탈탈, 접이식 쇼핑 카트 바퀴가 내던 소리…… 슬쩍 뒤돌아보면서 아이고 할머니, 발이 많이 느리시네, 생각하면서도 뒤돌아 다가가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 진만은 어쩐지 자신의 그 마음까지 증언해야 할까봐, 그게 더 두려워서 밤늦도록 쉬이 잠들지 못했다.
깜짝 놀랄 만한 맛은 없지만, 최소한 나쁘진 않은 거. 그러면 된 거지, 뭐.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비닐봉지 그냥 주다가 20원씩 받으라는 놈들한테 화가 나지. 걔네들은 20원을 서로 주고받는 게 어떤 건지 잘 모르는 애들이거든. 책상에 앉아서 툭툭. 20원 내라고 하면 일회용품 사라질 거다, 툭툭."
그러니까, 그렇게 어르신 좋아서 하는 일만 하지 마시라구요! 차라리 일을 하고 돈을 버세요! 그 힘으로 다른 일을 하시라구요! 이게 뭡니까, 이게! 다른 사람 마음 불편하게 만들고…….
왜 없는 사람끼리 서로 받아내려고 애쓰는가? 왜 없는 사람끼리만 서로 물고 물려 있는가? 우리가 뭐 뱀인가?
사람과 사람이 만나지 않으면 가격은 내려가는 거구나…….
진만은 그 모든 게 까닭 없이 서글프고 수치스러웠다.
때론 어떤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도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그즈음 정용은 깨닫고 있었다.
형……. 왜 시골 아빠들은 다 가난하지? 왜 애들 자취방 하나 못 구해줄까?"
정용은 그때부터 스마트폰을 껐다. 자취방엔 이제 어둠만이 남았다.
"가난한 아빠들이 가난한 애들을 키우고, 가난해서 술 취한 아빠들이 다시 가난해서 술 취한 아이들을 만들고……."
시간이란 ‘흐르는 것’만이 아닌, ‘쌓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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